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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37 vote 0 2022.06.11 (21:23:48)

    보통사람의 보통생각은 보통 틀린다. 그대가 어떤 생각을 하든 그 생각은 틀린 생각이다. 모르는 분야에 처음 도전하면 반드시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을 거치게 된다.


    우리는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걷는다고 믿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힘의 전달은 먼저 왼발로 뒷땅을 밀어내는 것이다. 빙판 위를 걸어보면 알 수 있다. 반동의 힘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동작을 하기 전에 예비동작이 있어야 한다. 투창수는 오른손으로 창을 던지기 전에 왼손을 내밀어 겨냥한다. 권투선수는 내밀어진 왼손잽과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교차시키는 방법을 쓴다.


    외줄타기를 하려면 줄에 반동을 주고 리듬을 타야 한다. 줄에 왼발을 올리고 체중을 실어서 되돌아오는 반동의 힘을 느끼고 오른발을 올려야 한다. 왼발로 줄이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킨 다음 오른발을 올리려고 하면 실패한다. 짧은 파동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하는데 0.5초가 걸린다면 그만한 길이의 긴 파동을 만들어야 한다. 이건 선험적인 것이다. 필자가 외줄을 타보지 않았지만 알 수 있다. 이론의 힘은 강하다. 사고실험으로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힘은 파동이다. 힘 다음에 운동이다. 모든 운동은 먼저 파동을 만들어야 한다. 힘은 두 방향의 파동이 S자 모양으로 교차한다. 오른손으로 활시위를 뒤로 당기고 왼손으로 활몸을 앞으로 민다. 두 방향이 교차하면서 화살이 날아간다.


    입자는 파동이 축에 갇힌 것이고 반대로 운동은 파동이 풀린 것이다. 뭐든 일반인의 상식적인 생각과 반대로 되는 이유다. 양 방향으로 전개한 두 파동이 가운데 축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변화는 그 축을 이동시키는 것이므로 변화의 진행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에 먼저 조치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고정관념은 틀렸다. 보통사람의 상식적인 생각은 모두 틀렸다. 겉보기의 변화와 실제로 일어나는 운동의 메커니즘은 다르다. 겉보기로는 진행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먼저 반대방향에 먼저 조치했다가 방향을 바꾸는 절차를 반드시 밟는다. 왼쪽 깜빡이 넣고 오른쪽으로 핸들 꺾는 식이다.


    수영을 배운다면 우리는 먼저 물에 뜬 다음에 헤엄쳐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헤엄쳐야 물에 뜬다. 자전거를 배운다면 우리는 먼저 균형을 잡고 그다음에 페달을 밟아서 전진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전진해야 중심이 잡힌다. 중심이 잡히기도 전에 일단 전진해야 하므로 초보자는 당황하게 된다. 전진하면 저절로 자전거가 똑바로 서는데 그 힘의 전달과정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력의 작용처럼 느껴져서 두렵다. 자전거가 저절로 똑바로 서고 더 움직여서 반대쪽으로 넘어갈 것처럼 느껴진다.


    사건은 언제나 전체가 먼저 움직인다. 대칭의 코어가 먼저 움직인다. S자의 가운데 교차점이 코어다. 중심이 먼저 움직이고 주변이 따른다. 겉보기로는 부분의 변화가 전체에 파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 전체에 걸린 에너지의 밸런스가 부분의 변화로 관측되는 것이다. 우리는 새의 퍼덕이는 날개 끝을 보지만 실제로는 몸통이 전진하는 것이다.


    자전거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을 수 없게 장치를 달아놓으면 왼쪽으로 꺾을 수 없다. 이를 실험으로 보여주는 유튜브 동영상이 있다. 왼쪽으로 꺾으려면 먼저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 살짝 오른쪽으로 틀었다가 크게 원을 그리며 왼쪽으로 도는 것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쪽에 살짝 발을 담가야 한다.


    이런 것을 경험적으로 아는 것과 이론적으로 아는 것은 다르다. 볼펜을 손가락 위에 세워보자. 볼펜의 길이가 길어야 세우기 쉽다. 길수록 파동이 커지기 때문이다. 키가 큰 사람은 돌부리에 걸려도 잘 쓰러지지 않는다. 역시 파동이 길기 때문이다. 볼펜과 손가락이 닿는 중심점이 있다. 운동은 그 중심점이 움직이는 것이다.


    행성이 항성을 돌 때는 반드시 타원궤도라야 한다. 행성이 항성을 도는게 아니라 행성과 항성을 합친 힘의 중심이 일정한 파동으로 흔들리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알아야 이런 것을 다른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경험적인 이해는 볼펜이 이러면 나는 이래야 한다는 식의 이해다. 상대방이 이러면 나는 저렇게 맞대한다. 틀렸다. 둘을 합친 힘의 중심점을 장악하고 내가 선제적으로 그 중심점을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이론적으로 아는 것이다.


    모든 움직임은 반드시 파동을 만든다. 계가 만들어지고 대칭의 코어가 찾아지며 코어가 움직여서 S자 모양의 파동이 만들어지고 그 파동이 깨지면서 운동이 일어난다. 우리는 운동을 관측하여 변화를 포착하지만 그 이전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역설은 인간의 의도와 반대로 되는 것이다. 뭐든 반대로 되는 이유는 운동이 파동을 거치기 때문이다. 파동은 반대쪽 끝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뱀이 전진하는 것은 몸을 S자로 만들어 파동의 힘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뱀은 풀 위에서 S자를 만들어 물고기처럼 헤엄친다고 한다. S자의 가운데 코어가 있다. 실제로는 코어가 움직이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전건이 후건을 제한한다. 사건은 원인이 결과를 제한한다. S자를 만들려면 반동을 줘야 한다. 절반은 내게 원인이 있고 절반은 반동을 주는 상대방에게 원인이 있다. 절반의 제한이 걸린 것이다. 길을 걷는다면 반은 내 체중이 정하고 반은 반동을 주는 빙판의 미끄러움이 정한다. 배가 가는 운동의 절반은 배가 정하고 나머지 절반은 파도가 정한다. 선택지의 반을 상대가 가져가므로 내 몫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운동은 힘에 제한되고, 힘은 입자에 제한되고, 입자는 질에 제한된다. 제한되므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건의 진행방향을 알 수 있다. 사건은 정동하기 전에 반드시 반동을 거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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