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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21 vote 0 2022.04.05 (13:33:02)

    인간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다. 도구가 없을 때는 관계를 도구로 쓴다. 그럴 때 위태로워진다. 칼이 없으면 팔로 칼을 대체한다. 그러다가 팔이 잘려나간다. 남자는 칼을 도구로 쓴다. 칼이 없는 여자는 순결을 도구로 쓴다. 남자의 칼이 부러지면 교체하면 된다.


    여자의 순결이 부러지면 어떻게 하지? 죽는다. 목수는 망치를 도구로 쓴다. 자본가는 재화를 도구로 쓴다. 지식인은 순결을 도구로 쓴다. 죽는다. 국힘당은 폭력을 도구로 쓴다. 민주당은 순결을 도구로 쓴다. 죽는다. 관계의 도구화는 언제나 위태로운 것이다.


    이성, 진정성, 성찰하는 성짜돌림 말이 다 무엇인가? 순결 이데올로기의 다른 버전이다. 인도의 바라문 계급이 카스트를 만들어 순결과 불결의 논리를 내세웠다. 피부가 희면 순결하고 검으면 불결하다. 불가촉천민은 화장실 청소업과 시체처리업만 허용된다.


    지식인의 순결 이데올로기는 카스트와 같다. 아무리 순결해도 죽는다. 마음으로 간음한 자는 이미 간음한 자이기 때문이다. 원죄의 칼날을 피해 갈 수 없다. 민주당이 순결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순간 지독한 원죄의 덫에 걸려버렸다. 제 발로 빠져나올 수 없다.


    옛날에는 강자가 약자를 지배했다. 현대사회는 약자가 강자를 지배하려고 한다. 문제는 무기가 무엇이냐다. 약자가 순결을 무기로 삼는 순간 제 발등을 찍는 덫에 걸려버리는 것이다. 지식인은 약하다. 약자의 무기는 순결뿐이다. 내로남불의 덫에 걸려버린다.


    이성, 진정성, 성찰하며 성짜 들어가는 말에는 애초에 인간을 외통으로 몰아 조지려는 지식권력의 악의가 숨어 있다. 바라문은 지식인이고, 불가촉천민은 비지식인이다. 불가촉천민이 우연히 바라문의 베다 읽는 소리를 들으면 귀에 납 녹인 물을 부어 죽인다.


    카스트는 모든 것을 청정과 부정, 순결과 불결로 나눈다. 그리고 무한동력을 작동시켜 무한순결, 무한청정을 요구한다. 무한원죄에 걸렸으니 무한착취가 가능하다. 나는 무한지배, 너는 무한복종이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사람 없고 간음하지 않은 사람도 없다.


    완전히 순결한 사람은 류호정, 장혜영뿐이다. 무한이성, 무한진정성, 무한성찰, 무한채식, 무한유기농, 무한신앙, 무한복종, 무한노력, 무한헌금, 무한착취, 무한지배, 무한동력으로 몰아간다. 정성이 지극해야 하늘이 감동한다. 지식이 권력을 가지는 즉 흉기다. 


    구조론의 답은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이다. 상호작용은 손잡이가 두 개다. 내가 잘못해도 상대가 나보다 약하면 16강에 올라간다. 일본이 잘해도 죽음의 조는 어쩔 수 없다. 요리 솜씨가 부족하면 비싼 재료를 쓰면 되고, 재료가 나쁘면 요리에 더 신경을 쓰면 되고.


    주체와 대상 사이에 메커니즘이 있고 균형이 있고 스위치가 있고 조절장치가 있다.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종교와 주술과 지식이 쓰는 방법은 인간을 외통으로 몰아 고립시켜 놓고 순결로 조지는 것이다. 외부와의 연결을 끊어버린다. 연결되면 그게 불결이다. 


    근래 들어 관념의 우상이 유행이다. 성찰, 유기농, 진정성, 생태주의, 채식주의, 순결, 청정, 노력, 정치적 올바름. 말은 다 좋은 말이다. 권력을 쥔 조중동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오므로 흉기가 된다. 이 나라의 대학교수 지식인이 죄다 썩어버린 이유가 그러하다. 


    목사들은 원래 착하다. 흉기를 쥐면 나쁜 짓이 자동이다. 공간이 의식을 규정한다고 한다. 외부의 시선이 차단되는 폐쇄된 공간에 착한 사람 둘이 있는데 권력의 평형이 깨진 일방작용의 외통상황이면 거기서 반드시 나쁜 일이 일어난다. 죄악은 백 퍼센트다.


    인간은 언제나 비탈에 서 있다. 제자리걸음을 하면 조금씩 아래로 미끄러진다. 수렁에 빠진다. 보통은 외통이 아니다. A가 B를 치면, B가 C를 치고, C가 D를 친다. 에너지는 돌고 돈다. 내게 가해진 에너지를 타인에게 전가하므로 누구도 다치지 않고 용해된다. 


    좁은 우물에 두 사람이 빠졌는데 공간이 비좁아서 한 명이 아래에 깔리면 아래에 깔린 사람만 죽어나는 것이다. 외통에 빠지면 반드시 나빠진다. 에너지를 전가할 수 없다. 누군가는 독박을 쓴다. 지식인의 순결 이데올로기는 독박을 씌우려는 악의를 감추고 있다. 


    혀 속에 칼이 있다. 남을 찌르려다가 자신이 찔린다. 인간은 도구를 써야 한다. 도구를 손에 쥐지 못한 사람이 쓰는 관계의 도구화가 인간을 죽인다. 순결하다는 말은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말이다. 관계를 맺는 순간 죽는다. 민주당은 집권하면 죽는다. 


    집권하는 즉 관계를 맺고, 관계를 맺은 즉 불결하며, 이미 내로남불이라는 이름의 불구덩이 속에 들어가 있다. 교수, 언론인, 시민단체 출신을 공천하면 죽는다. 교수 조국과 시민단체 윤미향이 죽는 이유다. 그들은 워낙 순결하므로 마녀사냥에 안성맞춤이다.


    하얀 백지에 눈곱만큼의 재가 묻어도 이미 불결해졌다. 똥탕 속에서 탭댄스 추는 굥쥴이 조국, 윤미향을 비웃는다. 순결의 흑백논리는 백 퍼센트 완전순백 외에는 모두 흑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흑인의 피가 1퍼센트만 흘러도 백 퍼센트 흑인으로 규정되듯이. 


    잘난 척하며 순결을 내세우는 지식인이나 왜곡된 순결의 논리로 민주당을 치는 자나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과 싸워야 한다. 도구를 쥔 자가 권력을 쥐어야 한다. 인터넷 시대에 우리가 인터넷을 잘 다루므로 집권할 자격이 있다는 도구의 논리로 가야 한다.


    국힘당의 정권교체 논리도 같다. 정권이 교체되는 순간 논리의 유통기한이 지나버린다. 정권이 교체되기 전까지 국힘은 순결했고 교체된 순간부터 그들은 불결해진다. 취임덕이 예약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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