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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860 vote 0 2003.08.10 (15:03:23)

summer라는 단어의 어원에는 ‘절정’이란 뜻이 있소. 8월 10일 오늘이야 말로 여름의 절정, 더위의 절정, 피서철의 절정, 바캉스의 절정이라 생각되오.

허나 올 여름은 예년 만큼 덥지 않은 것 같소. 더위가 유럽 쪽으로 다 몰려가버린 건지, 10호 태풍 아타우가 오츠크해 기단을 끌어내렸는지, 어젯밤에도 나는 열대야를 겪지 않고 편히 잠들 수 있었소.

절정의 피서철이오. 산으로 바다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은 인터넷에서 허접한 썰을 풀어보는 것도 피서의 한 방법으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되오.

『오른편 입 튀어나온 아저씨! 그대의 착각이오. 착각 조심해야 하오. 이 더운 여름에 말이오.』

노무현의 천하 3분 지계
가히 노무현의 태평시절이오. 한나라당 수뇌부가 최근 대구에서 열차사고로 2명 죽는 등 시국이 어수선하다는 이유로 대통령 탄핵을 시사(?)했다 하오. 영삼이 시절 수억 죽었을 때는 탄핵 안하고 뭐했는지 모르겠소. 하여간 지금 상황은 매우 좋소. 왜? 노무현은 맨손으로 시작했기 때문이오. 잃을게 없으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것이오.

『룰루 랄라~』

DJ는 50년 만에 정권교체를 실현했고, 당선되자 마자 최악의 IMF를 만났소. 어렵게 지역감정을 뚫고 당선되었으니 큰 짐을 지고 시작한 것이오. 성공한 정권이 되기 보다는, 실패하지 않은 정권이 되어야 했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총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DJ는 실패하지 않았소.

노무현은 다르오. IMF를 만난 것도 아니고, 『호남은 안돼, 빨갱이는 절대 안돼!』 이런 이상한 미신과 싸우고 있는 것도 아니오. 그러므로 실패하지 않은 정권이 되기 위해 지역주의와 손잡는 편한 길을 택하기 보다는, 성공한 정권이 되기 위해 지역주의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 해도 밑져야 본전인 셈이오.

제갈량이 다시 돌아온다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오. 왈 『천하3분지계』이오. 노무현이 정치판의 독립변수로 출범하여 새로이 터를 닦아야 하고, DJ와는 거리를 벌리고 제휴를 해야하고, 둘이 협공하여 조조가 된 한나라당을 토벌해야 하오.

즉 노무현과 DJ의 간격벌리기가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데는 더 유리하다는 것이오. 정치는 50 대 50의 법칙에 지배되오. 노무현과 DJ가 너무 가까워지면 노무현과 DJ가 합쳐서 50을 먹고, 한나라당이 가만 앉아서 나머지 50을 먹는다 말이오. 반대로 노무현과 DJ가 거리를 벌리면 벌릴수록 한나라당의 몫은 1/3로 줄어드는 것이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지지도 순위가 1위 노무현, 2위 민주당, 3위 한나라당으로 나와 있소. 이는 노무현이 민주당과 거리를 벌리고, 청와대가 독립변수가 되므로서 한나라당이 가만 앉아서 손해를 보았다는 것을 뜻하오.

국민의 눈으로 보기에 청와대, 민주당, 한나라당 이렇게 3개의 독립적인 정치세력이 있는 것이오. 국민들이 노무현과 민주당을 별개의 정치세력으로 구분하여 판단하므로서 노무현 지지율도 그만큼 떨어졌지만 관심권에서 멀어진 한나라당은 더 떨어졌소.

노무현과 민주당이 티격태격 할수록 한나라당은 잊혀진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오. 그 때문에 다급해진 최병렬들이 관심이라도 한번 끌어보자고 대학생이 미군부대를 관람했다는 등 시시한 이유로 대통령 탄핵을 암시하고 그러는 것이오. 하여간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되오.

결론.. 천하가 3분되면 노무현은 구주류의 이탈로 일시적인 손해를 보게 되지만, 대신 DJ집안 더부살이를 끝내고 독립적인 나와바리를 구축하게 되므로서, DJ와 노무현의 제휴가 유효하다는 전제 하에 전체적으로는 이득을 보오. 아슬아슬한 모험이지만 정치는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이 맞소.


조중동을 보는 90퍼센트의 바보들을 어이할꼬.
현대자동차가 노조의 경영참여를 수용했소. 중앙일보 라이브폴을 보니 네티즌의 90퍼센트가 노조의 경영참여에 반대하고 있소. 문제는 반대표를 던진 90퍼센트의 네티즌이 중국인이나 미국인이 아니고 우리 한국인들이라는 점이오.

