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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38 vote 0 2022.04.04 (12:24:44)


    쇼닥터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한다. 마치 ‘너희들 이런 거짓말 듣기 원하지 않아?’ 하는 식이다. 좀 안다고 시청자를 바보 취급하는 그 표정이 역겨운 것이다. 산속의 자연인들은 머쓱한 표정이라도 지어가며 방송작가 언니가 건네준 대본을 외는데 말이다.


    필자가 유기농이나 한의학에나 점쟁이들에게 무슨 유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말이다. 지식인의 거짓말이 더 해롭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점쟁이가 사람을 속여봤자 천 명을 속이지만 지식인이 길을 잘못 닦으면 천만 명이 고생한다.


    지식인은 우상과 싸워야 한다. 성찰, 진정성, 유기농, 생태주의가 현대사회의 관념우상이다. 원시인의 터부와 원리가 같다. 과거에는 돌이나 쇠붙이로 우상을 만들었는데 요즘은 언어로 우상을 만든다. 우상과 이성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성이 대표적인 우상이다.


    자세한 내막을 설명하지 않고 이성이라는 단어 하나로 퉁쳐버려. 장난하나? 끝까지 파헤치면 에너지가 진실하고, 생산력이 진실하고, 구조가 진실하고, 상호작용이 진실하다. 나머지는 죄다 거짓말이다. 둘러대는 말이다. 물타기용 언어다. 물리가 진실을 말한다. 


    모든 진실한 것은 자연과 절반씩 겹쳐져 있다. 자연과 인간의 연결고리로 있다. 상호작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방작용이면 우상이다. 자연과 연결되지 않고 그냥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일단 우상이라고 보면 된다. 걸핏하면 신자유주의 타령하는게 그러하다. 


    인간들이 참 편하게 사는 것이다. 도무지 생각을 안 해버려. 뭐든 잘못된 것은 '이게 다 신자유주의 때문이야. 후기자본주의 모순이 극대화 된 경우이지.' 이렇게 말해주면 있어보인다. 적어도 글자 배운 사람이 천박한 종교인의 언술을 구사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푸틴이 전쟁을 획책하는게 무슨 이념이나 광기 때문이 아니다. 나름대로 앞으로 30년간 러시아인이 먹고살 먹거리 확보해 보겠다고 저러는 거다. 첨단기술을 경쟁하는 경제계획은 어렵고 기름장사나 하는 편한 길을 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죄다 생산력과 연결된다. 


    러시아 입장에서 전쟁이 가장 이문이 많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전쟁을 하는 것이다. 미국도 이차대전에 이겨서 80년간 떵떵거리고 잘 살잖아. 삼류 지식인들은 절대 생산력을 논하지 않는다. 유기농, 성찰, 진정성, 생태 다 좋은 말이다. 문제는 종교인의 언술이다


    진실을 보고 싶지 않을 때 이런 단어 투척하면 먹힌다. 아무도 대들지 못한다. 김성근 감독이 '넌 노력이 부족해.' 하고 엄포를 놓으면 21세기에 태어나서 편하게 운동한 젊은 선수가 무슨 대꾸를 하겠는가? 인간의 지적 약점을 악용하여 상대의 말문을 틀어막는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만병통치약, 절대까방권. 십계명 따위. 지식인이 이런 흉기를 휘두르면 안 된다. 조선일보가 걸핏하면 빨갱이로 모는 수법과 같다. 빨갱이라는 단어가 투척되는 순간 게임아웃. 말이 아니라 주먹의 시간. 빨갱이라는 말은 널 죽인다는 선언이다.


    이승만이 양민학살에 썼던 구호다. 사람을 죽이는건 쉽지. 일단 칼로 찔러봐. 다음은 그 집 대문에다 빨갱이라고 세 글자를 써 두는 거지. 아무도 문제삼지 않아. 인간들의 시간은 다하고 짐승들의 시간이 온 거다. 마녀사냥과 같은 기술이다. 왜 마녀사냥을 했을까? 


    사람을 죽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자를 죽이지 못하므로 약자를 죽인다. 왜 사람을 죽이려 들까? 소빙하기에, 페스트 유행에, 자본주의 등장에, 끝이 없는 전쟁에 민심이 흉흉해졌기 때문이다. 사람을 살릴 수 없으므로 사람을 죽인다. 우상의 시대를 끝내야만 한다. 


    새로운 우상으로 대체된다. 말은 좋다. 말이 권력을 가지는 순간 인간의 뇌는 사유를 정지한다.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건지 중간 연결과정에 대한 해명을 생략한다. 엄포를 놓고 위협을 하고 위세를 부린다. 비겁하다. 대칭과 축이 없는 모든 주장은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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