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이미지 3.jpg

     


    동지가 지나고 며칠 사이에 해가 길어진듯 하다. 알아보니 오늘은 12월 초 가장 짧을 때보다 9분이 길어졌다. 체감으로는 훨씬 더 길어진듯이 느껴진다. 사실은 동지는 해가 가장 일찍 지는 날이 아니었다. 동지날은 5시 17분이 일몰이고 가장 짧은 12월 3일은 5시 13분이다. 동지는 오히려 4분이나 오후가 길어졌다. 


    12월 3일 5시 13분이 일몰시간이니 짐작으로는 동지날은 더 짧아져서 아마 5시경일 것이고 오늘은 5시 22분이 일몰시간이니 주말에 야외로 나가다보면 일주일 사이에 무려 20분쯤 오후가 길어진듯이 착각되는 것이다. 사실은 진작부터 오후가 길어지고 있었다. 물론 일출부터 일몰까지 계산하면 동지가 가장 낮이 짧다. 


    여름 해가 가장 긴 날은 7월 4일이다. 하지보다 무려 1분이 더 길다. 엉? 거의 차이가 없잖아. 뭔가 뒤죽박죽이다. 그렇다. 동지에 가장 밤이 길고 하지에 가장 밤이 짧은 것은 맞지만 늦잠을 자느라 아침해가 뜨는 것을 보지 못하니 오후시간만 기준으로 삼으면 7월 4일이 가장 하루가 길고 12월 3일이 가장 하루가 짧다. 


    그러므로 동지만 지나면 며칠 사이에 해가 쭉쭉 길어지는 것처럼 착각되는 것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속도는 일정하지만 북위 38도 부근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균시차가 발생하여 봄가을에 하루의 길이 변화가 심하고 동지와 하지에는 변화가 적다. 12월 초는 며칠씩 일몰시간이 같고 봄가을은 하루 2분씩 당겨진다.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제대로 아는 것은 항상 다르다. 메커니즘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정지해 있는 것은 역설이 없지만 움직이는 것은 항상 역설이 있다. 그러나 역설의 역설이 있으므로 세상은 그다지 무리없이 굴러간다. 대충 통밥으로 찍어도 대충 근처는 가지만 확실하지 않다. 확실하게 알려면 구조를 알아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1.01 (04:51:44)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제대로 아는 것은 항상 다르다. 메커니즘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정지해 있는 것은 역설이 없지만 움직이는 것은 항상 역설이 있다."

http://gujoron.com/xe/1153821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의명

2020.01.01 (09:17:58)

어쩐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20.01.01 (18:27:42)

해가 뜨는 시간도 동지가 2주 지난 1월 5~9일쯤이 가장 늦게 뜨지요. 밤의 길이가 길다는 것에 주목하면 해뜨는 시간도 동지가 가장 늦다고 착각합니다. 밀물과 썰물현상도 위도에 따라 다르더군요.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7581
1224 세상은 하나다 3 김동렬 2019-12-08 3064
1223 성선설과 성악설 김동렬 2021-03-15 3063
1222 안철수로 단일화가 정답 김동렬 2021-03-03 3062
1221 정보를 싣는 그릇 1 김동렬 2019-12-03 3061
1220 사건의 세계관 1 김동렬 2021-04-27 3060
1219 구조론의 접근법 1 김동렬 2020-06-29 3059
1218 관성력과 이중의 역설 2 김동렬 2018-12-25 3058
1217 K철학의 출범 1 김동렬 2022-03-21 3057
1216 언어의 시작 1 김동렬 2020-01-07 3057
1215 외계인의 침략 1 김동렬 2019-09-12 3056
1214 커플은 솔로를 이긴다 1 김동렬 2019-06-20 3056
1213 구조주의 교육으로 갈아타자 3 김동렬 2020-05-19 3055
1212 인간은 생각하지 않는 동물이다. 1 김동렬 2022-01-19 3054
1211 의도가 아니라 결과다 1 김동렬 2019-07-04 3054
1210 관점이 운명을 바꾼다 3 김동렬 2021-02-22 3053
1209 구조론 제자의 의미 2 김동렬 2020-05-06 3051
1208 진리를 이야기하자. 1 김동렬 2021-09-19 3050
1207 존재의 근원 image 6 김동렬 2020-04-26 3049
1206 비겁한 과학자들 김동렬 2021-12-05 3048
1205 나쁜 상황이 나쁜 결정을 만든다 김동렬 2021-04-17 3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