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61 vote 0 2020.03.10 (13:14:58)


    콜럼버스의 진실 


    연구해 봤다. 나무위키 기술은 문제가 있다. 악당을 바보 취급하면 안 된다. 악당은 의외로 교활하며 용의주도하다. 콜럼버스는 악당이다. 운 좋게 지갑 주운 사람이 아니다. 그는 영리하고 사악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관되게 전진한 사람이다. 



    콜럼버스 시대에 사람들은 지구 평면설을 믿었나? 

    아니다. 지구구형설은 당시의 상식이었다. 심지어 조선사람들도 알고 있었다.


    왜 아무도 서쪽으로 항해하지 않았나? 

    지구의 크기는 계산되었고 학계에 알려진 지구의 크기로 볼 때 서쪽 바다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콜럼버스는 왜 서쪽으로 갔나? 

    그는 신대륙을 목격한 어부들의 말과 과거의 여러 기록을 통해 서쪽에 대륙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부들의 주장은 확실하지 않으므로 그는 과감하게 도박을 한 것이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다.

  

    이사벨라 여왕은 왜 콜럼버스의 말을 믿었나?

    역시 혹시나 하고 도박을 한 것이다. 동쪽으로 가는 길이 오스만 제국과 이탈리아인들에 의해 장악되어 있으므로 서쪽으로 가볼 이유가 있었다. 게다가 경쟁국인 포르투칼이 남쪽으로 가고 있었다. 원래 경쟁이 붙으면 이렇게 된다.


    콜럼버스는 왜 마지막까지 신대륙을 인정하지 않았나? 

    원래 도박꾼들은 그렇게 한다. 자기의 논리가 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야 도박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콜럼버스는 수익의 10퍼센트와 총독자리를 요구했는데 중간에 말을 바꾸면 여왕과의 약속이 무효가 된다. 총독자리와 이익에 대한 욕심 때문에 콜럼버스는 사이비 광신도들처럼 계속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는 필자의 분석이다.



    콜럼버스의 동생이 지도 제작자라서 콜럼버스는 상당한 지리지식이 있었다. 지구의 크기도 당시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고 서쪽으로 항해해서 인도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도 명백하지만 소문에 들은 어부들의 말과 과거에 신대륙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기록을 종합할 때 콜럼버스 입장에서 해볼 만한 도박이다.  


    학자들은 체면을 차리느라 도박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서쪽으로 가지 않았다. 신대륙에 상륙하지 않고 멀리서 보고 온 어부들은 콜럼버스 이전에 많았으나 그들의 주장은 증거부족으로 학계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결론.. 때로는 도박이 먹힌다. 그러나 그것은 운이지 실력이 아니다. 도박을 반복하면 반드시 털린다. 오링된다. 도박이 한 번 먹혔다면 판돈을 올리지 말고 합리적인 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중독되어 계속 도박을 하다가 망한다.


    나무위키는 콜럼버스를 또라이로 규정하고 어리석은 콜럼버스가 운 좋게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써놨는데 이러면 안 된다. 콜럼버스는 파렴치하고 악질이며 약은 자이고 영리하다. 바보가 아니다. 운이 좋았던게 아니라 도박이 먹힌 것이다. 그는 악당이지만 영리하고 용감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는 지도제작자여서 정보가 많았기 때문에 어부들의 증언이나 과거에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기록을 참고하여 서쪽에 뭔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항해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지구가 사실은 작다고 뻥을 친 것이다. 서쪽에 있는 것이 인도가 아니면 항해비용을 제공하지 않을 테니까.


    그의 주장이 도무지 말이 안 되니까 지구가 표주박처럼 생겼다는 괴논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그냥 꾸며댄 것이다. 그는 학계를 불신하고 터무니없이 지구가 작다고 믿은 것이 아니라 신대륙을 보고 온 사람의 그럴듯한 목격담을 믿었다. 신대륙에 상륙해서 증거를 가져와야 학계가 받아들인다. 


    그냥 멀리서 신대륙을 보고 돌아온 사람은 많았다. 그들은 근거 없이 떠드는 허풍선이로 치부되었고 도박꾼 콜럼버스는 그 말을 믿는 쪽에 베팅한 것이다. 이사벨라 여왕은 오스만과 이탈리아와 포르투칼과 경쟁하느라 콜럼버스의 도박에 가담했다. 스페인 내부의 패권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콜럼버스가 인도라고 고집을 피운 것은 총독자리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사이비 광신도가 고집을 피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이비 세계에서 얻은 인맥과 지위, 권력 그리고 재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버티는 자가 교주의 재산을 챙긴다. 사이비 입장에서 해볼 만한 도박이다. 


    어긋난 길을 가는 자들 대부분이 그러하다. 알면서 그러는 것이다. 나무위키는 콜럼버스에게 속았다. 사이비들은 교주가 감옥에 가도 믿는다. 믿는 포지션을 취한다. 인지부조화다. 인간은 행동에 맞추어 믿음을 정한다. 당장의 행동을 못 바꾸므로 믿음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은 믿는 척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3.10 (14:31:51)

"어긋난 길을 가는 자들 대부분이 그러하다. 알면서 그러는 것이다."

http://gujoron.com/xe/1177393


<악의 평범성을 믿는 얼치기들에게>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결코 모르고 시키는대로만 한 것은 아니죠...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35450
1649 생명로드53 - 유럽 첫순례를 마치며 image 2 수원나그네 2020-03-14 2369
1648 공유의 시대 [제민] ahmoo 2020-03-11 2360
» 콜럼버스의 진실 1 김동렬 2020-03-10 2861
1646 음악의 세가지 균일 image 오민규 2020-03-02 2378
1645 이사지왕은 누구인가? 1 김동렬 2020-02-24 3812
1644 사건의 단위 systema 2020-02-10 2367
1643 참 나쁜 자유당 4 김동렬 2020-02-01 3441
1642 맞대응의 원리 systema 2020-01-27 2323
1641 생명로드 52 - 2020 여름 유럽순례일정을 소개합니다~ image 수원나그네 2020-01-23 2556
1640 이념이 밥이다. 1 systema 2020-01-13 2378
1639 생산력은 권력의 생산규모이다. 2 현강 2020-01-12 2360
1638 하나를 바꾸려면 전부 다 바꿔야 한다. 현강 2020-01-09 2331
1637 올해는 북극이 춥고 남쪽이 따뜻하다 image 1 김동렬 2020-01-08 2539
1636 인간이 쓰는 언어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현강 2020-01-08 2318
1635 구조의 확장 현강 2020-01-07 2226
1634 통제가능성의 획득과 통제필요성의 소실 현강 2020-01-04 2248
1633 생명로드51 - 후원을 희망합니다 image 수원나그네 2019-12-20 2328
1632 생명로드50- 지구촌 '마더'를 만드는 길 image 수원나그네 2019-12-10 2301
1631 소실점의 장악 systema 2019-12-05 2351
1630 생명로드49 - 동해안 순례 사진과 성명서 image 수원나그네 2019-12-03 2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