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는 냉정하다. 인간들에게 자비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힘이 없기 때문이다. 불을 지르기는 쉬운데 끄기는 어렵다. 립서비스만 좀 하다가 불이 커지면 별수 없이 팔짱 끼고 관망하게 된다.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서 강한 나라를 견제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합종책은 연횡책을 이기지 못한다. 중러가 힘을 합쳐서 미국을 견제하는 그림이 얼마나 갈까? 바이든은 냉혹한 인물이다. 영웅주의가 없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신 총대를 매고 나서야 하는 나라가 독일, 터키, 폴란드, 이스라엘이다. 이웃한 헝가리도 나서야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제적 문제아라는 것이다. 터키는 겨우 EU에 들었는데 독재자 에르도안 때문에 다시 퇴출될지 모른다. 이참에 밥값을 해야 한다. 독일은 양차대전의 원죄가 있다. 러시아 가스 때문에 계속 끌려다니며 애를 먹고 있는 독일이 이왕 버린 몸, 나서는게 맞다. 한때 동네북이었던 폴란드는 애국주의를 하고 싶어서 안달 난 나라다. 독소불가침 조약에 당한 복수를 해야 한다. 구조론으로 보면 변화는 하나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새로운 밸런스로 갈아타는 것이다. 미국과 소련의 양강대결에서 중국이 미국편을 들자 소련은 곧 무너졌다. 이후 토사구팽의 위기를 느낀 중국은 러시아와 손잡고 미국을 견제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러시아가 폭주했다. 미국은 충분히 러시아를 막을 수 있지만 막지 않았다. 왜? 세계를 끌어들여야지. 청소는 청소부가 하고 욕은 청소부가 먹는게 현실이다. 미국만 욕먹을 일이 있냐? 보스가 나서지 않으면 중간 보스들이 나선다. 독일, 터키, 폴란드, 헝가리가 나서면 세계가 다 나서게 된다. '아 이거 다구리구나' 하고 눈치를 챈다. 다구리에는 빠질 수 없다는게 인간 심리다. 세계가 다 나서면 러시아는 무너진다. 러시아가 무너지면 중국이 무너질 차례. 러시아를 살리려면 중국은 지금 휴전을 중재해야 한다. 지금은 미국 대 러시아 + 중국의 3강균형이다. 놔두면 세계 대 러시아의 구도가 되고 외톨이 중국의 존재감은 없다. 공산주의는 완전히 토벌된다. 하나의 질서가 무너지면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지나친 미국의 파워가 세계의 질서에 방해가 되었다. 미국이 나서면 다른 나라는 팔짱 끼고 구경하게 된다. 반대로 미국이 빠지면 세계는 스스로 질서를 찾아낸다. 중국이 중재자가 되어 존재감을 보여야 산다. 강 건너 불구경 하다가 마침내 그 불이 자기 집에 옮겨붙는다. 각국이 사이좋게 잘 지내면 좋은데 그렇게 잘 안 된다. 하나가 죽어야 다수가 산다면 세계는 러시아를 죽인다. 러시아를 제거하면 관성력에 의해서 중국도 죽인다. 불이 붙으면 끌 수 없다. 사람의 희망대로 안 된다. 불이 스스로를 완전히 태우고 만다. 불이 불을 죽이고 죽는다. 작은 갈등에는 약한 쪽에 붙고 큰 갈등에는 강한 쪽에 붙는게 원칙이다. 한국은 작은 갈등에는 중국편에 붙고 큰 갈등에는 미국편에 붙어야 한다. 작은 갈등에는 팔을 붙잡고 큰 갈등에는 몸통을 붙잡는게 물리법칙이다. 냉전시대에 전 세계가 똘똘 뭉쳐서 소련을 자빠뜨렸다. 한 번 했던 짓을 두 번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번에 러시아가 쓰러질 것이며 다음은 중국이 쓰러진다. 왜? 인류가 위기를 관리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덕론은 필요 없고 물리학이 답을 낸다. 어떻게든 힘의 균형을 찾아내고야 만다. 미국만 빠지면 된다. 21세기 문명시대에 뻔뻔한 침략전쟁이라니 환장할 일이다. 푸틴이 미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 겨우 20만 병력으로 우크라이나를 먹겠다고? 들어가기는 쉽지. 출구전략은 뭔데? 그래도 푸틴이 뭔가 우크라이나의 약점을 보고 움직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3일 안에 넘어간다. 3일 안에 우크라이나가 항복하거나 아니면 러시아가 망한다. 3일은 지났고 푸틴은 어쩔 것인가? 푸틴이 바보가 아니라면 그 적은 숫자의 병력으로 침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침략했다. 그것도 국지도발이 아니고 전면전으로. 바보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바보는 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