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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740 vote 1 2011.01.04 (17:01:12)

 

  “천정배 의원께 드리는 고언”

  ‘이쪽 세력의 대표성부터 얻는게 수순.’


  천정배 의원 요즘 잘 하고 있지만 불안하다. 소 발에 쥐 잡은 표정 짓고 있다. 참여당과 통합 운운하며 벌어들인 자산 다시 까먹기 시작이다. 지금까지 통합론 꺼내서 망가지지 않은 정치인이 없다.


  왜 모두들 망해먹은 그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는가? 바본가?


  통합론 꺼내면 약하게 보인다. 이건 뭐 집안에 쌀이 떨어졌는데.. 곧 죽어도 ‘인천공항에 배들어오면’ 하고.. 전혀 말이 안되더라도.. 일단은 큰 소리를 쳐놔야 가족이 가장을 믿고 진정하는 법인데.. 가장이 밖에 나가서 돈 벌어올 생각은 안 하고 안방에서 꾸물대며 장롱밑이나 뒤져서 동전 주울 생각으로 있으니..


  ***.. 큰소리는 상대방이 나중 자신을 추궁할 근거가 되므로, 정치인에게는 일단 플러스다. 지키지 못할 공약이라도 하는 자가 이긴다. 지키지 못해도 약속불이행을 추궁할 단서를 남겨둠으로써 유권자에게 곁을 내줬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의를 보이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7퍼센트 성장 못지켰지만, 그 방법으로 보수유권자들이 달려들 근거를 줌으로써 곁을 내준 것.. 이건 뭐 청춘남녀가 연애할 때 목숨걸고 사랑하겠다고 말 인심 쓰는 것과 같이 당연한 거..***


  천정배의 섣부른 통합론은.. 집안에 쌀이 없으니 오늘부터 내핍이다. 둘째아들 참여당과 셋째아들 민노당은 하루 두끼로 식사를 줄여라.. 이렇게 내부단속 들어가면? 가장이 바깥살림을 안 하고 왜 집안일에 나서지?.. 비전이 없어 보이는 거다. 참 없어보인다. 그러므로 다들 떠난다.


  생각있는 정치인이면 가난할수록 오히려 자식들 기죽지 않게.. 먹는거 하나는 제대로 챙겨먹인다. 빚을 내서라도.. 참여당, 민노당 단속하겠다는 태도는 비전의 부재를 드러내는 것.. 니들이 딴짓해도 전혀 신경 안 쓴다. 어차피 부처님 손바닥 안이니까..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여유를 부려야 한다. 그래야 믿음이 간다.


  민주당 개혁하겠다는 것도 웃기는 소리다. 지금 민주당은 개혁이 필요한게 아니고 비전이 필요한 거다. 과거 민주당 안에서 발목잡던 꼴통들 지금은 다 없어졌다. 권노갑도 없고 한화갑도 없고, 박상천도 요즘 조용하다. 뭐가 문제야?


  있는 자산 쥐어짜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태도 자체가 글러먹은 거. 밖으로 나가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고 큰소리를 쳐야 그게 참된 정치인이지.


  무엇인가? 천정배가 뜨려면.. 안에서 뭔가 쥐어짤 것이 아니라, 내부를 통제하려 들 것이 아니라, 안은 포기하고.. 집안일은 다른 정치인에게 넘기고.. 밖에서 양식을 조달해와야 한다. 외부에서 표를 벌어와야 하는 것이다.


  정동영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큰소리 치는데, 이건 적어도 밖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러므로 이치에 맞다. 문제는 정동영에게 그런 대표성이 없다는 것. 수순이 있다. 포석을 먼저 한 다음에 행마를 하는 거다. 일단 대표성을 얻고 그 다음에는 멀리 밖을 바라봐야 한다.


