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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602 vote 0 2011.02.13 (23:32:24)

 

어떤 질문과 답변..

문답한게 있는데 평소 말하고 싶었던 내용도 있기로 편집해서 올립니다.


◎ 언어가 국경을 넘어가면 많이 왜곡이 되는데.. 그에 따른 번역의 문제에 대하여..


● 제가 늘 하는 이야기인데.. 현대 인문학이 산으로 가는 이유는, 특히 한국의 학문이 앞길이 캄캄한 이유는 .. 언어의 문제에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외국서적 번역이 엉터리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철학이나 독일철학이 어렵게 여겨지는 것도 다분히 번역의 문제 때문일 것이고..


문제는 번역의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우리가 한국어는 좀 알고 있느냐입니다. 괜히 짜장이냐 자장이냐를 두고 싸울줄만 알지.. 규범, 규율, 규칙, 규정 이런 단어를 노상 쓰면서도 규가 뭔지 모르지요. 규는 콤파스입니다. 권력, 권리, 권한, 권세 이런 단어를 쓰면서도 권이 저울이란 사실은 모르지요.


호흡이란 말을 쓰면서도 그 호가 호~하고 입으로 호하고 불때의 호라는 것을 모르고, 흡이라는 말을 쓰면서도 입으로 숨을 흡~하고 들이마시는 동작이라는걸 모릅니다. 이런건 실제로 동작을 해봐야 알게 됩니다.


심을 마음이라고 옮기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아주 틀린건 아니지만. 다른 뜻이 있죠. 심은 중심 곧 센터를 의미합니다. 연구센터를 중국에서는 연구중심이라고 쓰지요. 한화그룹을 중국에서는 한국폭파집단이라고 옮긴다는데 뭐.


저는 영어사전의 번역이 70프로 이상 가짜라고 진작부터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원을 조사해보니 영 아니더라는 거죠. good은 좋다는 뜻이 있지만 원래는 가득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진짜 의미를 알아야 뉘앙스를 잡을 수 있습니다.


나이스는 좋다가 아니라 계산하지 않는다=쉽다 뭐 이런 뜻이 있습니다. 선오브비치라고 하면 개자식..인데, 그게 아니고 bitch가 암캐..도 아니고.. 더 진도를 나가보면 원래는 깨문다는 뜻이 있습니다. bite에서 나온 말인데 beetle도 깨문다는 뜻이고.


비치는 창녀인데 창녀가 그것으로 남자의 그것을 깨문다는 뜻이죠. 좀 복잡한데 하여간 ‘저런 것 한테 물리지 말라’는 뜻이 있습니다. ‘똥이 더럽다고 피하것냐? 개가 물까봐 피하지’ 뭐 이런 뜻입니다.


hot는 뜨겁다 이전에 굳다, 강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cool도 춥다 이전에 굳었다는 뜻이 있습니다. 쿨하다는건 굳어서 딱딱하다는 거죠. 하나하나 따져보면 영어사전은 대략 엉터리입니다.


근데 국어사전도 엉터리고, 한자옥편도 엉터린데, 영어사전까지 따지기는 참 거시기 하죠.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르황부터 틀렸더군요. 우리말 땅은 숲을 개척하여 얻는 마른땅을 뜻하는데 土에 가깝습니다. 검을현은 감춘다, 희미하다는 의미가 있고 누르황은 거칠다는 의미가 있고. 그런데 이런 주장들도 제가 어디서 책에서 읽은거라 그 책이 백프로 맞는지도 의문이고. 제가 전문가는 아니라서 더 이상 깊이는 못들어가지만


영어사전 번역 7할이 엉터리, 한자옥편 번역 7할이 엉터리, 한글사전 해석 거의 엉터리.. 프리덤은 감시의 눈길에서 풀려난다는 말, 프렌드와 어원이 같아서 프리덤은 친구가 된다는 뜻이 있고, 리버티는 떠나도록leave 내버려둔다, 허락한다..는 말인데 도망가지 않는다는 뜻이니 신뢰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러브도 마찬가지 내버려둔다, 신뢰한다, 허락한다는 뜻에서 왔고. 정확히 말하면 의심을 내버린다는 뜻.


