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행태는 지난 세기에 나온 고전영화 '넘버 3'의 송강호를 연상시킨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영화 포스터부터 딱 윤석열이네. '넘버 3'는 삼류에 대한 영화다. 조폭만 삼류가 아니다. 한석규가 분한 서태주의 아내로 나온 박현지는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삼류다. 어? 쥴리잖아. 쥴리에게 시를 가르치는 랭보도 3류 시인이다. 어? 진중권이잖아. 3류 중에 3류는 송강호가 연기한 '조필'이다. 조필이라는 이름부터 뭔가 '조삐리'스럽다. 그의 행동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사장 정도 지위에 있는 사람이 부하들 모아놓고 건들거리는 행동이다. 딱 윤석열이다. 헝그리 정신이니 무대뽀 정신이니 하며 뭔가 철학이 있는 것처럼 개소리를 하지만 그냥 깡패다. 무식한 주제에 아는 척을 하고 사람을 가르치려 든다. 그렇다. 윤석열은 영화에서 툭 튀어나온 3류 깡패 실사판이다. 그의 행동, 사상, 습관이 모두 '넘버 3'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가장 역겨운 캐릭터인 조필이 떴다. 관객들은 조필을 보고 열광했다. 어? 이건 아니잖아. 관객이 영화를 거꾸로 해석하는 사태를 보고 감독 송능한은 뒤집어졌다. 그래서 본심을 밝혔다. 영화 세기말이 만들어진 이유다. 세기말은 넘버 3의 해설판이다. 니들이 돌대가리라서 이해를 못한다면 이해시켜 주지. 평론가를 욕하는 영화 세기말을 찍고 한국을 떠났다. 평론가는 개새끼다. 그런 내용이다. 똑똑한 놈은 무식한 놈에게 깨진다. 무식한 넘은 더 무식한 넘에게 깨진다. 세상이 너무 엿같다.
재떨이=전두환 같은 무식한 넘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랭보다. 랭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평론가들이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송능한은 세기말을 찍었다. 그리고 파멸했다. 랭보는 빌어먹을 평론가들이었던 거다. "자네는 마누라한테도 별을 주고 그러나? 마누라 얼굴은 두 개 반, 젖퉁이는 별 세 개. 사랑하는 대상이라면 신중해야지. 영화를 밥그릇으로 보니까 함부로 별을 주고 그러는 거 아냐? 천박한 짓이야. 그런 짓 하지 마." "20자평이라면서 20자도 못 지키는 인간들.." 송능한은 누구처럼 타살되었다. 아니 자살이라도 나쁘지 않다. 캐나다에 피둥피둥 살아있다. 3류가 자신이 3류라는 사실을 알아챌 때 희망이 있다. 넘버 3는 희망에 관한 영화다. 랭보가 고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희망이 없는 세상에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게 희망이라는 아이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