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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79 vote 0 2021.10.20 (11:53:47)

    이낙연은 괜히 이명박근혜 사면론 꺼내서 한 방에 갔다. 상대편 공격은 맞대응을 하면 되는데 제 발로 자살골 차면 수습할 수 없다. 윤석열도 마찬가지다. 그는 진심으로 전두환이 정치 하나는 잘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본심을 숨기고 전략적인 발언을 하는게 문제다.


    경상도 사람도 전두환 싫어한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는다. 경상도의 전두환 옹호 분위기는 그걸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심산이다. 그들에게 전두환은 호남에 맞서는 대항무기다. 우리도 김대중 안 건드릴 테니 너희도 전두환 건드리지 마라. 이런 암묵적 휴전선을 만든다. 


    윤석열이 그걸 모르고 낚인 것이다. 친일파 중에도 '나는 일본 싫어하는데 내가 왜 친일파냐?'고 항변하는 사람 많다. 그들에게 친일은 대항수단이다. 종북 대 친일 프레임을 무기로 쓰는 자는 친일파 맞다. 여성차별 하면서 '나 여자 좋아하는데? 여자들도 나 좋다던데? 


    친구로 지내는 여자가 백 명인데? 이러는 조영남들 많다. 사적으로 여성과 친하게 지내면 페미니스트 되냐? 여성차별 이용해서 자기 입지를 다지는 자는 차별주의자가 맞다. 공화당 극우에 트럼프 패거리 중에도 자기 주변에 흑인 친구들 많다고 자랑하는 사람 많다. 


    개인적인 선호와 관계없다. 흑인과 친하게 지내면서도 정치판에서는 흑인을 씹어서 뜨려는 자는 인종차별주의자 맞다. 트럼프는 흑인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다. 흑인에 유리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차별주의자 아니다. 


    개인의 선호와는 상관없다. 전두환의 죄는 국민의 신분을 시민에서 농노계급으로 낮춘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은 대한민국에서 시민이 사라질 때까지 영원히 단죄된다. 국민이 헷갈릴 때마다 국가의 방향을 재확인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전두환 반대로만 가면 된다. 


    위기 때마다 국민은 만만한 전두환 때리기로 해결한다. 뭔가 아리송 하면 전두환 대가리 한 번씩 때려주고 오면 풀린다. 전두환의 문제는 의리의 문제다. 국민을 물리적인 통제대상, 이용대상, 처리대상으로 보느냐 아니면 내 가족과 같은 의사결정의 주체로 보느냐다. 


    부모와 자식의 의리, 부부간의 의리, 동료와의 의리, 국가와의 의리가 있다. 민주주의는 의리로 맺어진다. 국민의 목숨을 베트남에 용병으로 팔아먹어도 경제성과만 내면 된다는 생각이라면 선거를 왜 해? 돈이 남아도냐? 군대 동원해서 밟아버리고 전두환처럼 하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자는 선거에 나올 자격이 없다. 전두환 식으로 실무자에게 맡기고 신선놀음 한다는 생각이 노자의 무위정치다. 서태후는 실권을 장악하고 50년간 아무 것도 안 했다. 청나라는 망했다. 명나라 만력제 역시 48년간 집권하면서 아무런 일도 안 했다.


    10년은 섭정에 맡기고 30년은 조회에 나오지 않았다. 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민주주의는 모든 것을 국민에게 보고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 실행하는 제도이며 상호작용 과정에 국민이 똑똑해지게 하는 제도다. 민주주의는 국민을 훈련시키는 과정의 예술이다.


    상호작용이 민주주의 본질이며 일방작용은 반역이다. 국민은 정치에 무관심한데 세습 정치인이 실무를 잘해서 그럭저럭 굴러간다는 일본과 같은 생각을 가진 자가 타격해야 할 토착왜구다. 한국은 한류를 일으키고 세계를 주도해야 하는 사명을 얻은 특별한 나라다. 


    어쩌다 일이 그렇게 되었다. 한국은 국민이 잘해야 한다. 국민이 일당백의 전사가 되어야 한다. 일본처럼 섬에 짱박혀 있으려면 몰라도 거대중국과 인접한 채로 세계무대로 나서려면 국민 모두가 잘해야 하는 것이고 실무자에게 위임하는 후진국 방법으로는 안 된다. 


    후진국에서 그런 방법이 잠시 성과를 낼 수 있으나 그 과정에 국민이 멍청해지므로 결국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노태우 시절 성인의 평균학력이 중 2였다. 지금은 전 국민이 대졸이다. 이명박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하듯 국민 모르게 하면 안 된다는게 국민과의 약속이다.


    촛불은 약속했다. 실용적인 결정이라도 국민 모르게 편법에 꼼수로 처리하기 없기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국민을 똑똑하게 만들고 국민의 동의를 거치고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정도로 가야 한다. 우리는 인류문명의 제 일선에서 세계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이 정치 하나는 잘했다는 말은 독재시대를 기준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국민이 변한 것이다. 일본총독이 조선을 잘 다스렸다는 말과 같다. 일본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다. 조선이 독립하여 환경이 변한 것이다. 그러므로 윤석열이 자기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없다. 


    윤석열 기준으로는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출신성분은 속일 수 없다. 흑인은 백인이 될 수 없고 토착왜구가 사람 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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