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67 vote 0 2022.04.01 (13:30:41)

    사건은 원인 아니면 결과다.
    철학은 사건의 원인측에 서는 것이다.
    결과측에 서는 과학과 다르다.
    원인측에서 인간이 얻는 것은 임무다.
    과학이 목적을 달성하는 기술이라면 철학은 목적을 발견하는 것이다.
    인간은 집단 안에서 역할을 획득하기를 원한다.
    그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의미다.
    의미는 사건을 연결하며 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연결은 만남으로 가능하고 만남은 열림으로 가능하다.
    인생은 역할, 만남, 열림, 연결, 의미다.
    먼저 자신의 역할을 찾아내고
    역할의 수행에 필요한 만남을 추구하고
    만나려면 먼저 자신을 열어야 하며
    그 결과는 더 큰 세계와의 연결이고
    그럴 때 인간은 전율하게 되는 것이며 그것이 인생의 의미다.
    사람들의 입으로 말해지는 행복, 쾌락, 명성, 성공, 재화 따위는 고양이의 놀이개와 같다.
    강아지를 훈련시킬 때 주는 간식과 같다.
    처음에는 간식을 얻어먹으려고 사람을 따르지만
    나중에는 훈련의 의미를 깨닫고 강아지가 먼저 앞장을 선다.
    인간은 행복, 쾌락, 명성, 성공, 재물 따위를 추구하다가
    역할, 만남, 열림, 연결, 의미를 깨닫게 되기도 하고
    혹은 끝내 깨닫지 못하기도 하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인간을 바른 길로 유인하는 장치에 불과하다.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리듯이 행복, 쾌락, 명성, 성공, 재물 따위는 버려야 한다.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이다.
    의미는 내가 벌인 사건이 점점 커져서 세상을 덮어버리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스마트폰이 세상을 삼키듯이 말이다.
    그럴 때 인간은 삶의 의미를 느끼고 전율한다.
    큰 틀에서의 방향판단이 중요한 것이며
    세부적인 것은 상호작용 중에 용해되므로 상관없다.
    인생에서 큰 판단은 많아야 다섯 번 정도다.
    그것은 자신이 소속될 부족을 정하는 것이다.
    진학과 취업과 결혼과 친구와 이념에서 그것은 정해진다.
    어느 부족에 소속될 것인가?
    탄생에서 많은 것이 정해진다.
    파부색과 성별과 외모는 어쩔 수 없다.
    진학과 취업과 결혼도 상당부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실력이 모자라고 솔로를 탈출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결국 친구와 이념과 종교만 남는다.
    그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원인측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며 결과측은 에너지 흐름에 휩쓸리는 것이다.
    IT붐이 뜨고 지는 것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변하는 것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변화를 능동적으로 선점할 것인가 수동적으로 방어할 것인가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공격수가 될 것인가 수비수가 될 것인가?
    진보가 공격수라면 보수는 수비수다.
    진보도 필요하고 보수도 필요하지만 특별히 배워야 하는 것은 진보다.
    보수는 그냥 난 반댈세 하고 외치면 된다.
    진보는 공부해서 라인을 잘 연결해야 한다.
    원인측에 서는 사람은 답을 알고 가야 한다.
    타인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공격수가 되어야 한다.
    진보는 연결하므로 말을 하면 되고 보수는 단절하므로 침묵하면 된다.
    인생에서 얻는 것은 임무밖에 없다.
    그 임무는 연결의 임무다.
    부모에서 자식으로 연결하는 것이 전부다.

    인생에 궁극적으로 얻는 것은 패스를 전달할 친구밖에 없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394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3553
868 유승준 문제 6 김동렬 2009-06-16 15556
867 의식의 통제훈련 image 김동렬 2010-11-11 15558
866 문희상은 뭐하는 인간인가? 김동렬 2005-04-21 15560
865 황박이 사기꾼은 아니다. 김동렬 2006-01-13 15560
864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 김동렬 2007-11-05 15566
863 한나라당의 무뇌를 재검표해야 김동렬 2003-01-27 15571
862 소실점의 소실점(업데이트) 2 김동렬 2009-10-25 15573
861 푸하하.... 엄청 웃겼음.. 과자 2002-11-01 15579
860 세계일보 보니까... 기린아 2002-12-11 15579
859 2003 미스코리아 대회 사진 image 김동렬 2003-05-28 15581
858 경제는 사기다 4 김동렬 2009-02-27 15587
857 5분만에 끝내는 철학강의 image 2 김동렬 2011-09-11 15589
856 학문 깨달음 1 김동렬 2009-11-12 15591
855 12345 image 김동렬 2011-10-06 15591
854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후보는 누구? 황인채 2002-12-16 15593
853 Re..좋은 생각임니돠~^^ Y 2002-10-18 15597
852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환멸 김동렬 2006-08-07 15601
851 언어의 구조 image 2 김동렬 2011-01-17 15602
850 유시민과 멧돼지가 골프를 치면 김동렬 2007-09-05 15603
849 미쳐야 미친다 김동렬 2006-03-18 15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