  대표성을 얻으려면 밖에서 표를 벌어와야 하고, 그러려면 곧 죽어도 영남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있는 표 지킬 생각 버리고, 없는 표를 뺏어와야 한다. 그런데 포지션으로 말하면 유시민이 일단 유리하다. 유시민이야말로 밖에서 표를 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의 약점은 영남표를 얻을수록 호남표가 나간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천정배는? 유시민을 활용해야 한다. 유시민을 활용하려면 유시민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 무엇인가? 유시민이 천정배와 손을 잡더라도 유시민 지지자의 ‘가오(이건 왜말.)’가 죽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유시민 지지자의 체면을 깎지 않고 연대하려면? 먼저 이쪽 진영의 대표성을 얻어야 한다. 그 방법은 줄기차게 이명박을 까는 거 외에 없다.


  이명박을 까면 이명박과 대등한 급이 된다. 우선 급을 맞추는게 중요하다. 과거 진중권, 노회찬 등이 무리하게 노무현 대통령을 깠던 이유도 그 목적이었다. 자기 진영에서 대표성을 얻기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과 진흙탕 난타전을 벌이면, 유권자 뇌리에는 ‘둘이 치고받고 싸우는거 보니 둘이 똑같군 똑같애’ 이렇게 된다. 둘이 똑같을 경우 누가 이득을 보겠는가?


  결론.. 천정배가 뜨려면 얼굴에 철판깔고, 이명박과 집요한 난타전을 벌여서, 진흙탕 싸움이라도 해서, ‘이명박이나 천정배나 둘이 똑같군 똑같애’ 하고 유권자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선 급이 이명박급이 되고.. 이 정도면 상당히 유리해진다. 물론 이명박은 결코 천정배를 상대하려 들지 않겠지만, 이미 한 번 미끼를 물었기 때문에, 결국은 두 번 걸려드는 붕어가 된다. 원래가 붕어수준이고.


  이명박도 노무현 대통령 반대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차용했다. 적의 반대편에서 적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대표성을 얻는 것이다. 이게 포지셔닝 게임이론의 핵심. 사실 2007년에 노무현 지지표가 상당히 이명박 지지로 옮겨갔다. 이명박이 이미지 측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비슷하게 보여서 급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상고나온 점, 자수성가한 점, 여의도식 정치와 차별화한다고 사기친 점이 먹혔다.


  상대방과 일정부분 겹치면서 상대방의 반대편에 서 있을 때 크게 세가 모여든다. 씨름선수처럼 서로 샅바를 잡고 반대편에 서는 것. 그러므로 천정배는 무조건 이명박을 까서, 이명박 반대편에서 이쪽 세력의 대표성을 얻어야 한다. 그렇게 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짠 다음, 유시민과 연대해야 한다.


  이 법칙은 정동영이든, 김두관이든, 손학규든 다른 정치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김두관은 도지사라서 어렵고, 정동영은 워낙에 바보라서 안 되고, 손학규는 인간적으로 포기했고, 천정배는 머리는 좋은 사람인데 왜 이런 기본을 못 하는지 모르겠다.


   ###


  요즘 이쪽 진영에서 집권전략이랍시고 이런저런 소리 하는게 들려오는게 다들 허랑방탕하다. 장하준, 조국, 김호기, 오연호, 김규항 이런 애들 헛소리 지겹다. 되도 않은 노선타령, 애들 장난도 한 두 번이지. 유아틱하긴. 그 중에서 가장 어처구니없는 것이 반신자유주의 구호.. 이 단어 이해할 국민 몇 프로 될까? 남대문 시장에서 조사하면 약 5프로? 명동에서는 약 10프로?


  - 애들 밥은 먹여야 하지 않겠는가? (전 국민이 명확하게 이해한다.)

  - 반신자유주의 (그거 떠드는 지들도 그게 무슨 말인지 제대로 모른다.)


  적어도 국민이 이해하는 단어를 쓰는 점은 한나라당이 잘했다. 747, 대운하, 사대강, 햇살론, 보금자리, 뉴타운.. 이런 건 찬성하든 반대하든 적어도 무슨 소리 하는지 국민이 이해는 한다. 이해하면 자기편으로 여기는 것이 사람 심리다. 정치는 논리가 아니고 심리다. 이론이 아니고 본능이다.


