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어떤 상태는 에너지의 확산방향이며 사건은 에너지를 수렴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합기도를 배우면 된다. 합기라는게 뭘까? 힘을 쓰려면 몸을 펼치게 된다. 완전히 펼친 상태가 되면 어떻게 될까? 당장 쓸 수 있는 힘은 0이 된다. 위기다. 급소와 같다. 힘을 쓴다는 것은 몸을 굽혔다가 펴는 것이다. 합기는 상대의 신체를 완전히 펼치게 만들어 상대의 힘을 0으로 이끈다. 그 상태에서 자빠뜨리기는 매우 쉽다. 손가락 하나로 쓰러뜨릴 수도 있다. 합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백퍼센트 힘을 쓰지 말고 힘을 따로 비축해둬야 한다. 왕년에 영천할매돌로 여러 번 설명했다. 10킬로 정도 되는 돌인데 쉽게 들 수 있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 자세가 바르게 된다. 불량한 자세로 기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돌을 들 때 팔로 드는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등과 허리를 구부렸다가 펼치면서 드는 것이다. 팔힘으로 드는게 아니라 등과 허리의 힘으로 드는 것이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 자세가 바르게 된다. 등이 곧게 펴지므로 등을 쓸 수 없다. 순전히 팔힘으로 들어야 한다. 문제는 돌을 드는 과정에서 팔힘을 다 써버렸다는 점이다. 천천히 들기 때문이다. 빨리 들면 관성력이 남는다. 기도를 하고 조금씩 힘을 가하여 천천히 들면 돌이 딱 붙어서 들리지 않는다. 근육의 공세종말점이 있다. 완전히 펼친 상태에서는 1센티로 전진할 수 없다. 언제라도 접었다가 펼치는 것이다. 사무라이가 칼박치기로 교착된 상태에서 살짝 힘을 빼주면 상대가 앞으로 자빠진다. 그때 약간의 힘으로도 쉽게 상대를 쓰러뜨린다. 합기도의 합기원리와 영천할매돌 원리가 정확히 같다. 펼친 상태에서 더 펼칠 수 없다. 자연의 어떤 상태는 외력의 작용에 대해서 펼친 상태다. 달리고 있어도 그 방향으로 펼친 상태다. 달리는 사람은 살짝 밀어도 쓰러진다. 주춤서기로 접으면 견고하다. 동적 상태에서 외력의 작용이 대상의 방향을 바꾸기는 쉬운 것이다. 권투선수가 힘을 쓰더라도 왼손으로 잽을 날렸다가 거둬들이며 오른손에 힘을 싣는 것이다. 접어야 힘을 쓴다. 상대가 접지 못하게 하면 이긴다. 대칭은 몸을 접는 것이다. 접어야 힘을 쓴다. 펼쳤다가 접으려고 하는 순간이 인체가 가장 취약한 상태이다. 상대가 접는 것을 방해하면 된다. 펼친 상태에서 외력이 작용하면 외력과의 관계는 힘의 수렴이 된다. 그때 대상과 나와의 접점이 축이다. 그 축을 내가 장악하면 내 맘대로 상대를 쓰러뜨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