그들 90퍼센트 중 대부분은 노동자일 것이오. 노동자 스스로가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오.

『난 노동자야! 나 같은 사람은 경영에 참여하면 안돼. 왜? 나는 바보거든. 바보씩이나 되니까 조중동이나 보는거지.』

그들 90퍼센트 중 일부는 노동자가 아닐 것이오. 그들이 사용자라면 역시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오.

『난 사용자야. 노조가 경영에 참여한다면 나는 골치가 아파서 머리가 터져버리지. 나같은 바보에게 노조에 경영정보를 제공하면서 까지 사업체를 꾸려갈 능력이 있을리 없지.』

어쨌든 중앙일보 라이브폴에 응한 그 90퍼센트의 한국인들은 자신이 바보라고 굳게 믿고 있소. 바보들의 공통점은 문제 해결능력이 없다는 것이오. 그들은 자신에게 문제해결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고 굳게 믿고 있소.

그들은 어떤 문제가 주어지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원리 원칙에 매달리게 되오. 곧 하느님 말씀에 의존하는 것이오. 그들이 자본주의의 원칙이나 혹은 사회주의의 강령에 집착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오.

경영참여는 해결되어야 할 하나의 문제일 뿐이오. 문제는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이 나라의 노동자에게도 사용자에게도 없다는 점이오. 바로 이것이 한국인의 문제이오.

결론적으로 『노조의 경영참여를 수용할 것인가?』 이런 문제는 이렇게 받아들여야 하오. 과연 한국인들에게 그 정도의 문제해결능력이 있는가?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가? 없다면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의 난관을 두려워 하지 않고 문제에 도전할 것이가 아니면 겁쟁이처럼 문제를 회피하고 도망치기만 할 것인가?

정답은 나와 있소. 한국인이 죄다 바보라면 노조의 경영참여는 절대 안되오. 반드시 탈이 나고 말 것이오. 왜? 바보이기 때문이오. 반면 한국인이 바보가 아니라면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소.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그때그때 문제를 해결하면 되오.

하여간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어떤 문제이든 『선/악』 혹은 『옳다/그르다』의 교조주의적, 원리주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 말고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것이오.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골치아픈 문제라도 우선순위의 원칙을 적용하여 차근차근 풀어갈 수 있소.

북핵, 새만금, 원전수거물 처리장 다 해결되오. 그걸 해결 못한다면 한마디로 무능한 것이오. 옳거나 혹은 그르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능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오. 무더운 여름이오. 그럴수록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해결해보도록 하오.

단 하나 그 문제가 그들의 문제, 정부여당의 문제,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문제, 우리 한국인 모두의 문제라는 사실을 겸허한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오.


현대자동차 노동자 연봉이 수억 된다는데
자식 키워서 판검사 안시키고 현대자동차 생산직으로 입사시키겠다는 푸념이 들리고 있소. 좋은 생각이오. 제발 그렇게 좀 하오. 문제는 그런 기발한 생각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것이오.

자식 키워서 하버드 안보내고 포드자동차 노동자로 입사시키겠다는 말이 나돈 때가 1930년대이니 한국은 미국에 딱 70년 뒤진 것이오. 이거 자랑이 아니오. 크게 쪽팔리는 사실이오.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실질임금에 대해서는 양쪽의 주장이 달라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소. 여기서의 원칙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오. 나는 개입하지 않소. 고로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소.

중요한건 자본주의요. 자본주의의 원칙 중 하나는 기득권 존중이오. 소유권이든 특허권이든 경영권이든 다 기득권이오. 그렇다면 사용자의 경영권을 존중함과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기득권도 존중되어야 하오.

간단하오. 사업주는 일 빡세게 시키는 대신 연봉 더준다는 거고, 노조는 주 60시간 근무를 하더라도 일자리 나눠갖지 않고 혼자 다먹겠다는건데, 그게 노조의 기득권이라면 우리는 그 기득권을 존중해야 하오.

국가 입장에서는 한명이라도 고용을 늘리고 대신 근무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좋지마는, 경영측 입장에서는 한명이라도 인원을 줄이고 대신 월급을 더주는 것이 낫소. 노조와 사업주의 이해가 딱 맞아떨어진 경우요. 그러니 협상이 잘 타결된 것이오.

중요한건 노조도 하나의 기득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오. 그들이 만근을 채우고 5000만원 연봉을 받기 위해 주 60시간씩 일하며 코피를 쏟을 때, 그나마 일자리가 없어서 코피 좀 쏟아도 좋으니 일거리 좀 달라는 노동자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거요.

결론적으로 만사는 균형이고 균형은 조정하면 되오. 노조의 기득권도 그 『균형의 축』 중 하나라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조도 기득권을 주장하는 만큼 자기들의 주장이 균형을 잃을 경우 나라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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