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접속 못했는데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정동영 당선은 쾌거입니다. 특정인을 미는 것 처럼 보일까봐 말을 삼갔지만 이거 진짜로 대박입니다. 전 정말 김두관이나 김근태가 나설까봐 은근히 신경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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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조순형, 최병렬들은 아마 자존심 때문에 정동영, 신기남, 유시민들을 상대하지 않으려 들 것이다. 격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그런 식으로 판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우리당은 이걸 노렸다.』 |
아마 제 이야기가 잘 이해안될 겁니다. 김두관, 김근태가 어때서?
김두관, 김근태 다 좋습니다. 그런데 왜 고어는 불출마를 선언했을까요? 투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졌잖습니까? 억울하잖아요. 또 나와서 복수전 해야지요. 근데 고어 이 양반이 미쳤나?
고어 왈 “지난번 선거의 재판이 되어선 안된다.” 무슨 뜻일까요? 리틀노무현, 김두관이 어깨 들썩거리고 나오면 지난 대선 재판이 됩니다. 이거 절대로 피해야지요. 김근태 나오면? 김근태는 3김정치와 각을 세운 양반입니다. 3김정치 분위기, 그 정서, 그 감정 또나옵니다. 안돼재요.
김근태.. 제 발로 떠나주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무슨 이야기냐? 지금 나타나고 있는 판구조의 지각변동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 많은데.. 71년 '40대 기수론' 나왔을 때의 ‘구상유취론’과 같은 겁니다. 사실 그 당시로 시계바늘을 돌려서, 그 당시의 시점으로 본다면, 40대 기수론은 도무지 말도 안되는 거에요.
근데 정치에는 종종 기적이 일어납니다. 만약 젖비린내 나는 김영삼이 혼자서 40대 기수론을 했으면 웃음거리가 되었겠지요. 그러나 파트너로 김대중과 이철승이 뛰어주니까 농담이 진담된 겁니다. 기적이 달리 기적이겠습니까? 이게 기적이에요.
그 당시 신민당에 인물이 없어서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이 나온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신민당에 기라성같은 거물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분위기를 탄거죠. 김두관, 김근태 나오면 안되는 이유는 .. 옛날에 미처 정리안된 빚장부 마저 정리하고 넘어가자.. 이런 정서에 발목잡히고 진도 안나가는 겁니다.
왜 40대 기수론인가?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이 세사람이 잘나서 40대 기수론이 아니고, 원래 젊은사람이 윗자리에 올라가면, 나이든 양반들은 쪽팔려서라도 자리 비켜주게 되어 있습니다. 즉 양김씨가 위대해서가 아니라 그 위에 거물들이 알아서 비켜준거죠.
그게 흐름입니다. 룰이 바뀌고 판이 바뀌고 관심이 바뀐다 말입니다. 60대 70대들은 젊은이들 앞에서 용 쓰지 말고 알아서 비켜달라 이거죠. 안비키려 해도 뭔가가 어색해서.. 하다보면 저절로 비켜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권자들이 의식적으로.. 정서적으로.. 역사의 한페이지를 걍 넘겨버리는 겁니다.
양은이가 사보이호텔을 습격하면서 조폭사를 새로 썼듯이 그냥 역사의 한 장이 통째로 넘어가버리는 겁니다.(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양해를..) 신상사파가 물리력에서 밀려 끝장난 것이 아니라.. 조폭들은 체면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새까만 후배 양은이 앞에서.. 그 많은 거물조폭들이 다들 나서지 않게 된거에요.
“머시라? 양은이놈이 사고를 쳤다고? 내가 몸소 나서기엔 가오가 안잡히고 하니 야! 거기 태촌이, 동재.. 니들 선에서 해결해라!”
조양은 덕분에 김태촌, 이동재들 까지 덩달아서 뜬거죠. 정치는 사람이 아니고 세력입니다. 장군하면 멍군하는 거죠. 그 장군멍군에 격이 있습니다. 젊은 정동영일당이 남대문 찾아다니면서 발로 뛰는 정치로 장군을 부르면.. 최병렬노인, 조순형노인도 멍군! 하면서 남대문 찾아갈까요?
이거 안됩니다. 절대로 안되는 거에요. 그들은 절대로 그 장군을 받지 못합니다.
왜? 어색하니까!
앞으로는 아마 정동영, 신기남, 유시민 3두마차 체제로 갈겁니다. 김근태들은 사실상 당 원로로 물러난거에요. 그 바람에 묻어서 지역주의도 물러나고, 양김씨에 대한 은원관계와 그와 관련된 해묵은 정서와 감정들과.. 미처 정리안된 부채와 자산 다 없었던걸로 하고.. 완전히 청산하는 겁니다.
앞으로 정동영의 좌우에서 신기남과 유시민이 적절히 목소리를 내어주면 김근태는 끼고 싶어도 낄 자리가 없을 겁니다. 어색해서 말이지요. 노무현도 그 판에는 안끼는 것이 좋습니다. 노무현이 나서면 추미애, 최병렬만 키워주는 거죠.(그래서 제가 노무현의 우리당 입당을 미루라고 반년전부터 떠들었던 것)
김근태가 스스로 정한 김근태의 파트너는 3김인데 3김시대가 갔으니.. 도매금으로 넘어가는거죠. 이부영도 가고.. 하여간 정치인은 하늘이 내는 겁니다. 김근태, 이부영들은 라이벌을 잘못 만난거죠. 때를 잘못 타고난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