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995 vote 0 2020.04.05 (22:17:13)

    

    공자의 위대함

    유교문화권만 코로나에 잘 대처하고 있다. 유교사상이 위대하기 때문이 아니고 한국의 지도자가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외국 언론은 말하지만 사실은 유교가 위대한 것이 맞다. 공자가 위대한 것이 맞다. 물론 그들이 아주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유교라고 하면 가부장제도, 권위주의, 정실주의, 연고주의 따위를 연상하게 된다.

    그런데 말이다. 그게 오리엔탈리즘이자 서구의 편견이다. 오리엔탈리즘은 아시아를 좋게 보지만 대신 시야를 극도로 좁혀서 보는 태도이다. 세계를 서구의 장식용 악세사리 정도로 본다. 서구를 정통으로 놓고 인디언의 용맹함, 아프리카의 순수, 인도문화의 화려함, 일본인의 예의바름을 끌어와서 장식용으로 주변에 배치하려는 태도다. 


    그들이 비뚤어진 태도로 발견한 유교는 진짜 유교가 아니라 그냥 아시아의 봉건 관습이다. 후진국은 다 그렇다. 유럽도 과거에는 다르지 않았다. 마녀사냥에나 열중하던 낙후된 서구가 중국을 따라잡고 제법 사람 행세를 한 역사가 불과 300년이 되지 않는다. 물론 천 년 단위의 긴 호흡으로 보면 사실 언제나 서구가 동양을 앞서갔다.


    사실이지 그들은 공자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서양의 나쁜 것은 모두 기독교와 관련이 있다. '이게 다 예수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게 맞는 말이겠는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참고하자. 이탈리아인은 목욕을 하지 않는데 중국인은 매일 목욕을 한다고 극찬해놨다. 진짜 중국을 다녀간 건지 의심이 들 정도다. 


    서양인이 목욕을 하지 않다가 페스트에 걸린 것은 기독교와 관련이 있다. 예수 때문에 페스트가 번졌겠는가? 사실은 그게 게르만족의 관습이다. 원래 유목민은 목욕을 잘 안 한다. 전성기의 로마인은 목욕을 자주 했다. 게르만의 침략으로 로마의 수도교가 파괴되어 목욕을 못 하게 된 것이다. 기독교의 많은 잘못이 예수 때문은 아니다. 


    유교의 잘못된 부분이 공자 탓은 아니다. 인종주의 시절에 아시아가 서구에 정복되자 그들은 아시아가 열등한 이유를 찾아내려고 이것저것 뒤졌다. 다 결과론이고 짜 맞춰진 거짓 논리다. 아시아가 낙후한 이유는 문명의 중심에서 고립된 지정학적 구조 때문이고, 문맹을 대량생산하는 한자 때문이고, 유목민의 거듭된 정복 때문이다.


    징기스칸의 정복 이후 아랍은 다시 일어서지 못했는데 그게 마호멧 때문이고 이슬람교 때문이겠는가? 그들은 운이 나빴을 뿐이다. 때마침 지리상의 발견으로 백인들이 인도와 신대륙에 진출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아랍의 지정학적 구도가 용도폐기된 것이다. 운이 나빴으므로 운이 돌아오면 아시아가 발전할 수도 있는 거다.


    조선의 경우 양반 상놈이 원래는 그다지 차별이 없었다. 양반은 공부를 하는 대신 군역을 면제받는 특권이 있었는데 따지자면 안철수도 군의관으로 군역을 면제받은 것이다. 군법무관이니 군의관이니 하며 군대를 빼주는 것은 지금이나 그때나 같다. 문제는 조선 후기로 갈수록 양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거다. 전 국민의 양반화다.

    이런 것은 공자의 책임이 아니다. 우리는 유교의 진실 그리고 공자의 진실과 대면해야 한다. 운명이다. 결국 그 길로 가게 되어 있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데 아시아 중에서도 유교권이 의사결정을 잘한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서구가 따라잡으려고 해도 실패한다. 왜 오스트리아는 쇠퇴하고 독일은 강해졌는가?