  부디 논리로 이기려들지 말고 심리로 이기고, 이론으로 이기려들지 말고 본능으로 이겨라. 이게 진짜다.


  지난 수 년간 이쪽은 어떠했던가? 국민이 이해하는 단어를 썼던가? 노무현 대통령때 많이 쓴 ‘로드맵’.. 이 단어를 국민이 이해못해서 크게 손해봤다. 정권인수팀에 교수들이 너무 많아서 나온 말.. 국민은 공연히 따귀맞은 느낌. 적어도 선거는 국민평균 수준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 평균은 중2수준이다.


  이것부터 반성해야 한다. 기발하고 놀라운 정책 필요없다. 정책은 허경영이 제일 잘 한다. 정책타령 필요없고 노선타령 필요없고 정치는 기본이 되어야 한다. 기본은 첫째 호남표 지키고 영남표 가르는 것이고, 둘째 줄기차게 싸워서 이쪽 세력의 대표성을 얻어 내부 구심점을 만드는 것이고, 셋째 국민이 이해하는 단어를 써서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이런 기본만 지키면 이긴다. 


  손학규 민생대장정.. 이건 진짜 괴상한 바보정치다. 돌았나? 2002년에도 이런 바보짓 해서 필자가 많이 비판했는데 그 짓을 또 한다. 모택동의 장정은 외부로 나간 것이다. 중국의 영토를 티벳에다 몽골에다 만주까지 확대시켰다. 일본이 만주와 대만 빼앗고, 그 겨를에 몽고와 티벳이 당연히 중국에서 떨어져나가게 되어서 과거 명나라 영토로 축소될 판국에, 모택동이 외부로 치고나가 대륙을 크게 한 바퀴 크게 빙 돌아버리는 바람에 중국의 판도와 관심이 크게 확장된 것이며, 이것이 중국인 입장에서는 새로운 비전으로 보인 것이다.


  그렇다. 모택동의 승리비결은 비전의 제시다.


  무엇인가? 모택동 장정의 핵심은 ‘제국주의’다. 중국이 만주와 대만을 잃고, 티벳과 몽골을 잃고, 명나라 때의 중국영토로 축소될 위기에.. 모택동이 대륙을 한 바퀴 크게 휘돌아버리는 바람에.. ‘대중국주의’를 암시하여 중국인들이 급흥분.. ‘이야 이거 우리도 제국주의 한 번 하는 거야?’ 이렇게 된 것이 모택동의 진정한 승리비결인 것이다.


  노상 일본에 깨지고 서구에 얻어맞던 중국이, 모택동의 ‘대중국주의’ 암시에 의해, ‘이야 우리 한족이 만주족, 몽골족, 티벳족에 대만까지 아우르면서 어깨 힘 한번 주는 거야?’ 이렇게 된 것이다. 그에 반해 장개석은 어땠나?


  여러차례 일본과 휴전을 모색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장개석은 일본이 침략하는데도 ‘일본이 외부의 상처라면 공산당은 내부의 암이다’ 운운하며 내부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게 약한 모습을 보인 거다. 내부문제만 신경쓰는 장개석이 집권하면 만주, 대만, 몽골, 티벳은 다 중국영토에서 떨어져 나갈텐데? 이렇게 된 것이다. 이런건 이론 필요없이 본능으로 느낀다.


  알아야 한다. 외부로 치고나가면 공간이 넓어져서 저절로 내부가 정돈되고, 반대로 내부를 정돈하고자 하면 복잡해져서 도리어 내부가 분열된다. 방청소 하다가 보면 청소도중에는 더 복잡해진 경험 많이 해봤잖은가?


