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이 줄고 임금이 오르는 이유는 그렇게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해도 되기 때문. 노동의 효율이 올라갔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거.
손으로 장부를 작성하다가 엑셀과 매크로를 쓰니 한명이 100명의 노동력을 발휘.
회사가 어려운데 노동 시간을 줄인다고 살아날 리 없잖아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올린다고 살아날 리 없잖아요.
노동자들이야 일하느라 바빠서 저렇게 주장한다지만
적어도 회사 외부의 지식인이라면 기업을 압박하는 방법을 달리해야죠.
포지션이 다르잖아요. 위를 바라보며 반대를 하는 게 아니라
아래를 내려다 보며 조절해야 하잖아요.
지식인은 팩트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의 긴장과 갈등을 조절하는 사람입니다.
반대를 하는 사람이 언제나 반대를 하는 의도는
어떤 것을 쟁취하려는 게 아니라
제3자를 끌어들이려는 겁니다.
내 목소리 좀 들어달라는 거죠.
문제는 그렇게 할 수록 더 안 들어준다는거.
찡얼대는 거 누가 듣고 싶어하냐고.
친환경 에너지 좋죠.
원전폐기 좋죠.
그런데 친환경 에너지가 원전만큼의 효율을 가져다주냐고요.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럼 당장은 굶어죽으란 말인가?
지식인이 회사를 압박할 때는 타이밍이 있고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기업 이윤이 지출을 초과할 때 사측을 압박하는 거지
그냥 사람을 살려내라는 식으로 들이대면
답이 없습니다.
Drop here!
김동렬
노동을 적대시 하고 타자화 하고 수단으로 보는 태도가 문제입니다.
노동자는 굶겨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것.
그런데 일부 사실입니다.
조조가 말했듯이.
사냥하는 매는 굶겨야 토끼를 잡아오고
사냥하는 범은 배가 고파야 일을 하듯이
여포라는 놈은 배가 고파야 내게 충성할 거라고.
후진국에는 임금을 올려주면 그 돈 다 쓸 때까지 아무도 일하러 안 옵니다.
노가다쟁이는 전표를 주는데 노름꾼을 시켜서 회수하지 않으면 일을 안 합니다.
하루살이 인생들은 하루 먹을 돈만 있으면 일을 안 합니다.
말 안 듣는 똥개처럼 반드시 주인을 애먹입니다.
눈빛부터가 그래요.
오늘은 어떻게 주인을 애먹일까나.
그런 나태한 노동자를 해결하는 방법은
임금을 깎고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철저히 쥐어짜는 것입니다.
노동자를 억압할수록 일을 잘하더라.
노동자를 가혹하게 대하니까 회사에 충성하더라.
열악한 노동환경 덕에 회사도 좋고 낙수효과로 노동자도 좋고.
이런 경험이 쌓이면 신앙으로 승화됩니다.
노동자를 쥐어짜는 것이 나의 신성한 임무다.
하느님이 내게 이 일을 시켰지.
현장에서 그런 경험을 하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근데 헨리 포드가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 산통을 다 깨버린 것.
임금을 올려주니 일을 더 잘하더라는 신화를 만들어버려.
경영에 임금은 중요한게 아니고 기술이 중요하다는 거.
기술 없는 넘들은 회사 운영할 자격이 없다는 거.
임금은 그냥 숫자에 불과하고 숫자는 주판알 좀 튕겨주는 경리 시켜서
이리저리 맞춰라 하면 귀신같이 맞춰 온다는 거.
문제는 시골이나 닫힌 공간에는 헨리 포드의 법칙이 작동하지 않는 것.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사장이 문맹에 가깝습니다.
사장이 중졸인데 포드를 이야기해봤자 씨가 먹힐 리가.
요즘은 나아졌는지 몰라도 쌍팔년도에 제가 현장에서 보니깐
구구단 겨우 아는 넘들이 사업이랍시고 하고 있어.
아 여기가 막장이구나.
등신 사장에 등신 공장장에 머저리 주임에 꼴통 기사에 답이 없구나.
이런 기업은 망해야 해.
비극이지요.
그때 10만원 임금을 백퍼센트 올려도 20만원인데 여전히 그나물에 그밥.
정주영이 대통령 하고 싶어서 월급을 50만원으로 올렸는데 그때부터 대한민국이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