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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566 vote 0 2003.07.21 (22:49:44)

서점가에 『북학』에 관한 책이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북학파의 주장은 청나라의 존재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조선의 양반들은 마치 청나라가 없는 듯이 행동했다. 명의 연호를 쓰는 등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국가에다 사대를 바치곤 하는 것이었다.

진실은 늘 은폐되어 있다. 이 그림에 숨어있는 20개의 인디언 얼굴처럼...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를 연상시킨다. 하긴 우리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없다』가 공식이었다. 있는 것을 있다고 해야지 없다고 해서 되겠는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한가지 말한다면 역사시대에 있어서 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 왔고, 거짓이 진실을 이겨왔고, 강짜를 놓는 극단주의자가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중도파를 제압해 왔다는 점이다.

논쟁을 벌이면 『청나라는 없다』고 주장하는 사대파가 승리한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논쟁을 벌이면 좌파가 항상 이기게 되어 있다. 양아치와 신사가 싸우면 항상 양아치가 이긴다. 신사는 양아치에게 몇푼을 쥐어주므로서 안싸우고 승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거짓과 진실이 싸워서 진실이 거짓을 이길 수는 없다. 진실이 이기려면? 싸워서는 이길 수 없으므로 안싸우고 이겨야 한다.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진중권들의 논법, 혹은 지역주의자들의 논법은 있는 것을 없다고 우기는 거다. 그들이 임의로 짜맞추어 놓은 논리틀 안에는 한나라당의 존재가 없다. 여전히 국민의 절반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현실은 온전히 무시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이비들의 논법은 늘 이런 식이다. 그들은 늘 북한은 없다고 말해왔고, 한나라당은 없다고 말해왔다. 문제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실제로 있고, 청나라가 있고, 대만도 있고, 팔레스타인도 있고, 한나라당도 있다는 점이다.

거짓이 속은 편하다. 『미국은 없다. 부시의 귀싸대기를 치고와라!』『한나라당은 없다. 특검 받지마라.』 얼씨구나 좋다.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기 시작하면 정치가 산으로 간다. 그 결과로 조선은 망했다. 조선은 망했지만 양반들은 500년간 떵떵거리고 잘 살았다. 죽어나는 것은 백성이지 큰소리 치는 먹물들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가 먹는 게임이다.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다수가 옳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다수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1년 12달 중 11달을 이기다가 막판 1달을 졌다는데 있다. 이건 또 무슨 조화인가? 다수가 옳다면 당연히 한나라당이 이겼어야 하지 않는가?

지난 20여년간 다수는 광주의 저항을 북한의 사주를 받은 폭도들의 난동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아무도 광주시민이 폭도였다고 믿지 않는다.  

단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왜곡보도했기 때문에, 그동안 다수 국민들이 전두환의 거짓에 속아서 잘못 알고 있다가 이제야 진실을 알게 된 것일까? 천만에!

물론 그런 사람도 일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중학교 2학년 역사교과서를 수업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광주시민은 폭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80년 그 당시에 알아챘어야 한다. 나는 몰랐다는 식의 변명은 인정될 수 없다.

까놓고 진실을 말하자. 광주시민이 폭도라면 바스티유를 습격한 프랑스시민도 폭도다. 당신이 세계사를 눈꼽만큼이라도 배웠다면 어떤 경우에도 광주시민을 폭도로 알아선 안된다.

알아야 한다. 진실은 무서운 것이다. 그대가 정녕 진실이라는 것의 생생한 실체를 알게 된다면 전율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회의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손을 들어주기다. 지난 20년간은 광주시민을 폭도로 규정한 다수가 옳았는데 이제와서 광주시민이 폭도가 아니라는 다수가 옳은가? 진실이 변했는가? 무엇이 진실인가? 다수는 어디까지 옳은가? 『옳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현실과 진실의 차이
필자는 겉으로 모순되어 보이는 두가지 명제를 논하고 있다. 하나는 현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하나는 그 현실이 인간을 기만하기도 하더라는 말이다. 이 지점에서 헛갈리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50년 전에는 일본제국주의가 현실이었다. 현실을 인정하기로 하면 60년 전에는 상해임시정부를 부인했어야 했다는 말인가? 상해임정을 인정한다면, 망하고 없는 명나라에 사대하는 조선의 양반들도 정당화되는 것이 아닌가?  

수구들은 현실을 강조한다. 젊은이들은 헛된 이상주의에 현혹되지 말고 현실을 냉정하게 보라는 식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북한의 현실적 존재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 625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북한은 존재하지도 않는 소련의 괴뢰이다.

DJ와 노무현의 연이은 승리로 수구들의 현실론은 해체되었다. 진실을 말하자! 현실이 능사는 아니다. 때로는 현실을 무시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제는 역으로 좌파들과 지역주의세력의 현실부정이 문제로 된다. 그들은 청나라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망하고 없는 명나라에 조공을 바친다. 무엇이 옳은가? 정답은 원래 없는가?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정답은 있다.

그러므로 역사를 배워야 한다. 역사의 실재성을 인정해야 한다. 살아있는 역사를 깨우쳐야 한다. 필요한 것은 정확한 예측이다. 역사를 배워야 예측이 가능하다. 그대가 프랑스혁명사를 배웠다면 조중동이 무슨 사기를 쳐도 광주시민을 폭도로 알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게임의 룰이 변한다는 점
모택동이 장개석을 이긴 이유는 하나다. 장개석이 이겼을 경우 모택동은 굴복하지 않는다. 전투는 계속된다. 10억 중국인에게 평화는 없다. 반대로 모택동이 이기면? 장개석은 굴복한다. 전쟁 끝 평화시작이다. 바로 이 차이다.