하여간 다 엉터리 한자지식인데 노자, 장자를 해석한다고 설레발이 치고 있으니, 요즘 인터넷 유행어 처럼 노자, 장자, 공자 그양반들도 고도의 함축적인 언어개그를 썼더군요. 요즘 젊은이들만 레알, 깜놀, 솔까말, 개드립 이런 얄궂은 말 쓴게 아니고 노자, 장자 그양반들도 그런 식으로 언어개그를 즐겼으니.. 현대인이 노자 장자를 해석한다는게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이런 논란은 끝도 없구요. 말해봤자 입만 아플 뿐.


트윗에서 보니 어느 분이 개는 기분이 좋을 때 꼬리를 흔들고 고양이는 어쩌고 하며 말하더군요. 근데 개는 화가 나도 꼬리를 흔들고 도둑이 와도 꼬리를 흔들고 싸울 때도 꼬리를 흔듭니다. 항문의 떵냄새를 전파해서 자기 존재를 알리려는 거죠. 무서울 땐 꼬리를 사려서 냄새를 감추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상식도 알고보면 엉터리.. 사방이 다 엉터리인데.. 국어사전도 엉터리, 한자옥편도 엉터리, 영어사전도 엉터리 다 엉터리인데 온통 엉터리 속에서 혼자 말해봤자 입만 아플 뿐. 하여간 언어를 알아야 합니다. 제가 시간만 늘늘하면 체계적으로 연구해서 한국어부터 바로잡아 주고 싶지만.. 어쨌든 한국인이 아는 한국어 지식은 거의 꽝에 가깝습니다. 글타고 제가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전 단지 틀렸다는 것만 알죠. 하여간 인문학의 출발점은 언어학입니다. 일단 언어를 알아야 뭐가 되어도 되죠. 그런 점에서 연구하고 싶은 일은 터무니없이 많고.


◎ 기독교의 수준에 대해서


● 기독교가 저열한 종교라고 주장한다면 단견입니다. 종교의 역사성을 보지 않고 교리나 경전에 얽매여 있다면 대화가 안 통하는 거죠. 뭐 이것도 이야기하려면 길어지는데, 기독교는 구약신약 합쳐서 1만년 이상 인간들의 집체창작입니다.


집체창작을 우습게 보면 안 되죠. 그런 대규모의 집단작업이 가능하게 하려면 초기에 베이스가 좋아야 합니다. 기독교는 근본 이집트의 노예사상에서 나온 것이지만, 불교나 유교, 도교처럼 초반 잘라먹고 중간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간의 근본문제에 대한 솔직한 토로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파급력이 크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같은게 솔로몬이나 다윗의 이름을 빌어 잘 표현되어 있죠. 이런거 빼고 고상한 이야기만 하자고 하면 그게 비겁한 겁니다.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철학의 측면에서 고찰해야 하고, 종교 관점에서 본다면 힌두교를 보는게 더 적합하겠지요. 결국 불교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그다지 탐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리에 대해 관심을 가질 뿐.


불교가 강조하는 생로병사의 고라는 것은 인간의 거대한 욕망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인간이 왜 사느냐 하는 존재론적 고민이 기독교에 잘 나타나 있죠. 불교는 질문은 안 하고 답부터 하죠. 어떻게 하면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느냐를 생각하기 전에 왜 집을 짓느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날씨가 춥다던가 떵냄새가 난다든가 벌레가 날아든다든가 이게 집을 짓는 이유이지만 인간들은 그런 본질보다는 하늘에 별을 따려고 집을 짓는다는 식으로 엉뚱하게 날아갑니다.


◎ 인지과학에서 인간의 패턴인식과 이를 통한 문제해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접근이 있는데, 인간이 현상들은 패턴으로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입니다. 인간의 사고가 패턴인식을 하게 진화가 된거죠. 두, 세번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패턴을 찾는 버릇이 생겨 버립니다. 근데 이게 상당히 문제해결을 방해하는 거. 대표적인게 주식투자할 때 소위 '기술적 분석'이라는 사이비.


