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59 vote 1 2022.12.12 (14:07:34)

    말을 똑바로 해야 한다. 연역은 있고 귀납은 없다. 뉴턴은 귀납으로 여러가지를 알아냈다고 주장하지만 허튼소리다. 뉴턴은 자신이 직관력으로 알아낸 것을 용이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힘이 뭐지? 모른다. 갈릴레이 형님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다 하고 얼버무린다.


    보편원리가 있다. 모든 지식은 원리에서 연역된다. 원리를 모르므로 설명할 수 없다. 귀납은 설명하기 곤란할 때 둘러대는 말에 불과하다. 힘의 법칙이 그러하다. 아마 그렇겠지 하고 넘겨짚는다. 실험을 해본다. 예측과 일치한다. 어 맞네! 뉴턴은 넘겨짚은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힘의 원리가 있는 것이다. 원리를 뉴턴이 설명할 수 없지만 그것이 있다는 확신은 있다. 내일 지구가 무너질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원리는 알 수 없다. 알수는 없지만 원리는 존재한다. 원리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는다.


    내일 지구가 무너지려면 오늘 조짐이 보여야 한다, 그것이 원리다. 내가 손에 쥐고 있는 연필이 갑자기 고양이로 둔갑하는 일은 없다. 절대적인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둔갑하는 데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열역학을 모르는 사람도 열역학 법칙의 존재는 알 수 있다.


    열역학을 설명하라면 못하지만 연필이 고양이로 둔갑하면 열역학 1법칙과 2법칙을 어기므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족민에게 라디오를 보여준다. 혹시 라디오 속에 도깨비라도 숨어 있는 것일까? 원리를 안다면 놀라지도 않는다.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로 라디오에서 소리가 나오는 것이지 거기에 도깨비가 숨어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마술사가 어떻게 속였는지는 몰라도 그게 속임수라는 사실은 안다. 원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판단하면 연역이다. 뉴턴은 원리를 복제하여 연역한 것이다.


    귀납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연역이다. 상부구조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량으로 보면 귀납인데 운동으로 보면 연역이다. 같은 원리로 운동으로 보면 귀납인데 힘으로 보면 연역이다. 입자로 보면 연역이고 질로 보면 연역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지식이 연역이다. 


    우주는 한 방향으로 작동한다. 모든 둘씩 짝지어 대칭되는 것은 물리적 실재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관측의 오염에 의해 왜곡된 정보다. 관측의 딜레마다. 인간은 변화를 볼 수 없다. 관측자가 변하면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관측자가 변하지 않으면 정보가 왜곡된다.


    이는 인류 중에 아무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들이 임차를 임대라고 하듯이 원래 헷갈린다. 돈을 빌려준 사람도 빚쟁이라 하고 돈을 빌려간 사람도 빚쟁이라 한다. 파는 것도 매고 사는 것도 매다. 매매의 중국어 발음도 비슷하다.


    연역은 있고 귀납은 없다. 빛은 있고 어둠은 없다. 광자는 있고 암자는 없다. 선은 있고 악은 없다. 어린이가 장난 치는 것은 선이다. 어른이 그만하라는데도 장난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악이다. 선 중에서 조절되지 않는 선이 악이다. 조절되지 않는 진보가 보수다.


    퇴화는 진화다. 진화는 진화인데 결과적으로 진화가 아닌게 퇴화다. 자동차와 수동차가 있는게 아니고 멀쩡한 자동차와 고장난 자동차가 있다. 자동차는 자동차인데 자동차가 아니다. 고쳐야 자동차다. 굥도 사람은 사람인데 사람이 아니다. 이것은 보편적 원리다.


    연역은 복제다. 귀남은 복제가 아닌데 복제라고 우기는 것이다. 연역이 아닌데 연역이라고 우기면 귀납이다. 새똥을 찍어놓고 UFO라고 우긴다. 어쨌든 사진에는 뭔가 찍혔다. 부분적인 단서는 있다. 부분은 전체를 담지 못한다.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을 수 없다. 


    왜 이런 에러가 나는가? 자신이 UFO를 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귀납하는 사람 자신은 그것을 아는 지식의 복제라고 믿는다. 귀납해놓고 연역했다고 믿는 것이다. 결국 바른 연역과 잘못된 연역이 있는 거다. 귀납은 틀린 연역이다. 지식을 만드는 방법은 연역 뿐이다.


    귀납하는 이유는 쓸만하기 때문이다. 넘겨짚기가 먹힐 수 있다. 사또가 아무나 잡아놓고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하고 윽박지르면 ‘홍길동이 그랬어요.’ 진범을 이른다. 그런데 과학을 이따위로 하면 안 된다. 어쩌다 운으로 맞춘 것은 과학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귀납이 지식을 생산하는게 아니고 귀납이 연역을 불러내는 것이다. 결국 지식은 연역이 생산한다. 귀납은 관찰과 실험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원리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관찰과 실험이 있는 것이다. 관찰과 실험은 연역에 포함된다. 원리-관찰-가설-검증이다.


    지구가 돈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아니면 말고 그냥 한 번 질러보는 거다. 그것을 지동설로 쳐주지 않는다. 지구가 돌면 우주도 돌고, 은하계도 돌고, 태양도 돌고, 달도 돌고, 별도 돌고 다 돌아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연역의 복제구조다. 지구만 돈다는 건 없다.


