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 그간 사용했던 컴퓨터가 완전히 먹통이 되었다. 한 3~4년 정도 사용한 것 같은데, 완전히 더이상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 되어버려서, 결국 손을 놓고 말았다. 그래서 한동안 블로깅도 제대로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과 정보도 알지 못한채 일주일을 버텼다. 결국 어제 친구와 함께 오전부터 용산을 돌아다니면서 부품을 사서 새로 컴퓨터 한대를 조립했다. 살 때에는 당시에 최고사양으로 맞추어서 샀는데, 요즘 컴퓨터의 최저 사양보다도 더 못한 정도라니... 어찌보면 아쉽기도하고...
죽은 컴퓨터는 그 전부터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서 수리를 맡기기도 했는데, 가장 첫번째 문제는 그래픽카드 였다. 어떤 작업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 도중에 갑작스레 모니터 화면이 까맣게 꺼지면서 "NO SIGNAL" 이라는 메시지가 나오면 당황스럽다. 또 그러면서도 소리는 소리대로 나오니까...
컴퓨터 뚜껑을 열어보면 그래픽카드가 너무 뜨거워져서 맨손으로 만질 수 없을 지경이고, 팬은 아예 돌아가지도 않는다. 그런데 또 어떤 때에는 팬이 팽팽 잘 돌아갈 때도 있다. 그렇게 되는 날과 안되는 날을 오락가락... 머 나중에 그래픽카드를 교체해야지 생각하고, 일단 컴퓨터를 잘 달래가면서 조심조심...
그러다가 그 다음에는 아예 컴퓨터가 부팅이 안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컴퓨터 본체를 들쳐업고, 병원으로 데려갔더니 메인보드에 문제가 있단다. 메인보드의 A/S센터에 맡겨서 겨우 죽어가는 메인보드를 수리했더니, 다시 부팅이 되더라... 그런데 이번엔 보드는 고쳤는데, 부팅할 때마다 파워 서플라이(Power Supply)에서 덜덜~ 소음이 난다. 물론 소음이 조금 난다고 해서 기능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소음이 나로서는 꽤나 신경이 쓰였고, 케이스 표면도 만져보면 전기가 찌릿찌릿 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결국엔 운명하셨다. 어느날 갑자기 부팅이 되질 않는다. 더이상 병원을 찾아갈 생각도 들지가 않는다. 하여간 머 그래서 이번에 컴퓨터를 새로이 조립했다. 조립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립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더 안정성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려고 하였고, 특히 파워 서플라이(Power Supply)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컴퓨터 하드웨어에 대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CPU, RAM 에 비하여 파워 서플라이(Power Supply)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가격을 맞추기 위하여 파워 서플라이(Power Supply)를 가능한 싼 제품을 고르곤 한다.
나는 이런 문제가 왜 생겼나가 궁금했고, 그 답은 컴퓨터 또한 하나의 구조체 라는 전제를 했을 때 시작이 되었다. 구조가 무엇인가? 바로 에너지가 가는 길이다. 컴퓨터가 구조는 곧 전기 에너지가 가는 길을 의미한다. 구조론에서는 모든 문제가 외부의 에너지의 문제와 내부의 밸런스의 문제로 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만약에 컴퓨터 내부의 밸런스의 문제라면, 원인은 각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각 부속품의 수명이 다 되었을 경우 밸런스의 문제가 생겨서 제대로 작동을 할 수가 없다. 그 중에 하나라도 기능을 하지 못하면 전체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반면 외부의 에너지의 문제라면, 전기가 가는 길을 봐야 한다.
컴퓨터 내부에서 전기가 가는 길이란, 이렇다.
전기(외부) > 파워 서플라이 > 메인보드 > 그래픽카드 > 모니터(출력)
물론 CPU나 메모리 등도 있겠지만, 전기가 가는 길의 관점으로 보면 이렇다는 얘기다. 컴퓨터에서 정보가 흐르는 관점으로 보면 또 다른 형태의 구조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이 음식의 소화기관과 함께 감정과 생각의 구조가 또 다르게 공존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전기 콘센트에서 공급하는 전기가 안정적이고, 균일하다고 가정한다면(아파트에서 관리함),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최초의 문제가 생겼을 적에 모니터가 나오지 않아서, 모니터의 문제라고 생각하다가, 그 원인이 그래픽카드의 문제라고 생각하다가, 또 그 원인이 메인보드의 문제라고 생각하다가, 또 그 원인이 파워 서플라이(Power Supply)의 문제라고 결론을 지었다.
그런데, 친구와 함께 집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고 연결해보니, 컴퓨터는 이상없이 작동하지만 케이스를 만져보면 어전히 찌릿찌릿 전기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나 싶어서 파워 서플라이(Power Supply)와 연결된 멀티탭을 보니까 전선의 굵기가 너무 가늘었다. 가는 전선에 전기를 많이 먹는 컴퓨터, 모니터, 스피커, 모뎀 등을 한꺼번에 연결을 했더니, 멀티탭이 소화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시 굵은 전선의 멀티탭으로 교체를 해주니까 이전까지의 모든 문제가 사라졌다. 결국 컴퓨터의 문제는 컴퓨터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컴퓨터 외부의 문제에서 비롯되었고, 현상으로 볼 일이 아니라 구조를 통하여 하나의 모델을 그려놓아야 상부구조의 문제를 볼 수 있다. 이런 컴퓨터의 문제 역시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문제가 아니라, 외부의 전기를 끌어오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쌓여왔던 에너지의 문제가 다른쪽으로 표면화 된 것이다.
많은 정치, 사회에서의 문제가 그렇듯, 현상만을 보아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아란도
김동렬
창틀에서 검색은 어케 하는 거요?
양을 쫓는 모험
우측 사이드 바에 약간 스크롤 바를 내려다보면, 돋보기 아이콘이 보입니다. 돋보기 아이콘 옆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됩니다.
░담
죽은 컴이 산 컴 유저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구랴.
산 컴 이야기도 함 정리하여 주시오.
스펙, 구매절차, 조립법 머라도 좋소.
컴 장만에 소중히 참고하겠소.
오리
본체와 보드를 나사로 연결할때 갈색 도넛모양 링을 안껴주면 전기가 케이스로 흘러서 찌릿 찌릿 거리는경우가 있으니 참고하쇼 가능하면 3만원 주고 조립의뢰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소
양을 쫓는 모험
조립할 때, 도넛모양의 절연체를 달았는데도 같은 찌릿찌릿현상이 나타났소. 결국 컴퓨터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멀티탭의 문제로 밝혀졌소. 하여간 정신이 건강해지는 기분이구려.
컴 본체를 바꿀 일이 생기면 이 글을 참조하라고 해야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