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read 2385 vote 1 2021.11.08 (10:10:32)

어젯 밤 평창에서 집으로 차몰고 오는데 역시나 이천의 호법 분기점 부근에서 용인 양지까지 19km가 막힌다. 영동고속도로와중부고속도로 합류지점이니 이해도 간다.
쫄쫄쫄 정체구간을 갈 생각을 하니 좀 갑갑증이 몰려온다. 어쩌면 좋을까? 마침 네비 언니가 우회도로를 알려준다. 무려 15분이나 빠른 길이네. 진출입로가 몇 백 미터 안남았지만 1차선에서 살살 차선 변경해서 겨우 중부 고속도로로 접어들어서 이천의 국도로 우회를 했다. 신호대기중 확인해보니 덕평ic로 들어간다. 잘 되었다 싶었다. 도착 시간도 십 몇 분 줄어들었으니.
어라, 그런데 중간에 한 국도의 삼거리에서 신호대기를 3~4번 받고, 덕평 ic진입 삼거리에서 그만큼 신호를 받으니 결국 도착 시각이 마이너스 15에서 제로가 되었다. 옆에 있던 아내 말대로 하면 도리어 1~2분 늘었단다.
결국 우회하면서 시간은 못줄이고 기름값만 손해니 아내는 괜히 나갔다며 투덜투덜.

음.. 그런데 과연 그럴까? 우회도로로 운전하며 새로운 루트를 알게 되었다. 고속도로 쫄쫄쫄 보다는 우회로가 지루함이 덜했다. 만약 아까 이 길로 안오고 정체된 원래 길로 갔다면 우회도로로 못나간 걸 아쉬워했을 거다. 앞으로 비슷한 시간에 우회도로 감속 메시지가 떠도 우회하진 않을 거다. 딱 떠올려봐도 장점이 4가지나 된다.

교직도 이와 비슷하다. 샘들은 결과가 안좋으면 괜히 했다고 후회를 한다. 그냥 후회만 하면 다행인데, 주로 반 애들과 감정 싸움으로 이어져서 뒤끝도 안좋다. 너무 위험하지만 않으면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옳다. 실패는 없고 실전 데이터가 쌓인다. 실패한 만큼 나중에 성공의 확률도 올라간다. 부족한 부분은 원인을 분석해서 보완하면 된다. 교육의 방향만 맞다면 그리 걱정할 것이 못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판단한다. 교육의 아버지라는 페스탈로찌를 보라. 그는 늘 실패만 했다. 그가 산 시대야 말로 격동과 혼란 그 자체였다. 성공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정상이다. 한 인간 자신의 교육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논하는 것은 그 당시로서는 알 수가 없다. 지나고 나야 성공인지 아닌지 어렴풋이 알 수가 있다. 교육은 지금 현재가 가장 중요하나, 교육은 큰 흐름이 있고 그 효과와 부작용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 자체의 변화와 성장의 그러하다. 교육백년지대계의 마음으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안목을 갖고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모든 교육자가 할 일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2643
2046 가설연역법에 기반한 상호작용 시스템 chow 2022-12-11 2134
2045 손주은이나 대치동 똥강사들보다 100배 낳은 최겸 image 3 dksnow 2022-12-07 4301
2044 장안의 화제 Open AI chatbot (ChatGPT) image 6 오리 2022-12-06 2657
2043 한국이 브라질을 작살내는 법 chow 2022-12-04 2200
2042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2-12-01 1664
2041 12/1 유튜브 의견 dksnow 2022-12-01 1428
2040 대항해 시대 kamal 툴 dksnow 2022-11-21 1927
2039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1 오리 2022-11-17 1926
2038 중국 농촌의 토지정책 1 mowl 2022-11-13 2368
2037 나의 발견 SimplyRed 2022-11-06 2652
2036 심폐소생술과 하인리히법 chow 2022-11-04 2681
2035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2-11-03 2547
2034 현 시대에 관한 개인적일 수 있는 생각들.. SimplyRed 2022-10-29 3101
2033 사이비의 돈벌이 구조 dksnow 2022-10-27 2847
2032 돈이란 무엇인가 dksnow 2022-10-20 3238
2031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1 오리 2022-10-20 2633
2030 IDC 사태와 닫힌계 레인3 2022-10-16 2735
2029 지식과 권력 systema 2022-10-15 2592
2028 80년대-90년대-2000년대-2010-20년대 한국사회 dksnow 2022-10-14 2623
2027 지금 우리 교육은 모순의 시대 3 이상우 2022-10-12 2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