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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시형 나 이쁘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때가 4월 16일입니다. 한달 후 노무현은 미국을 방문하여 부시에게 『이쁜 짓』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노무현의 친미발언에 깜짝 놀랐습니까? 노무현이 그렇게 나올줄 몰랐습니까? 천만에요. 당신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달 전에 이미 예고한 것을 당신이 지금까지 몰랐을 턱이 없지요.

우리는 노무현이 그럴줄 알고 있었습니다. DJ가 정리해고제 시행하고 신자유주의 받아들인다는거 당신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뭐 간단합니다. 승부사는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 법입니다. 노무현이 변한 것이 아닙니다. DJ가 변한 것도 아닙니다. 두분 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수를 둔 것 뿐입니다. 그래서 국민 77퍼센트의 지지를 끌어냈으니 잘한 거지요.

『지금 난장판이지만 그래도 민주당 산모는 신당 아기를 낳을 것이고, 우리는 그 아기를 키울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의 노무현이 아니라 미래의 이 아기를 바라보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산토끼는 잡으려다가 집토끼 마저 놓칠까
지지자들이 이반하고 있습니다. 속된 말로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까지 놓치고 있습니다. 또한 간단합니다. 신자유주의 했던 DJ는 지지자들의 이반을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남북정상회담 한방으로 해결했습니다.

노무현의 그 한 방은 뭘까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그것이 신당의 성공으로 인한 내년 총선의 승리로 될지, 다자회담 참여로 인한 남북관계의 정상화로 될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노무현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에 쌀 40만톤을 통크게 지원하기로 한 데서 보듯이 노무현은 아직 햇볕을 포기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DJ를 믿고 기다렸듯이 노무현을 믿고 기다리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왜 우리는 노무현을 비판해야만 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노무현을 믿고 기다리며 노비어천가나 불러야 하나요? 그건 아닙니다. 저는 객관적 입장에서 냉정하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노무현 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잘한다는건 대통령노릇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희망은? 우리의 미래는? 우리들의 이상은? 이건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노무현의 친미행각은 장부에 적어놔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노무현은 나중에 반드시 오늘 우리를 배신한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건 결코 어물쩡 넘어갈 문제가 아니에요. 친미발언으로 빚진 것을 쌀 40만톤 지원으로 갚듯이, 노무현은 오늘 외상 먹은거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또한 DJ의 경우를 봅시다. DJ정권 초기에 한겨레가 엄청 깠습니다. 옷로비 때 까지도 한겨레가 조중동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습니다. 한겨레가 달라진건 남북정상회담 때 부터입니다. 최규선 등이 말아먹은 DJ정권의 부패도 이 시점부터 본격화된 것입니다.

기억을 되살려보세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한겨레신문에서 DJ정권으로 많이 들어갔습니다. 한자리씩 해먹더니 한겨레가 DJ정권 비판을 슬그머니 거둬들였고, DJ는 조중동을 본격적으로 조지기 시작했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그때부터 DJ정권이 맛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했습니까? DJ가 실정을 저지를 때 마다 투표 때 DJ 찍은 죄로 죽을 맛이었지요. 그래도 우리는 손가락 안자르고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그때 DJ 찍은거 후회하지 않았듯이, 5년후 노무현 찍은거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언론은 권력을 때리기 위해 존재한다
노무현은 권력입니다. 권력은 언론의 밥이죠. 언론은 권력을 비판하는게 맞습니다. 우리는 노무현을 비판하는 것이 맞습니다. 노무현을 줘패는게 맞구요. 노무현 뒤에 얼쩡거리다가 공연히 유탄 맞을 일 있습니까? 도망쳐야지요. 어디로?

일부는 친 DJ로 도망쳤습니다. 이거 잘하는 짓입니까? 아닙니다. 퇴행입니다. 그건 뒤로 가는 거지 앞으로 가는게 아니에요. 우리는 곧 죽어도 앞으로 가야 합니다. 도망을 치더라도 역사가 굴러가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해요.

일부는 민노당으로 도망쳤습니다. 이거 잘하는 짓입니까? 천만에요. 저만 살겠다는 짓입니다. 자기 한 사람은 안다치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서는 희망이 없고 미래가 없습니다.

