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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840 vote 0 2021.04.10 (19:29:16)

    배신자의 변명      


    엘리트가 배신하는 이유는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받는 이유는 두목 침팬지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다. 리더 자격이 안 되는 자가 리더 호르몬이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 상황에서 도망치려고 한다. 인간의 타고난 서열본능 때문이다. 

  

    그게 스스로 서열을 낮추는 자해행동이다. 노무현은 육체를 죽였지만 진중권들은 영혼을 죽였다.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고 그만한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뜻을 품은 지사가 서열본능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더 큰 싸움판을 벌이는 것이다. 


    국가를 넘어 인류 단위, 진리 단위, 역사 단위, 문명 단위의 큰 싸움판을 벌이면 그 싸움의 최종보스는 신이다. 민주주의 제도의 최종보스는 국민이다. 신 앞에서 겸허해지고 국민 앞에서 겸허해질 때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다. 미국 엘리트는 쉽게 변절하지 않는다. 


    땅이 넓고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그 바닥에서 서열 1위가 아니므로 배신할 이유가 없다. 유럽 엘리트들도 변절하지 않는다. 15억 유럽인구 중의 날고 기는 고수들 앞에서 자신이 서열 1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닥이 좁은 한국의 엘리트들이 유난히 교만하다는 말이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면 의리가 있어야 한다. 의리는 맹세로 되는게 아니고 동료에 대한 존경심으로 되는 것이다. 노무현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자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노무현을 서열 1위로 인정하지 못하면서 서열의식 탓에 화가 나는 것이다. 


    대중에 대한 존경심이 없기 때문에 대중을 대표하는 노무현이 얄밉다. 인간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사기당하고 모욕받고 상처입은 트라우마 때문이다. 대형트럭이 앞에 있으면 괜찮은데 마티즈가 앞에서 빌빌대면 화가 난다. 대중이 마티즈로 보인다.


    무의식은 훈련되어야 한다. 교양과 에티켓과 매너로 무장해야 한다. 인간은 영역본능과 서열본능이 있다. 무의식적으로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집단 내부의 서열을 확인한 다음 상호작용을 시도한다. 비로소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영역과 서열이 애매하면 불안하다.


    상호작용할 수 없다. 어색해서 말을 걸 수도 없다.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다. 역할을 찾지 못한다. 소속이 있어야 인간은 안정감을 느낀다. 젊어서는 인류단위로 영역을 넓히려고 진보가 된다. 나이가 들면 소속이 확고하므로 자기 서열을 높이려고 보수가 된다. 


    진보는 영역본능에 가깝고 보수는 서열본능에 가깝다. 진보는 세계와 인류와 국가와 사회 단위로 터무니없이 영역을 넓힌다. 그 넓은 영역 안에서 자신의 서열이 1위가 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겸손하다. 어차피 신이 서열 1위다. 국민이 서열 1위다. 진보는 겸손하다.


    진보는 엄마가 아기를 믿듯이 인간을 믿는다. 초딩에서 중딩으로 고딩으로 대학으로 갈수록 영역이 넓어진다. 그러다가 멈춘다.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면 영역이 고정된다. 더 이상 영역을 넓힐 수가 없으므로 서열을 높인다. 서열을 높이려면 보수가 되어야만 한다. 


    가장은 집에서 서열 1위다. 일진은 패거리 안에서 1위다. 차별하고 적대하며 편가르며 영역을 좁혀서 쉽게 1위가 되려고 한다. 인종별로 나누면 모든 백인은 1위가 된다. 서열1위 너무 쉽잖아. 성별로 나누면 모든 마초는 1위가 된다. 쉽잖아. 쉬운 게임을 하려는 거다.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영역본능에서 서열본능으로 호르몬이 바뀐다. 영역을 넓히는 공격적 태도에서 서열을 지키려는 방어적 태도로 바뀌는게 보수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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