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을 비판하지 말라는 의견도 듣고 있지만 비판을 해야한다. 지금 상황이 그렇게 되어 있다. 잘 나간다는 민주당도, 죽을 쑨다는 우리당도 개혁경쟁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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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를 논하려면 냉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인정에 끌려서 안된다. 지역주의의 키스를 피해야 한다. 』 |
강준만은 정치인이 아니라 학자다. 학문은 사(私)가 아니라 공(公)이다. 개인작업이 아니라 공동작업이다.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이런 때 앞서가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앞서가는 사람의 직무유기 앞에서 우리는 허탈해 있다.
강준만이 정치인이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차원에서 전략적 검토를 거쳐야 하지만 학자 강준만은 바로바로 비판되어야 한다. 강준만을 비판하므로서 강준만이 정치와 학문 사이에서 태도를 분명히 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강준만은 지금 학자의 위치에서 정치인처럼 말하고 있다. 신성한 예언자의 역할을 버리고(학문은 예언이다. 마르크스 때 부터) 욕먹을 각오로 ‘해결사의 역할’을 떠맡은 것이다. 잘하는 짓이다. 정치를 하기로 했다면 말이다. 강준만이 민주당을 책임진다면 우리는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준만은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민주당을 책임질 수 없다.
학문은 영원하고 정치는 1회용이다. 그는 스스로 1회용으로 전락하고 있다. 시대가 강준만에게 부여한 임무를 강준만이 하지 않으면 그 일을 우리가 해야한다. 앞서가며 길을 인도하는 역할, 예언자의 역할, ‘오버하는 역할’을 그가 포기했다면 우리가 강준만으로부터 그 역할을 인수해야 한다.
학문은 공(公)의 영역에 속한다. 비판되어도 인간 강준만이 비판되는 것이 아니라 강준만의 학문이 비판되는 것이다. 강준만은 지금까지 이룬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비판해도 된다. 오류는 그때그때 바로잡아야 한다.
강준만이 꼴사나운 모습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밀기 전에, 아니 강준만을 확실히 정치인으로 데뷔시키기 위해, 그 때 그 시절 김동길이 간 그 길을 구태여 가겠다면, 가는 길에 진달래꽃이라도 흠뻑 뿌려주어야 한다.
강준만, 많이 망가졌다
우리당 더러 오버한다고 우정어린 충고를 날린
모양이다. 그러나 오버해야 한다. 누군가 한 사람은 오버해 주어야 한다. 오버한다는
것은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하여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노무현
보다 앞서나가므로서 노무현이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리모컨이라는 것이 있다. 이래라 저래라 '뒤에서' 조종하는 것이다. 강준만은 노무현을 리모컨으로 조정하려 했던 것이다. 노무현이 강준만의 말을 듣지 않으므로 토라져서 화를 내는 것이다. 리모컨정치 안된다. 우리는 노무현의 뒤에서 리모컨으로 조종할 수 없으므로 노무현의 앞에서 오버해야 한다.
앞에서 오버해줄 것인가, 뒤에서 조종할 것인가?
'고언사조직'.. 리모컨 발상이다. 밀실에서 안되고, 고언으로 안되고, 귀엣말로 안되고, 우정어린 충고로 안된다. 오직 액션으로만 가능하다. 말로 안되고 행동으로만이 가능하다. 뒤에서 안되고 앞에서만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오버해 주어야 한다.
DJ 때, 강준만은 확실히 오버했다. DJ가 차마 제 입으로 할 수 없는 말을 강준만이 대신 해주었다. 그는 DJ를 위해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그가 DJ 뒤에서 귀엣말로 속삭인 적은 없다. 그가 DJ를 위해 고언사조직을 가동한 것은 아니다.
그러던 그가 ‘만만한 노무현’을 뒤에서 리모컨으로 조종하려 한다. 사조직 운운하며 귀엣말 하고, 충고하고, 속삭이려 한다. 리모컨의 조종에 따르지 않는다며 화를 낸다. 그건 틀린거다.
우리당은 이미 성공했다
나는 왜 그가 우리당이 성공해야만 한다고
믿는지 알 수 없다. 그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 수 없다. 전두환의 겨울,
노태우의 꽃샘추위, 김영삼의 보릿고개를 우리는 잘도 견뎌왔다.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희망 하나 부둥겨 안고 저 강을 건너온 것이다.
우리는 부단히 실패해 왔다. 전두환을 응징하지도 못했고 노태우를 족치지도 못했다. 여전히 김영삼의 잔소리를 듣는 신세다. 그러나 아무래도 좋다. 전두환, 노태우의 응징이 중요하지 않다. 앞만 보고 가는 것이다. 희망이 있다면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나는 우리당에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당에 대한 입장은 굳이 말하자면 전략적 제휴 비슷한거다. 일단은 지켜보기로 한다. 압박을 해서 당장 무엇을 실현하고 얻어내자는 발상으로 안된다. 씨앗을 뿌려놓고 비가 올 때 까지, 싹이 틀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노무현의 분당놀음이 한나라당 지지율을 20퍼센트 이하로 끌어내린 것은 분명하다. 즉 우리당은 이미 성공한 것이다. 정당으로서의 성공은 미지수이지만 창당의 목적은 이미 달성되어 버렸다. 강준만은 우리당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단한다. 이미 성공했는데 무슨 실패?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17년동안 우리는 거듭 실패해 왔지만 한번도 실패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결국 우리는 성공하지 않았던가? 그러면 된거다.