    오스트리아는 민족이 18개라서 히틀러도 포기한 거다. 이건 그림이 안 나온다. 지정학적 운이 나쁘다. 발칸반도 나라들은 다 지정학적 운이 안 좋다. 인도는 주급 공용어가 27개인데 800개의 언어와 2천 개의 방언이 있다. 대책이 안 선다. 이 정도면 세종대왕도 포기한다. 우리가 유교라고 믿는 것은 대개 봉건관습이다. 즉 미개한 것이다. 


    서양도 원래 미개했다. 예수 때문에 서양이 뜬게 아니고 기독교 때문에 뜬 것도 아니다. 지정학적 운이 좋아서 떴다. 사실이지 1만 년 전에도 그랬고 3천 년 전에도 서양은 동양에 앞서 있었다. 청나라 때 잠시 중국이 반짝한 것이다. 본질은 생산력인데 압도적인 농업 생산력 하나로 밀기에는 유럽에 비해서 중국이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 


    서양문명은 유럽과 지중해와 메소포타미아와 북아프리카와 인도와 아랍이 합쳐진 것이지만 중국은 근래에 인구가 늘었을 뿐 본질에서 서구의 1/5로 왜소하고 고립된 문명이었다. 마야나 잉카가 뜨지 못하는 것은 지리적 한계이지 인종이나 종교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아르헨티나가 백인국가인데도 가난한 이유는 거리 때문이다.


    로마의 법은 집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가장이 집안에서 하인을 쳐죽이든 부인을 두들겨 패든 무슨 짓을 하든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가문이 하나의 독립국처럼 행세한다. 마피아가 사람을 죽이는 것도 그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살인이 일어나도 가문 안에서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한다. 이게 예수 탓이고 기독교 탓인가?

    공자의 진실은 무엇인가? 공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쳤는가? 나는 용감하게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동양과 서양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야만이다. 서양인의 행동은 그냥 부족민의 관습이다. 적나라한 인간의 본능이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서양인의 괴상한 행동은 그게 인간의 본래 모습이며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아시아가 특별하다. 공자는 야만을 일깨워서 문명인으로 만들려고 했다. 문명이란 무엇인가? 간단하다. 인류가 집단지성으로 하나의 새로운 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70억 개의 뇌세포로 만들어진 새로운 뇌가 탄생했다. 공자는 특정한 지식을 전수한 것이 아니다. 공자는 제자를 키웠다. 제자의 제는 아우를 뜻한다. 아우는 가족이다.


    지식인 위주로 가족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이 특별하다. 인간의 행동을 규율하는 기본은 타자성이다. 나냐 남이냐다. 피아구분 들어가 준다. 누구든 지식으로 교양된 사람은 남이 아니다. 피부색과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우리편이다. 그것이 공자의 가르침이다. 왜 아시아인은 정부의 말을 듣는가? 남이 아니고 가족이기 때문이다. 


    서양인은 가족이 아니므로 일단 적대하는 것이다. 원래 소인배는 자기 의견을 밝히지 않고 상대를 떠보며 어떻게든 시험하여 상대의 카드를 읽어낸 후 자신의 대응을 결정하는 본능이 있다. 이건 원시인의 본능이다. 인간은 원래 다 그렇게 한다. 교육받은 지식인만 이 고약한 병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타인인데 가족이 될 수 있다.


    코로나에 대처하는 서양인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본능의 발로이며 동양인이 세련된 대응을 하는 것은 배웠기 때문이고 그것이 문명적인 행동이며 공자는 그것을 가르친 것이다. 공자는 지식을 전수한 것이 아니라 제자를 아우로 대접했다는 점이 각별한 것이다. 제자라는 말은 아우라는 뜻이며 이는 가족이라는 뜻이고 이것이 중요하다.

    예수는 종교의 형태로 가족단위를 넘는 보다 큰 사회적 의사결정단위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하향평준화되었다. 대중의 평균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무리 중에서 평균이하를 기준으로 확대된 가족을 만들어냈다. 공자는 평균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우리는 가족인가? 가족이 되는 조건은 무엇인가?

