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read 1426 vote 0 2020.08.07 (08:16:16)

공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어떻게 우주를 설명할 수 있을까? 부분되는 언어를 사용하여 어떻게 전체를 설명할 수 있을까? 유튜브 과학 채널에서 어차피 인간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널리고 널린 댓글들의 숨은 전제이다.

이런 난맥을 극복하고자 과학자들은 온갖 어려운 용어들을 발명해서 제시한다. 암흑 에너지나 수십 차원이나 다중우주 따위이다. 그러면 독자들은 '음 과연 내가 짐작하기도 힘든 단어들을 사용하는 군'거리며 보다 신빙성을 느낀다.

혹은 아직도 불만족하여 더 끝판왕되는 'ㄴㅇㄹㄷㅈㅂㅊ' 같은 말을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사실 자신이 뭐에 불만인지도 잘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지 공간이라는 말에는 공간이 없다. 그러므로 애초에 단어 하나 가지고 꼬투리 잡을 이유도 없다.

구조론에 따르면 인간은 숫자를 말하지만 진법을 복제해낸 거다. 마찬가지로 단어를 말하지만 문법을 복제해내어 그 단어가 뜻을 가지게 한다. 동등한 단어들의 나열은 합이다. 그런데 그 단어들이 문법에 맞추어 나열된다면 그건 곱이다.

부분의 합식은 여전히 부분이지만 부분의 곱식은 전체에 대한 묘사이다. 교환법칙이나 결합법칙이 성립하지 않도록 정의된 곱셈은 그 자체로 문법을 가리킬 수도 있다. 두 단어의 나열이라도 그 순서가 바뀌면 전혀 다른 전체 의미를 가르킬 수 있다.

숲의 피아노와 피아노의 숲은 다르다. 숲과 피아노나 피아노와 숲은 같다. 유튜브 댓글의 포기주의는 합의 교환법칙이라는 순환에 갖힌 답답함이다. 무한순환 무한교환은 공짜라서 좋을 듯 하지만 사실 값어치가 없다는 말과도 닿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4118
1753 올해는 북극이 춥고 남쪽이 따뜻하다 image 1 김동렬 2020-01-08 1857
1752 4대강 검증 개시 image 수원나그네 2018-05-05 1859
1751 생명탈핵실크로드 21 - 영광원전을 감시하는 시민들 image 수원나그네 2018-02-28 1860
1750 아무님 인터뷰 진행 9 mowl 2020-07-27 1863
1749 전략의 기본은 내가 보편성을 차지하고 상대가 특수성에 매몰되게 유도하는 것 1 회사원 2020-12-03 1864
1748 역행보살 이인수 image 수원나그네 2018-08-10 1868
1747 독립운동세력이 복권해야 image 2 수원나그네 2019-06-07 1868
1746 생명로드40- ‘지구생명헌장’을 전하러 가는 ‘동방박사’ [가톨릭평론] 제20호 수원나그네 2019-05-15 1874
1745 좋은 작품의 조건. systema 2019-05-04 1876
1744 형식의 의미 chowchow 2021-12-29 1876
1743 장안생활 격주 목요 모임 image 1 오리 2023-07-19 1876
1742 과학자는 과학적 설명을 해야 김동렬 2017-12-08 1879
1741 거버넌스 전쟁 ahmoo 2020-10-22 1894
1740 땅값집값문제 0-1 LH 땅장사, 통제시켜야 3 수원나그네 2017-12-04 1905
1739 '사회주택' 강연 및 토크쇼 image 3 수원나그네 2018-05-03 1907
1738 일본어로 번역해주실 분 계신지요~ 수원나그네 2019-06-19 1907
1737 [민중의소리] 기사 게재 ~ 9월20일 독립운동 투어 image 9 수원나그네 2019-08-31 1907
1736 무한이란 무엇인가? image chow 2022-06-29 1909
1735 김병준이 문제아로 찍힌 이유 수원나그네 2018-03-26 1922
1734 답이 있다. 아제 2019-01-10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