호남타령 하기 없기다
강준만, 호남타령을 하고 있다. 빌어먹을 지역주의다.
그렇게 호남을 강조하면서 왜 비호남 출신인 조순형이 민주당의 대표가 되어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왜 호남의 희망인 정동영이 우리당에 와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지역주의는 원래 잘 깨지지 않는다. 나는 DJ가 표피적으로는 지역주의를 강화시킨 듯 보이지만 본질에서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토대를 확립했다고 믿는다. DJ가 당선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한다면 DJ가 지역주의 극복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은 분명하다.
97년 DJ가 정계를 은퇴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역주의는 표피적으로 지금보다 5퍼센트 더 낮을 것이다. 그 대신 100년 안에는 해결이 안되는 문제로 남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우리당이 표피적으로 지역주의를 더 심화시킬 소지를, 호남을 고립시킬 소지를 5프로 안고 있지만, 10년 안에 지역주의를 박살낼 중대한 전기를 확보한 것은 명백하다.
뭐 간단하다. 한나라당만 말살하면 지역주의 없어진다.
호남이 노무현정권을 창출했다. 5년 동안 우려먹고 끝내자는 말인가? 결국은 정권을 내는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영구퇴출 외에는 답이 없다. 여당의 분당으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5프로 유리해진 것은 분명하다. 대신 5년후 한나라당이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은 0에 근접하고 있다.
현재를 선택할 것인가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내년 총선 승리가 중요한가? 5년 후 정권재창출이 중요하다.
지난해 대선은 엄밀히 말한다면 우리가 이긴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진 것이다. 우리는 실력으로 이기지 못했다. 적의 자멸로 어부지리를 챙겼다. 냉정하게 보자. 개혁세력의 실력이 총량에서 의회 과반수를 획득할만큼 되는가? 아니다.
어차피 지는 게임이다. 원초적으로 우리편이 아닌 정균환, 박상천들과 야합하고 부정선거 조금 보태어서 어거지로 과반을 얻어내면 뭐하는가? 질 게임이라면 통렬하게 지는 것이 좋다. 국민이 깨우칠 때 까지 말이다. 4년전 JP와 야합해서 본전 못 찾았듯이 말이다.
정균환, 박상천들과 함께 가자는 발상은 결국 JP와 같이 가자는 말이다. DJ가 JP를 버렸기 때문에 노무현이 이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4년전 이회창이 김윤환을 버렸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가?
강준만의 말이 다 맞아서 우리당이 대패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서 흔들릴 우리인가? 여야를 떠나서 정치자영업자들은 어차피 소모품이다. 낙선해도 그들이 낙선하지 강준만이 낙선하지 않는다. 왜 오지랖 넓게 국회의원들을 걱정해주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우리당이 죽을 쑤는 이유
우리당은 노빠당이 되어서 부진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노빠당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답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당이
노빠당을 하면 노무현 지지율인 40프로는 아니라도 그 절반인 20프로 까지는 쉽게
간다.
이 경우 노무현 지지율이 다시 폭락한다. 양쪽이 수렴되어 평균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당이 노빠당을 해서 안되는 이유는 그 핵인 노무현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우리당의 잘못이 고스란히 노무현에게로 돌아가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노무현은 당분간 무당적을 유지하면서 우리당의 똥탕을 피해야 한다. 전략적 제휴다. 우리당과 노무현은 총선 15일 쯤 앞두고 힘을 합치는 것이 맞다. 그 이전까지는 우리당의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고라도 노무현의 지지율을 올려놓아야 한다. 그게 둘 다 사는 길이다.
노무현을 위해서 우리당은 노무현하고 아는척 좀 하지 말기 바란다. 김원기는 청와대 들락거리지 말기 바란다. 노무현도 우리당 칭찬하지 말기 바란다. 우리당도 강금실 빼갈 생각 말아야 한다. 그건 둘 다 죽는 길이다. 각자 두 집 내고 살았다가 막판에 하나로 이어지면 만방으로 이긴다. 그게 전략.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
우리당의 20대 지지율이 낮은 것은 20대는
원래 정치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20대 중에도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젊은 지역주의자들이다. 그들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지지한다. 그들을 제외하고는
원래 정치적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
굳이 의사를 밝히라고 요구하면 민노당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그들을 투표장으로 끌고오는데만 성공하면 100프로 우리당을 찍는다. 이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고오려면 파병을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노무현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렇듯 우리당은 숨은 표를 많이 가지고 있다. 숨은표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바람을 일으키려면 반미푸닥거리 외에 없다. 부시몽당귀 내쫓아야 한다.
덧글..
현실정치에 연연해 하지 맙시다. 띄워주면 군림하려는 자들이
정치인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궁지에 몰려있어야 합니다.
정동영도, 유시민도, 노혜경(정치를 선언했으니)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우리말을
약간 들어줄 것입니다.
고생을 해봐야 의리를 아는 법, 지금은 우리당이 '고난의 행군'을 해야하는 시점입니다. 정신차리라고 호통쳐줄 필요도 없어요.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느긋하게 지켜봅시다. 김원기의장이 생각나는군요.
"지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