    예수는 사랑하면 가족이 된다고 했고 공자는 똑똑하면 가족이 된다고 말했다. 똑똑한 사람 기준에 맞춰가는 것이 유교의 방법이고 그냥 투쟁하여 이기는 자를 위주로 돌아가는 것이 서구의 방법이며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21세기는 공자의 그룹에 유리하게 돌아간다. 총칼로 싸우면 서구의 방법이 이기지만 지식으로 싸우기 때문이다.

    공자의 극기복례와 괴력난신과 군자개념은 원시의 본능을 극복하라는 것이다. 전쟁을 하면 서양의 방법이 이기지만 평화로 겨루면 동양이 이긴다. 이쪽이 지식의 생산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결국은 물리학이다. 힘이 있는 쪽이 이긴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쪽이 이긴다. 조금이라도 똑똑한 사람의 기준에 맞추는 그룹이 최후에 이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4.06 (03:09:39)

"결국은 물리학이다. 힘이 있는 쪽이 이긴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쪽이 이긴다. 조금이라도 똑똑한 사람의 기준에 맞추는 그룹이 최후에 이긴다."

http://gujoron.com/xe/1187406

[레벨:5]희정

2020.04.06 (13:56:13)

    "코로나에 대처하는 서양인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본능의 발로이며 동양인이 세련된 대응을 하는 것은 배웠기 때문이고 그것이 문명적인 행동이며 공자는 그것을 가르친 것이다. 공자는 지식을 전수한 것이 아니라 제자를 아우로 대접했다는 점이 각별한 것이다. 제자라는 말은 아우라는 뜻이며 이는 가족이라는 뜻이고 이것이 중요하다."



참 정교하네요.

아시아에서 경제가 되는 나라는 한중일 3국과 대만 홍콩 싱가폴 그리고 최근 치고 올라오는 베트남 정도입니다. 바로 옆 캄보디아나 라오스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그리고 필리핀까지 경제가 안 됩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데 왜 그럴까 생각해볼 때 이건 필시 공자의 영향일 거라 여겼죠. 근데 공자의 어떤 가르침 때문일까는 생각 못했었는데 오늘에 와서 알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봤을 때 북한도 미국 제재만 풀리면 바로 치고 올라 올 거라는 건 불 보듯 자명하지요.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12 홍준표가 옳다 2 김동렬 2020-04-25 6698
1211 민주당 영구집권론 9 김동렬 2020-04-24 7044
1210 진실을 말하는 자가 이긴다 1 김동렬 2020-04-22 6719
1209 한국이 흥하는 이유 5 김동렬 2020-04-21 11866
1208 김두관 이재명 김세연 김종인 1 김동렬 2020-04-20 13969
1207 김종인의 삽질 1 김동렬 2020-04-19 24318
1206 왜 우리가 이겼는가? 2 김동렬 2020-04-19 16586
1205 민주당 영구집권구조의 완성 2 김동렬 2020-04-18 22185
1204 총선 명장면 정리 6 김동렬 2020-04-17 8415
1203 유시민이 잘했다. 3 김동렬 2020-04-16 20140
1202 기레기의 패배다 3 김동렬 2020-04-16 6952
1201 언론이 말하지 않는 총선의 진실 4 김동렬 2020-04-15 18821
1200 21대 총선 본질은 지역주의 총결산 image 4 김동렬 2020-04-14 21236
1199 널리 개새끼들을 닥치게 하자 3 김동렬 2020-04-13 6753
1198 민주주의 본질 3 김동렬 2020-04-11 21676
1197 왜 김홍걸은 열린민주당을 공격하는가? 4 김동렬 2020-04-10 7238
1196 총선 일주일 앞두고 긴장타자 5 김동렬 2020-04-09 21560
1195 보수가 몰락하는 진짜 이유 1 김동렬 2020-04-07 6905
» 유교권의 코로나 대응 2 김동렬 2020-04-05 5995
1193 왜 미국은 삽질하는가? 1 김동렬 2020-04-05 6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