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27 vote 0 2022.08.27 (19:22:47)

    어느 때부터 반칙이 시작됐다. 심판이 자기편이므로 반칙하면 자기네가 이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검언정 기득권 동맹 탄생이다. 재벌과 사학과 교회가 가세한다. 저쪽에서 반칙하니 이쪽도 반칙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반칙이 룰이 되면 심판과 친한 집단이 이득 본다. 


    기울어진 축구장은 상수가 되었다. 반칙을 지적해봤자 니들도 오십보백보잖아 하고 반격하는게 이른바 내로남불 논리다. 정치력으로 풀어야 할 것을 사법부에 떠넘기기 시작한 거다. 그 와중에 검찰과 헌재의 위상이 올라갔다. 그들은 높아진 위상을 즐기기 시작했다.


    헌재나 판사는 자신이 주목받는 쪽으로 결정한다. 옳고 그름을 따라 판결하는게 아니라 헌재의 위상을 높이는 쪽으로 판결한다. 계속 한쪽편만 들면 위상이 높아지지 않는다. 양다리 걸치고 이쪽저쪽을 교대로 찔러대는 것이다. 그 수법으로 재미 보던 윤석열이 당했다.


    여당과 야당이 사법부에 의지하여 위헌심판 경쟁, 탄핵경쟁을 일삼으니 급기야 사법부가 여야를 동시에 물먹이고 검찰독재를 시작한다. 검찰은 경찰을 밟고, 판사는 검사정권을 밟는다. 정치는 부드러운 것이다. 정치가 앞서가며 길을 열기 때문에 여유공간이 필요하다. 


    잘못이 있어도 앞으로 잘하겠다고 맹세를 하면 봐주는게 정치다. 사법부는 딱딱한 것이다. 법조문대로 판결할 뿐이다. 사법부는 뒤에 남아 청소를 하는 역할이라서 사정을 봐줄 이유가 없다. 사법부가 나선 시점에 이미 게임은 끝났고 앞으로 잘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대로를 외치면서 그들은 법대로 하지 않았다. 관습헌법이 도화선이 되었다. 관습은 애매한 것이다. 그때부터 법이 고무줄 되었다. 여야는 정치로 풀 것을 사법부에 넘겼고 국민은 바보 되었다. 국민의 몫이 사법부로 넘어간 것이다. 촛불은 국민이 전면에 나섰다.


    적들의 집권은 촛불을 심판했다. 국민을 심판했다. 국민 주제에 어딜 끼어들어? 우리 기득권들이 짜고 치는 판에 감히 국민들이 숟가락을 들이대? 이게 윤석열 정권의 비뚤어진 시대정신이다. 이준석은 검사에게 속았고 국힘당은 판사에게 속았다. 지들끼리 이차전이다.


    명판결이지만 대놓고 사법부의 정치개입인 것도 사실이다. 정당 내부의 결정을 사법부가 뒤집어엎었다. 옳고 그르고 간에 판례가 룰이다. 국회 밖에서 새로 법이 만들어졌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근거 없는 비대위는 만들지 말라는 법이다. 어느 나라에 비대위가 있느냐?


    비상계엄, 비상대권, 비상조치는 독재자 수법이다. 박지현은 또 뭐야? 당원이 투표로 선출하지 않은 권력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있을 수 없다. 여야의 모든 비대위를 불법화한 명판결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당개혁부터 시작하자. 당원 위에 대의원 없다. 대의원이 뭐야?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어쩔 수 없이 대의원을 선출한 것이다. 지금 인터넷이 있고 컴퓨터가 있는데 왜 대의원이라는 사꾸라가 있지? 모든 당직은 당원이 직선해야 한다. 그게 이번 판결의 의미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1817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990
2479 이재명 이낙연 구조론 김동렬 2021-07-28 4388
2478 이익균형 1 김동렬 2018-10-18 4388
2477 한국영화가 뜨는 이유 5 김동렬 2020-02-11 4387
2476 구조론을 알고 있다 2 김동렬 2019-07-05 4384
2475 단순한 것에 답이 있다 4 김동렬 2018-09-19 4384
2474 원자론과 구조론 4 김동렬 2019-10-23 4383
2473 한국이 인류의 희망이다 1 김동렬 2022-08-03 4382
2472 수준이하의 과학자들 김동렬 2023-10-01 4381
2471 이 순간을 이겨라 2 김동렬 2019-03-22 4380
2470 어려울수록 진실로 돌아가라 3 김동렬 2021-04-08 4379
2469 인간은 계발된 존재다 5 김동렬 2018-09-18 4379
2468 최성봉의 죽음 김동렬 2023-06-21 4375
2467 사건의 철학 1 김동렬 2019-04-29 4374
2466 마흐의 물통 3 김동렬 2019-07-17 4369
2465 또라이가 문제다 1 김동렬 2019-07-14 4369
2464 소금이 왜 짜냐? 3 김동렬 2019-04-11 4367
2463 국가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06-05 4361
2462 엔트로피를 써먹자 2 김동렬 2019-07-19 4360
2461 에너지의 통제가능성 1 김동렬 2019-06-09 4360
2460 인공지능은 없다 김동렬 2021-07-22 4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