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이 썩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아파트 아랫층에서 무속인이 녹차향을 피다며 3년째 다투다가 SBS ‘세상에 이런일이’에 사연을 제보한 사람이 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역시 답은 등잔 밑에 있었다. 인간은 왜 이렇게 멍청할까? 도무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은 자극과 반응이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상대를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려는 것이다. 목적, 동기, 이념, 관념, 욕망 따위는 개소리다. 그냥 갖다붙인 말이다. 아무말 대잔치. 인간은 생각을 하지 않는 동물이다. 상대를 자극하고 반응을 기다릴 뿐. 상대가 강하게 반응하는 곳을 건드린다. 그러다가 쳐맞지 않으려면 만만한 약자를 건드리게 된다. 상호작용이라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사회의 대부분의 문제는 낯가림 때문이다.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지 못하고 상대를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려는게 츤데레다. 츤츤으로 상대를 자극하고 데레데레로 호응한다. 인간은 그저 자극과 반응과 호응을 되풀이 할 뿐이다. 이유? 목적? 동기? 탐욕? 행복? 쾌락? 그런거 없다. 자극하고 반응하는 것은 본능이다. 근세의 마녀사냥은 왜 일어났을까? 하느님을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 보려고. 소빙하기의 추위에 화가 난 것. 하느님을 줘팰 수는 없고 만만한 약자를 때려서 그 반응이 하늘에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한강의대생 사건도 그렇다. 만만한 이웃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국민 전체를 호출한다. 이 방법은 효과적이다. 진실이 밝혀지고 문제가 거진 해결됐다. 피해자만 없다면 나쁘지 않은 방법. 모든 인간의 비뚤어진 행동의 이면에는 약자를 때려서 반응을 보려는 상호작용의 의도가 숨어 있다. 할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기 때문에. 좋은 일을 못하므로 나쁜 일을 하는 것.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짓이 그것일 때 인간은 그 짓을 한다. 인류의 모든 문제는 결국 낯가림 문제 하나로 환원된다. 낯가림이 차별을 낳고, 차별이 재앙을 낳는다. 낯가림은 본능이다. 낯가림은 적과 아를 구분한다. 아가 아닌 사람과 아가 되는 데는 신고식이 필요하고, 이지메, 왕따, 교육, 훈련, 호르몬의 교환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무의식의 영역이므로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상호작용을 끌어내며 여기에는 순기능과 역효과가 있다. 앙앙불락하며 다투다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게 순기능이라면 일이 커져서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부작용이다. 남녀라면 사랑싸움끝에는 친해지게 된다. 지금 정치판에서는 사랑싸움으로 끝나야 할 남녀간의 다툼이 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왜 여혐과 남혐이 충돌할까? 상대를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려는 무의식이 숨어 있다. 조국사냥과 박원순사냥은 마녀사냥과 정확히 같다. 일단 일을 벌이고 반응을 기다리는 심리. 진보 지식인의 계몽이 먹히지 않는다. 인간이 차별하는 이유는 차별본능 때문이다. 동물은 원래 그렇게 한다. 인간은 별 수 없는 동물이다. 지식과 계몽을 가장하고 선의를 앞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약자를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려 하는 무의식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지식인이 잘 빠지는 독선의 함정이다. 우리는 문명중독에 걸려서 본래의 야만성을 잊어버렸다. 인간은 원래 야만한 존재다. 지식인도 야만하고 계몽주의도 야만하다. 소인배의 권력의지가 숨어 있다. 대상을 장악하고 핸들링을 하는 기능 중심의 사유가 아니면 안 된다.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려고 하므로 망하는 것이다. 선이든 악이든 진보든 보수든 선택하면 망한다. 츤데레 하다가 망한다. 낯 가리다가 망한다. 인간은 힘을 원하고 힘은 2를 1로 합치는 것이며 곧 차별을 극복하는 것이며 차별의 존재를 인정해야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사랑이니 자비니 하는 막연한 말로 뭉개려고 하면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