    귀납은 상부구조의 연역을 불러들이는 장치다. 어떤 사람이 새똥을 촬영해놓고 유에프오라고 우기면 좀 아는 사람이 면박을 준다. ‘바보야! 그건 새똥이야.’ 굴밤 한대 먹고 진실을 알게 된다. 귀납은 지식의 생산이 아니고 더 높은 단계의 연역을 호출하는 수단이다.


    인간이 지식을 구하는 방법은 인간 중에서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의 지식을 복제하는 것이다. 혹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같은 것을 추려서 연결하는 것이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거다. 궁극적인 단계까지 가면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원래 알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것은 뇌의 자동반응이다. 느낌이 딱 오는 것이다. 뭔가 일치하면 기분이 좋다. 아기는 어른의 흉내를 낸다. 어른과 자신의 행동이 일치하면 쾌감을 느낀다. 개는 보상을 줘야 ‘앉아’를 하고 ‘기다려’를 하지만 아기는 시키지 않아도 그냥 한다. 어른 행동을 복제한다.


    원리는 우주의 연결되어 있음이다. 하나가 그러하면 다 그러하고 하나가 그렇지 않으면 모두 그렇지 않다. 뉴턴은 하나가 그러하면 모두 그렇다는 원리를 알고 있었기에 힘의 법칙을 세울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맞는데 부산에서는 틀린다면? 힘은 그때그때 달라요?


    원리는 수학이다. 서울에서는 1+1=2인데 부산에서는 몰라요가 될 수 없다. 이게 수학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순간 게임은 끝난 거다. 때로는 실험도 필요가 없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절차일 뿐이다. 서로 연동되어 한꺼번에 결정된다.


    인공지능이 안 되는 이유는 방향이 귀납이기 때문이다. 연역은 수렴방향이다. 좁히는 방향이다. 알파고는 확산이다. 수렴이 진짜다. 최소한의 반도체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자원을 적게 쓰고 가장 효율적인 알고리듬으로 목표에 도달해 보여야 진짜 인공지능이다. 


     자극과 반응의 구조를 만들면 된다. 문제는 인공지능에게 임무를 주는 것이다.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라. 이런 쓸데없는 것을 시키므로 인공지능이 안 된다. 사람을 이기고 환경을 이기면 된다. 주변환경을 이용해야 지능이다. 사람을 이용할 수 있어야 인공지능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chow

2022.12.12 (21:44:19)

보통 철학자들이 귀납적 지식은 경험적 지식으로

연역적 지식은 선험적 지식으로 애매하게 말하는데, 

실제로는 귀납적 지식은 연역적 지식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경험은 모든 경험이 아니라 어떤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전의 다른 글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연역은 삼단논법으로 설명되는데, 그 삼단논법은

보편적 지식의 특수화라는 논리의 방향으로 구성됩니다.


보편적 지식도 좋고 특수한 지식도 좋지만,

하지만 이걸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가 문제가 됩니다.

지식은 간단하게 말해서 "어떤 둘이 인과관계로 연결됨"이 다시 연결되는 것입니다.

즉 삼단논법은 "연결됨이 연결되어 다른 연결됨을 낳는다"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논리적으로, 또 프로그램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이 지혜롭다면, 

그 사람은 이러한 연결관계를 상당히 많이 수집하고 해석하고 검증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정도라면 코딩하기에 충분하고요. 


한편 사람을 이용하려면, 먼저 사람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환경 혹은 문제를 찾고 그것을 풀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런 환경에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

데이터화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데이터가 없어도 실행할 수는 있으나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여기까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꼴랑 튜링테스트(중국인의 방 문제) 따위에 관심을 가지니 답답한 거죠. 

"사람과 구분이 되는가?"라는 테스트가 인공지능의 척도라는데,

이게 사실 귀납 논리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SimplyRed

2022.12.13 (22:28:36)

자연은 인식의 사정과는 관계없이 존재하는데,
인간은 어떤 부분적인 증거를 토대로 가설을 세워 추론하며 엉겨본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상호작용으로 알아가는데, 인식이란 관찰자로서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사실 위에서 인간이 알아간다는 생각은 이상하다. 인간은 자연을 복제하고 있고, 인식 이전의 커널영역에서 연역을 쓰고 있는데, 표현할 언어, 수학이 없어서 인식이 못 따라가는 것뿐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127 원리와 프레임 김동렬 2022-12-14 2763
6126 원리의 힘 김동렬 2022-12-13 2853
6125 김어준과 윤석열의 전쟁 김동렬 2022-12-13 2936
» 연역과 인공지능 2 김동렬 2022-12-12 2859
6123 UFO 소동 image 김동렬 2022-12-11 2903
6122 인간의 사정 1 김동렬 2022-12-10 2826
6121 우연에서 필연으로 김동렬 2022-12-09 2861
6120 여자가 예쁜 이유 1 김동렬 2022-12-08 3712
6119 진화론의 완성도 김동렬 2022-12-08 2592
6118 복제 김동렬 2022-12-07 2646
6117 한국인의 뿌리 image 1 김동렬 2022-12-06 3159
6116 문어와 인간 김동렬 2022-12-05 2946
6115 윤석열의 망언 김동렬 2022-12-05 3000
6114 벤투축구의 승산 1 김동렬 2022-12-04 3182
6113 각인 김동렬 2022-12-02 2827
6112 석열이가 너무해 image 김동렬 2022-12-02 3316
6111 넙치의 비밀 김동렬 2022-11-30 2679
6110 정상에서 만나자 김동렬 2022-11-29 4734
6109 벤투축구의 수수께끼 김동렬 2022-11-29 3059
6108 민주당에 반미환빠 똥들이 있다 3 김동렬 2022-11-28 4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