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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31 vote 1 2020.09.12 (22:22:45)

      
    엔트로피 1초 만에 이해하자

  

    엔트로피는 간단하다. 사건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그 상태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변화는 연결의 끊어짐이다. 왜냐하면 연결된 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그 연결의 단절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은 곧 연결의 단절이다. 그것이 엔트로피다. 


    엔트로피가 증가했다는 것은 단절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변했으니까. 애초에 연결되어 있었고 그 상태에서 변화는 단절밖에 없다.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라는 말은 단절되었기 때문에 단절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미 단절되었으니까. 꺼진 불은 끌 수 없다.


    애초에 단절되어 있을 수는 없다. 단절되어 있으면 변화도 없다. 단절된 것은 계속 단절되어 있다. 질량보존의 법칙이다. 꺼진 불은 계속 꺼져 있다. 그런데 연결된 것은 계속 연결되어 있거나 단절되거나 두 가지 상황이 있다. 연결된 것이 계속 연결되어 있으면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논하지 않는다.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켜진 불은 계속 켜져 있거나 꺼질 수 있다.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꺼진 불은 계속 꺼져 있을 수밖에 없다. 선택할 수 없다. 켜진 불은 연료가 고갈되어 꺼질 수 있지만 꺼진 불이 켜질 수는 없다.


    연결이 단절되면 변화다. 그 외에는 변화가 없다. 헷갈리는 것은 내부적인 자리바꿈이다. 두 손을 모아 손가락 열 개를 맞대보자. 그 상태에서 하나를 끊는다. 사건은 일단 끊는다. 최초 상태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므로 끊는 동작 외에 할 수 있는 동작이 없다. 그것은 마이너스다. 


    그런데 끊으면 빈자리가 하나 생긴다. 그 자리에 연결할 수 있다. 연결로부터 사건이 시작된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연결할 수 있는 빈자리가 주어진 것은 끊었기 때문이다. 어떤 변화든 변화가 일어났다면 무언가 끊어진 것이다. 변화는 빈자리를 채우는 형태로 일어난다. 


    외부의 개입 없이 자체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는 연결된 것을 끊는 방법뿐이라는 것이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불이 저절로 꺼질 수는 있어도 저절로 켜질 수는 없다. 내부의 모순이 사라질 수는 있어도 저절로 발생할 수는 없다. 모든 모순은 외부에서의 작용에 의해서만 일어난다.


    모순이 해소되면 변화는 거기서 멈추기 때문이다. 모든 변화는 모순의 해소다.


   

    연결이냐 알갱이냐


    세상은 연결이다. 세상을 연결로 보는가 알갱이로 보는가다. 알갱이는 집합되어야 한다. 그냥 혼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알갱이 곧 입자 개념은 궁극적인 논리가 아니다. 즉 세상이 알갱이로 되어 있다면 그냥 알갱이가 아니고 알갱이들의 집합인 것이다. 


    그렇다면 입자론이 아니라 집합론이다. 그런데 알갱이들이 어떻게 한자리에 집합할 수 있었지? 이 물음을 피할 수 없다. 이 물음에 답하면 그 대답이 근원의 존재가 된다. 즉 알갱이론은 최종보스가 되는 근원의 논리가 아니라 궁극적인 단계에서 상당히 전개한 이차논리다. 


    연결은 혼자가 아니다. 모든 연결은 어떤 둘의 연결이다. 둘이면 이미 집합되어 있다. 그러므로 따로 집합론을 호출할 이유가 없다. 연결이 동시에 집합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알갱이의 집합이 아니라 사건의 연결이다. 사건은 연결의 마디 곧 단위가 된다. 최종보스가 될 수 있다


    세상은 딱딱한 알갱이가 아니라 사건을 연결하는 일의 시작과 의사결정과 종결이다. 알갱이는 공간에 존재하지만 연결은 시공간에 존재한다. 알갱이를 설명하려면 시간을 별도로 설명해야 한다. 연결로 설명하면 시간은 이미 설명되어 있다. 연결하거나 끊는 것이 시간이다. 


    알갱이로 설명하면 그 알갱이가 모이는 집합공간을 별도로 설명해야 한다. 공간은 왜 존재하지? 연결로 설명하면 공간은 이미 설명되어 있다. 연결형태가 공간이다. 세상을 알갱이로 본다면 집합, 에너지, 공간, 시간이 별도로 설명되어야 한다. 이래서는 최종보스가 될 수 없다.


    연결로 보면 간단하다. 연결 안에 다 있다. 연결을 밖에서 보면 관계이고 안에서 보면 구조다. 연결되면 계 곧 시스템이다. 시스템의 모순이 에너지다. 연결형태가 공간이고 결정이 시간이다. 연결이야말로 존재의 근원이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사건은 거기서 일어난다. 

   



[레벨:4]고향은

2020.09.14 (18:18:37)

연결과 끊어짐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우리의 생활이 on라인과 off라인을 반복하는 것과 같다

상징을 통해서 이해를 하게 되면
그것은 마치 우주에서의 지구의 역할과 유사하다


지구는 스스로의 시스템(?)을 위한
자전이라는 운동을 통해서
또한 전체 우주의 루울(?)과도 같은
공전의 운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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