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도 환빠가 문제 최근 폴란드는 과거 잘나가던 시절의 영광을 회고하는 민족주의 정권이 들어서서 유럽과 러시아 양쪽을 적대하며 삽질하고 있다고. 2차대전 후의 인구교환으로 독일인을 추방하고 인구의 97퍼센트가 폴란드족 단일민족으로 통일되었다. 많았던 유태인은 독일이 제거해줬고. 집권당인 법과정의당은 원래 자유주의를 표방했으나 시리아 난민사태 이후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돌변했다고. 나머지 정당들도 대개 우파이고 좌파는 현재 의석이 0석이라고. 옛날부터 폴란드와 한국의 침략당한 역사가 비슷하다고 개소리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실상은 반대다. 폴란드는 전성기 시절 리투아니아와 귀족연합을 이루고 유명한 창기병 윙드후사르를 앞세워서 한때 모스크바를 정령하고 기세를 떨쳤다. 원래부터 귀족연합이니 사실상 제국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인구의 10퍼센트 정도인 귀족이 투표로 왕을 선출하는 귀족공화정을 했다는 점. 세계 최초로 헌법도 만들었다는데. 문제는 귀족의 권한만 강화되어 농노에 대한 대접은 최악이 되었고 농민들은 러시아와 스웨덴의 침략자 편에 붙어버린 것이다. 이런 점은 미국 남부의 백인 농장주들이 민주의 이름으로 흑인 노예를 억압한 예나 조선왕조 양반의 독주와 같다. 과거 귀족민주주의를 하며 러시아제국, 헝가리 제국, 오스만제국, 합스부르크 왕가를 물리치고 동유럽 후진국의 골목대장 노릇으로 잘나가던 시절에 대한 향수에 빠져 소아병적인 퇴행을 거듭하는 것. 지금은 심지어 레흐 바웬사를 공산당 부역분자라고 매도하는 형편이라고. 작년 선거 때는 집권당이 기본소득 비슷하게 무려 16조 원의 현금을 살포했다는데.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임해서 사법부를 무력화하고 방송국을 장악하는 등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데. 80년 전에 히틀러가 독일에서 자행한 짓이 지금 폴란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다. 폴란드뿐 아니라 동유럽이 대개 극우화되는 중이다. 120년 전에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드레퓌스 사냥이 30년 후 독일에서 재현되었고 지금 동유럽에서 난리다. 퇴행의 본질은 패배주의다. 반엘리트주의 곧 의사결정 스트레스다. 민주주의는 독재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다. 민주주의는 말이 많고 탈이 많아서 안 된다는 좌절감이다. 하긴 카친숲 학살을 비롯하여 독일과 러시아가 폴란드의 엘리트라는 엘리트는 다 죽였으니. 근래 폴란드는 수십 개의 시골도시를 두고 성소수자 없는 도시를 선포했다고. 카톨릭의 요구에 낙태제한을 밀어붙이기도 했고. 아랫동네 헝가리는 재벌이 언론사를 무차별적으로 사들여 정권을 돕고 야당 언론은 세무조사로 작살낸다고. 한 번 나쁜 흐름을 타면 계속 나빠지는게 패배주의다. 왜인가? 배후지가 없기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과거에 일본은 여러 제후국으로 쪼개져 있었다. 그중 하나가 성공하면 복제되어 잘되는 것이다. 조선은 청나라와 틀어진 이후 고립되어 복제대상이 없었다. 잘나갈 때 폴란드는 동쪽 러시아, 남쪽 헝가리, 더 남쪽 오스만 제국보다 낫다는 우월주의가 있었다. 잘나가는 독일을 복제하면 된다. 독일기사단국을 흡수해 떴다. 독일은 폴란드보다 낫다는 우월주의가 있고, 프랑스는 나폴레옹 시절까지 그래도 독일보다 낫다는 우월주의가 있었다. 옆에 비교할 나라가 필요하다. 그래야 방향성이 생긴다. 프랑스는 잘나가는 영국을 모방하고 죽 쑤는 독일을 비판하며 뜬 것이다. 독일도 같은 패턴을 쓴다. 잘나가는 프랑스를 모방하고 죽 쑤는 폴란드를 비웃어주면 된다. 폴란드도 같다. 잘나가는 독일을 모방하고 못 하는 러시아를 웃어주면 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유럽과 러시아를 동시에 미워하면서 환빠사상에 빠져서 외교적으로 고립되면 답이 없다. 비교 대상을 잃고 나빠진다. 방향을 잃으니 절망에 빠져서 나쁜 흐름을 타고 한번 나쁜 흐름을 타면 계속 나빠진다. 나쁜 쪽이 더 의사결정비용이 덜 먹히기 때문이다. 이런 게임은 나쁜 쪽이 이긴다. 개방보다 쇄국이 의사결정 비용이 낮다. 개방하고 자유화하고 경쟁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
"퇴행의 본질은 패배주의다. 반엘리트주의 곧 의사결정 스트레스다. 민주주의는 독재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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