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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75 vote 0 2022.07.18 (19:12:35)

    이재명 사법리스크냐 윤석열 자멸리스크냐. 평상시라면 이재명의 행보에 문제가 있지만 비상시인 현실을 봐야 한다. 윤석열의 폭정에 맞서려면 권력공백보다는 두들겨 맞더라도 이재명으로 맞서는게 낫다. 이재명이 죽으면 다른 사람을 밀면 된다. 유시민도 있고.


    이재명이 들고나온 구호가 구조론 입장에서 반갑다. 이기는 정치는 구조론의 오래된 주장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진화가 랜덤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는 방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진보든 보수든 합당한 생태적 지위를 찾아간다.


    환경은 변화한다. 변화된 환경에 걸맞는 생태적 지위가 있다. 정의당이 망하는 이유는 목적지가 고정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항해하는 선박은 북극성을 보고 간다. 정의당의 이념은 북극성처럼 고정된 목적지다. 그러다가 눈앞의 거센 파도를 타고 넘지 못한다.


    구조론은 상호작용과 권력으로 설명한다. 사건은 맥락이 있다. 기승전결이다. 기가 승을 물고, 승이 전을 물고, 전이 결을 물고 간다. 서로 연동된다. 기는 승을, 승은 전을, 전은 결을 이겨야 한다. 올바른 목적지로 가는게 아니라 계속 이기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한다.


    맥락이 권력이다. 생명은 호흡을 잃지 말아야 하고, 사회는 권력을 잃지 말아야 하고, 개인은 호르몬을 잃지 말아야 하고, 사건은 기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이겨서 일관되게 포지셔닝의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질 수도 있지만 경험치를 쌓아서 더 큰 승부로 유인한다.


    지구에 최초의 세포와 DNA가 출현한 이후 이긴 종이 살아남았다. 나머지는 이기는 종의 확률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큰 틀에서 보면 지구에는 억조창생이 있는게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가 있는 것이며 이긴 것은 유지되고 진 것은 확률로 그 하나의 존재를 떠받친다.


    우리는 이기거나 이기는 확률을 만들거나다. 이기거나 지는게 아니라 이기거나 이기는 데 보탬이 되는 디딤돌을 만드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결국 이기는 쪽으로 수렴된다. 그것이 에너지의 작동원리다. 옳고 그름이 있는게 아니다. 옳음을 취하고 그름을 버리라고?


    천만에. 옳은 것은 키우고 그른 것은 거름으로 쓴다. 자연은 결국 커다란 하나의 계를 만들고 계 내부는 압이 걸리며 수압이든 기압이든 진화압이든 선택압이든 압이 걸리면 내부는 균일해지고 결국 한 방향으로 달려가되 이기는 자는 길을 열고 지는 자는 밀어준다.


    결국 모두가 이기게 된다. 구조론이 승리지상주의는 아니다. 에너지의 게임에서 궁극적으로 패자는 없다. 어차피 이기지만 리스크를 감수하고 지름길로 가느냐 아니면 돌다리를 두들겨보고 안전하게 가느냐다. 지금 바로 작게 이기거나 나중 천천히 크게 이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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