● 패턴인식에 대해서는 패턴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요. 구조론은 모형을 제시하며 이 모형은 꽤 복잡하고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부 하나의 그릇에 담아내죠. 어차피 인간은 패턴으로 인식하므로, 패턴의 수준을 높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패턴인식은 제가 강조하는 연역적 인식입니다. 인간은 귀납적으로 인식한다고 착각하는데 실은 연역적으로 인식하고 귀납적으로 타인에게 전달합니다. 연역적으로 인식해도 발표할 때는 귀납적으로 밖에 발표할 수 없으니까. 이 과정에서 체계적인 왜곡이 일어납니다.


과학자들은 패턴인식을 영감이라 표현하는데, 실제로는 이 분야의 지식을 터무니없이 저 분야에 갖다붙여놓고 실험을 해서 그게 맞는지 보는 거죠. 아니면 말고. 맞으면 다시 귀납적으로 분석을 해서 근거를 대고 타인에게 설명하죠. 말하자면 직감으로 알아놓고 과학적으로 연구해서 알아낸 것처럼 조작하는 겁니다. 사실은 직감으로 알아낸 것을 과학적으로 재구축한 거죠.


구조론에서는 패턴에서 포지션으로, 밸런스로, 메커니즘으로, 시스템으로 수준을 높여가는데, 공간의 밀도와 시간의 가속도를 반영하는 높은 수준의 모형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결국 엉터리 낮은 패턴이냐 맞는 높은 패턴이냐죠. 구조를 알면 제대로 된 패턴인식을 할 수 있죠. 맞는 모형인지 가짜 모형인지는 그 내부에 진화형 생장구조가 세팅되어 있느냐로 알 수 있습니다. 그게 있으면 진짜 없으면 가짜 1초만에 판별되죠.


◎ '자아'의 문제에서 요새 심리학에서 자아는 인간이 진화하면서 주위의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통제 또는 스크린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설명을 하는데 상당히 타당성이 높은 견해라고 보여집니다.


● 자아라는 것은 나와 타자의 관계를 작용 반작용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하면 상대는 어떻게 한다는 상대성이 성립하지요. 이는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고 나의 행동을 계획하게 하지요.


그냥 먹고싶다 먹고, 자고싶다 자는게 아니라 내가 먹으면 상대는? 내가 자면 상대는? 이걸 계산하는게 자아인데, 자아는 여러 경험이 축적되어 성립합니다. 특히 위험에 대한 경험이죠. 뭘 했다가 잘못되어서 혼쭐난 경험이 인간을 긴장시키고 그 긴장의 강도에 따라 상대의 행동을 예측합니다. 혼쭐난 경험이 쌓이면 반사적으로 긴장하죠. 자신이 긴장해 있다는건 상대가 나를 공격한다는 신호. 그렇다면 대비해야 하고. 그러므로 행동할 때 상대방의 공격에 대한 방어가 들어가는 거. 도둑이 제발 저리듯이. 그게 자아입니다.


구조론에서는 정신. 의식. 의도. 생각. 감정의 전개에서 두번째 의식이 자아입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는 어떻게 할까를 보는 것이 의식이죠. 생각해서 보는게 아니고 긴장해서 보는 겁니다. 긴장하는건 마음에 데미지를 입어서 그렇죠. 자아의 크기는 좋고 나쁜 데미지의 크기입니다. 눈치를 보는 것입니다. 자아가 강한 사람은 그 내 영역이 크고 약한 사람은 작죠. 내가 이렇게 하면 신은? 국가는? 정권은? 인류는?..이건 자아가 큰 거고. 내가 이렇게 하면 개는? 고양이는? 동팔이는? 친구는?.. 이건 자아가 작은 것.


한가지 추가하면 .. ‘스크린하기 위해서’.. 위해서라는 표현이 들어가면 일단 허튼 소리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의해서로 가면 맞을 확률이 높고요. 데미지가 쌓여서 .. 이건 의해서죠. 의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뭐든. 의해서가 정답.



http://gujoron.com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1.02.14 (23:45:22)

단계적 사고의 강점.

구조적 단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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