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8년에 네덜란드 안경업자가 발명한 망원경이 1년 만에 갈릴레이 손에 들어가서 개량되었다. 갈릴레이는 멀리까지 내다보았다. 그의 가슴에는 빅 픽처가 그려졌다. 그는 판을 완전히 갈아엎으려고 했다. 세상을 다 바꾸려고 했다. 고작 하나의 단서를 잡았을 뿐인데도 말이다. 그러다가 기존질서의 관성력에 깨졌다. 갈릴레이가 물질의 관성은 보았는데 구체제의 관성은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갈릴레이 이후 과학사는 갈릴레이의 해석에 불과하다. 인류는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었을 뿐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구체제의 관성은 여전히 완강하다. 갈릴레이의 관성이 무엇일까? 맞물려 있음이다. 관성이 구조다. 구조론은 세상이 톱니가 맞물려 돌아간다는 견해다. 둘 이상이 서로 맞물려 있으므로 물질이 성질을 획득한다. 둘이 맞물리는 방식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21세기 이 시대에 또다른 빅 픽처가 필요하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구가 돌든 태양이 돌든 엔진이 있어야 한다. 무엇이 우주를 돌리는가? 구조론은 서로 떨어진 두 입자가 계를 이루고 맞물려 돌아가면 파동의 성질을 획득한다는 거다. 파장이 같아져서 균일한 계를 이룬다. 우주를 돌리는 엔진은 그곳에 있다. 인류에게는 또 하나의 망원경이 필요하다. 그것은 의사결정구조를 보는 망원경이다. 구조론은 둘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이다. 맞물리면 안정된다. 안정되면 이긴다. 지면 하나의 맞물림에서 또다른 맞물림으로 옮겨간다. 그 엔진에서 변화가 격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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