  손학규의 민생대장정은? 가장이 밖으로 치고나가도 부족할 판에 안에서 살림살이하겠다는 거다. 그래 너는 안살림이나 해라. 젠장! 이건 뭐 돌팍도 아니고. 밖에서 적과 싸울 생각 안 하고 안에서 아픈 식구들 간호나 하겠다는 발상. 민생은 총리가 챙길 몫, 스스로 총리급으로 규정하면 총리는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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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가 이기려면 방법은 딱 하나 뿐이다. 첫째 진보의 ‘진’자도 꺼내지 말것.. 이건 진보와 보수의 싸움이 아니라 포항 형제파 퇴치 국민대연합이다. 둘째 2라운드를 암시할 것.. 진보를 좋아하지 않는 중도파가 넘어오는 경우는 혹시 모를 2라운드를 보고 오는 것이다. 총선 다음에 대선이 있다. 총선 한판으로 끝나는게 아니고 대선으로 끝나는게 아니고, 그 다음에 또 뭔가 게임이 있을듯 암시해야 한다. 그래야 합리적인 보수표와 중도표가 멋도 모르고 따라온다.


  무엇인가? ‘진보가 보수를 제친다’가 아니라, 진보보수를 떠나 일단 공공의 적인 이명박 하나는 해결해놓고, 포항 형제파부터 먼저 퇴치하고, 그 다음 ‘다시 한번 겨뤄서 방향을 정하자’ 하고 애매하게 연막을 쳐야 하는 것이다. 일단 아닌 것을 배제하는 것이다.


  맞는걸 선택하려고 하면 각자의 의견차가 드러나서 안 된다. 그러나 일단 아닌 것을 배제하자고 하면 의기투합 된다. 초딩교실에서 이지메나 왕따가 왜 일어나겠는가? 아닌 것을 배제하는건 쉽게 합의가 되기 때문이다. 이건 뭐 자연법칙이다.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긴 것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아닌 한나라당’을 우선 배제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정치의 기본은 합의가 가능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합의해 나가는 것이다. 골치아픈 노선타령, 정책타령 다 필요없다. 줄기차게 이명박 하나만 까라. 그것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법칙이다. 그 방법으로 내부의 다름을 감추어라. 내부를 정돈한다며 묵은 상처를 헤집어서 감정 드러나게 하지 말고 일단은 덮어놓아라. 그래야 대표성을 얻는다.


  민주당 개혁시도 하지 마라. 참여당과 통합시도 하지 마라. 치고나가는 비전만 제시하면 내부문제는 저절로 다 해소된다. 비전이 없어서 안 된 것이다.


  모택동이 밖으로 치고나가서 길을 열었듯이, 곧 죽어도 밖에서 답을 얻어야 한다. 과거의 낡은 진보처럼.. 신자유주의 안 하고, 뭐 안 하고, 또 뭐 안 하고.. 주로 안 하겠다는 퇴행적 사고, 지금 한나라당처럼 복지 안 하고, 무료급식 안 하고, 햇볕정책 안 하고.. 뭐 안 하겠다는 퇴행적 사고.. 이거 망한다. 반드시 망한다. 뭐 안 하겠다는 걸로 정권잡은 세력 없다.


  747이고 운하고 다 뻘짓이지만 그걸 하겠다고 해서 된 거다. 노무현 대통령도 7퍼센트 성장, 행정수도 이전 다 못했지만 그걸 하겠다고 해서 정권을 잡았다. 성장도 하고, 복지도 하고, 이것저것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다 하겠다는 ‘대한국주의’ 치고나가야 한다. ‘작은 한국’이 아니라 ‘큰 한국’으로 가야 한다. 이것이 안에서 막힌 것을 밖에서 뚫는 비전이다. 이건 물리학이다.


  근혜는? 언급도 하지마라. 이회창, 고건도 초반 지지율이 높아 급식상한 결과 맛이 갔다. 초반 지지율 높으면 쓸데없이 국민의 기대감을 높이게 되는데, 국민의 기대수준만 높아져서.. 그럴수록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게 되는데, 이게 시간공격을 당한 효과.. 보여줄 것이 바닥나면 급식상.. 바로 간다. 근혜는 지금 자동 이회창코스, 고건코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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