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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이상우
read 2659 vote 0 2010.11.24 (23:58:43)

사실 저는 00하는 법, 이런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화'법'이란 명칭도 그렇구요.

사실 대화법은 대화법이 아니라 대화이전에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이니까요.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인간이 독립된 인격체이고, 다른 사람과 영향을 받을찌언정 지시와 명령을 바뀔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시작되는 것이죠.

상대방을 '간'보는 식으로 탐색할 필요없이, 내가 진정성있게 다가갔을 때 상대방의 전부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죠.

내가 나의 전부를 바쳐 인간을 대할 때, 상대방도 상대방의 전부를 끌어내주는 것이죠.

 

애들은 역시 애들이다 라는 말을 실감하면서도 우리반 애들에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솔직함입니다.

저한테 눌리지 않고, 그렇다고 인간의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나 막말하지도 않고(하긴 가끔 막말좀 하면 어떻습니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저를 참교사답게 하고, 진정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것을 목도합니다.

 

매번 아이들을 통제하고, 매번 아이들을 혼낸다면 과연 아이들이 혼자 있을 때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어렵지만, 교사도 아이도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친구들의 표현과 언어와 비언어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들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동반성장을 합니다.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그것은, 아이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존재가 바로 부모님이고, 사춘기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치는 이가 친구라는 점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간자적 존재로 아이들에게 때로는 용기를 북돋우고, 때로는 같이 견뎌내고 , 때로는 묵묵히 지켜볼 뿐입니다. 이미 아이는 어른이 되는 길에 접어든 것이죠.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물론 부모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애들로 비춰지겠지만요.

 

그런면에서 대화법의 가치는 큽니다. 아이를 이해해주면서도, 아이에게 긍정적인 기대와 책임을 부여하니까요. 애들은 핑계댈 것이 없습니다. 충분히 어른 연습을 합니다. 자기의 뜻을 펼칩니다. 그렇게 하면서 희망도 얻고 부대낌속에 생채기도 냅니다. 부모와 교사가 할일은 그 일을 대신해 주는 것도, 정답을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그져 자녀에 대한 사랑을 발문과 격려, 의문제기, 대안의 모색과 선택으로 도울 뿐입니다.

 

이래서 교육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의미있는 교육은 자기교육이요, 점차 교육자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알아서 자기 스스로를 가르치고 배우며,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함께 배워나가고, 자기에게 필요한 스승(정보, 경험)을 찾아가며 자기발전과 증식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참교육이며, 주입식도 입시위주의 교육도 점차 무의미한 것임이 증명됩니다.

 

이 험란한 세상에서 아이들이 아이답게, 인간답게 교육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하우가 있는 베테랑의 선각자와 외부의 에너지를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있는 교육자만 있다면, 그러한 노력에 호응하고 건설적인 비판과 적용을 할 수 있는 부모님이 있다면 분명 아이는 변합니다. 그 아이만이 자신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가꿔내고 최고의 자신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교육, 아니 인간이 인간답게 되는 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확신합니다.

힘들어도 인내하고 그 길을 갑니다. 왜냐면 그 길이 옳다고 믿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

이제는 기존의 교육패러다임을 바꿀만큼   다수로 세력화되고 있으니까요.

그 길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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