이회창이 이기면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 투쟁은 계속된다. 다시 화염병이 날고 최루탄이 터진다. 분신자살이 끝없이 이어지던 그 깜깜한 시절로 돌아간다. 반대로 노무현이 이기면? 한나라당은 굴복한다. 그 차이다.

이 지점에서 독자여러분은 뭔가 불공평하다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 역사는 원래 불공평하다. 왜? 룰이 바뀌기 때문이다. 긴장해야 한다.

이쯤에서 결론을 내리자. 민주주의는 다수가 먹는 게임이다. 항상 다수가 옳다. 문제는 다수의 견해가 지속적으로 변해왔다는 사실이다. 언뜻 모순되어 보인다. 진실은 따로 있다. 본질은 룰의 변화다.

지자체에서는 다들 한나라당을 찍었다. 대선에서는 노무현을 찍었다. 지자체와 대선의 판단기준이 다르다. 지자체에서는 나도 민노당 찍었다. 판단기준이 달라졌다. 두 선거에 다른 룰이 적용된다. 문제는 그 룰 자체가 변한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역사이래 늘 거짓이 진실을 이겨왔다. 거짓은 싸워서 힘으로 이겨왔고 진실은 져도 항복하지 않으므로서 이겨왔다.

논쟁을 벌이면 항상 진중권들이 이기게 되어 있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양아치와 신사가 싸우면 항상 양아치가 이기게 되어 있다. 신사는 양아치에게 은전 몇푼을 쥐어주는 방법으로 안싸우고 이겨왔다. 이 지점에서 신사는 게임의 룰을 바꾼 것이다.  

그대 등신이 아니라면 기존의 룰에 연연하지 말라

희망돼지가 속임수라고? 그래서 억울해? 속아넘어가는 넘이 등신이지!.

기존의 룰을 인정하기로 하면 기득권이 있는 구주류가 이긴다. 신주류의 깽판은 반칙이다. 노무현의 희망돼지는 반칙이다. 선거법 위반이다. 기존의 룰을 인정하기로 하면 한나라당이 이긴다. 억울한가?

문제는 개혁의 이름으로 룰을 바꿔버린다는데 있다. 기득권을 빼앗아버린다는데 있다. 한니발은 전투력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 전쟁의 규칙을 바꾸어서 이겼다. 이순신은 일본에 없던 화포라는 신무기로 이겼고, 알렉산더는 그 이전에 없던 기병으로 이겼고 나폴레옹은 혁명의 이름으로 교회의 종을 징발해서 대포를 대량으로 생산해서 이길 수 있었다.

혁명의 이름으로 교회의 종을 징발한다? 한나라당은 불법이라며 나폴레옹을 선관위에 고소할 것이다. 그렇다. 불법이 맞다. 그러나 개혁은 불법 위에 초법이다. 좌파들의 논리, 한나라당의 논리, 지역주의세력의 논리는 기존의 룰을 고집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주장하는 기득권 위주의 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노무현은 불법성이 다분한 희망돼지로 이기고 인터넷으로 이겼다. 진중권들은 속임수라고 말한다. 그렇다. 역사는 언제나 속임수이다. 긴장하라. 역사에 속고, 역사에 뒤통수 맞고 뒤늦게 땅을 치고 통곡해봤자 소용없다.

그렇다. 역사가 이완용을 속이고 역사가 말당선생 서정주를 속이고 역사가 한나라당을 속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터넷이 진중권들을 속였다. 그래서? 억울한가? 역사가 미운가? 인터넷이 미운가?

한나라당은 뒤늦게 부정선거니 뭐니 하며 희망돼지를 시비하고 있지만 선관위는 사전선거운동을 폭넓게 허용하는 방법으로 룰을 바꿔버린다. 불법이라고? 그렇다면 법을 바꾸라! 하기사 인터넷의 새로움 앞에 기존의 룰이 무용지물이다.

그려! 속임수 맞아. 재주있거든 니들도 한번 나를 속여봐!
진중권들의 속임수론은 등신들의 변명에 불과하다. 그래 잘난 당신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우리를 한번 속여봐라! 창돼지도 만들어보고 창프라이즈도 해봐라! 속아줄테니 우리를 한번 속여넘겨 봐라!

낡은 것은 굴복한다. 이미 테스트되었기 때문이다. 박통의 북풍정책은 굴복한다. 이미 50년 독재를 통해 충분히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DJ의 햇볕은 굴복하지 않는다. 지금껏 시도된 바 없었기 때문이다. 명백한 차이가 있다.

양아치는 강짜로 이기고 신사는 룰을 바꾸는 방법으로 승리한다. 당신은 뭔가 불공평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다. 참과 거짓 사이에 공평은 없다. 신은 선과 악 사이에서 절대로 공평하지 않다.  

말이 길었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개혁은 룰을 바꾼다. 진중권들의 희망돼지에 대한 시비는 기존의 룰을 고집하자는 거다. 수구가 달리 수구랴! 기존의 룰을 고집하는 일체의 행동이 바로 수구다. 그렇거든 이제 고정관념을 깨고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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