너무 잘 숨는 아이
숨바꼭질을 합니다. 너무나 잘 숨는 아이가 있어요.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 까지 술래가 찾아내지 못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다 집에 갔어요. 근데 혼자서 땅굴파고 꽁꽁 숨어 있는 아이가 있어요. 이거 재밌습니까?

들켜주는 맛이 있어야 게임을 하죠. 꽁꽁 숨어서 자기는 손가락 하나 안다치고 남 욕만 해대고. 누가 이런 애와 같이 놀겠습니까? 누구냐고요? 노무현 유탄 맞을까봐 민노당으로 도망친 진중권 같은 사람이죠. 그는 이런 소리를 하고 있어요.

『(중략) 우리는 그거, 느긋하게 들어주면서, 가볍게 씹어주면서, 즐겁게 웃어가면서 지켜보는 일만 남은 겁니다.』

숨바꼭질 하는데 땅굴파고 숨어서 『히히~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할거야!』하는 애와 같습니다.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강건너 불구경이다 이거죠. 맞습니다. 그는 아마 죽을 때 까지 그 강을 건너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인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인간아 인간아 왜사니?』

승부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습니다. 숨바꼭질은 들킬 때도 있고 들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욕먹을 때도 있고 다칠 때도 있습니다. 안전한 민노당에 꽁꽁 숨어 있으면 최소한 욕먹을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의미』가 없습니다.

역사의 순간에는 역사의 현장을 지켜야 한다
역사의 순간에는 역사의 현장을 지켜야 합니다.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현장 그 중심부를 향하여 용감하게 뛰어들어야 합니다. 지금 어디서 싸움이 붙었습니까? 지금 어디로 소방차가 달려가고 있습니까? 신당입니다. 우리는 이 싸움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옳거나 옳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기거나 질 것입니다. 우리는 불을 끄거나 불을 지를 것입니다. 그러나 비겁하게 숨어서 ‘강건너 불구경’ 하는거 보다는 낫습니다.

여기가 역사의 중심이고, 여기가 역사의 현장입니다. 여기에서 피가 튀고 살이 튑니다. 우리는 고동치는 역사의 한가운데 뛰어들어 그 용틀임치는 모습을 온몸으로 느끼고 전율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손에 피 묻히기를 두려워 합니까? 왜 술래에게 들키기를 두려워 합니까? 왜 이 피끓는 승부의 한가운데 뛰어들기를 두려워 합니까? 뭐가 그리 겁납니까?

우리의 진짜 목적은 ‘함께하기’다
권력 주변에 얼쩡거리면 유탄 맞습니다. 3년전 우리는 DJ의 유탄을 피해 일제히 『안티조선』으로 도망쳤습니다. 왜? 거기에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로 도망친 것입니다. 지금 저는 신당태풍 속으로 도망치고 있습니다. 대선주자들을 중계방송 하고 있습니다.

『네 정동영선수 안타쳤군요. 좋습니다. 잘하고 있죠? 다음 타자 신기남선수! 쳤습니다. 아! 아깝습니다. 병살타군요. 대북한 경제제재? 그건 아니라고 내가 그만큼 말해줬는데도. 으휴~! 이 맹구같은 국회의원 신기남아.』

한가지 분명한건, 지난 5년 동안 DJ 지지자노릇 힘들었듯이, 앞으로 5년 동안 노무현 지지자노릇도 힘들 것이며, DJ가 남북정상회담으로 살아났듯이 노무현도 어떻게든 살아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안전한 민노당으로 도망치지 않고 이 현장을 지킬 것입니다. 때로는 상처를 입고, 때로는 쓰러질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 현장을 지킬 것입니다. 왜? 우리의 진짜 목적은 어디까지나 『함께하기』이니까요. 우리의 꿈과 미래와 삶과 친구와 그 모든 것이 바로 이곳에 있으니까요.

지지와 비판 사이에서
노무현지지? 틀렸습니다. 노무현 비판적지지? 그것도 틀렸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5년 후 노무현의 뒤를 이을 미래의 누군가를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노무현 지지는 작년 대선 때 해준 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청와대 쪽을 바라볼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 제 2의 노무현을 발굴하고, 제 3의 노무현을 잉태할 것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역할은 5년 후에 대비하기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만들고 그 미래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산모는 민주당이고 아기는 신당입니다. 지금은 진통 중입니다. 옥동자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아들이면 다냐? 딸이면 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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