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21 vote 0 2019.11.07 (18:00:22)

 

    구조의 눈


    구조는 내부를 보는 것이다. 사물의 내부는 쪼개보면 된다. 사건의 내부를 보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 소용된다. 사건은 시간을 타고 간다. 버스가 떠난 뒤에 손 흔들어 봤자다. 사물은 외부에서 끊임없이 개입한다. 사건은 버스의 출발과 동시에 문이 닫히고 외부개입은 차단된다. 그것이 닫힌계 개념이다.


    사물은 외부를 관찰하여 누가 건드리는지 알아내면 된다. 몰래 와서 속삭이는 자가 반드시 있다. 사건은 내부에서 진행되므로 추론해야 한다. 같은 사건을 재현해 보면 된다. 사물의 외부는 무언가 플러스될 수 있다. 그것이 원인이다. 칼은 휘두르는 자가 있고 총은 쏘는 자가 있고 공은 차는 사람이 있다.


    작용하는 것이 있다. 그 원인측을 추적하면 된다. 사건은 버스가 출발하면 외부에서 작용할 수 없으므로 내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내부는 언제나 빡빡한 상태다. 잉여가 없다. 여유가 없다. 잠수함처럼 실내가 좁다.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약간의 작용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사물은 겉에 덧씌워지므로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지만 사건은 절대적으로 형식이 중요하다. 사건은 움직인다. 움직이려면 가벼워야 한다. 덧씌울 수 없다. 사물의 왕자는 좋은 옷으로 덧씌워진다. 폼잡을 수 없다. 사건에 들어가면 좋은 옷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링 위의 선수처럼 홀딱벗어야 한다.


    사건은 달린다. 마라톤과 같다. 좋은 옷과 폼나는 모자와 장식은 쓸모가 없다. 사건은 언제나 극한의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제된다. 여기에 의미가 있다. 사물은 내가 100을 작용해도 저쪽에서 100으로 막으면 무효가 된다. 그러나 사건의 버스는 이미 떠났으므로 이쪽저쪽 다 무효다.


    그렇다면? 사건은 선제대응하는 사람이 이긴다. 먼저 와서 판을 설계하는 사람이 다 먹는다. 즉 사건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저쪽에 돈이 많고 힘이 세고 빽이 있어봤자 쓸모가 없다. 내가 설계한 판은 내가 먹는다. 사물은 보수가 힘으로 눌러서 이기지만 사건은 언제나 진보가 이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11.08 (04:03:04)

"사건은 선제대응하는 사람이 이긴다. 먼저 와서 판을 설계하는 사람이 다 먹는다. 즉 사건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http://gujoron.com/xe/1139461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1077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9276
6764 신의 권력 김동렬 2023-11-29 1473
6763 세상에 안 미친 개는 없다 3 김동렬 2024-05-23 1488
6762 인간의 고통 김동렬 2023-11-28 1489
6761 조국당이 이기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3 1496
6760 메타영역 김동렬 2024-04-12 1497
6759 인간의 충격 김동렬 2023-11-26 1498
6758 클린스만 잘한다 김동렬 2023-11-23 1501
6757 한국 정치의 비밀 김동렬 2024-04-01 1502
6756 외왕내제의 진실 김동렬 2024-02-21 1504
6755 옥새파동이 무슨 상관? 1 김동렬 2024-03-19 1504
6754 존재는 도구다 김동렬 2024-02-01 1505
6753 이찬종 알파독이론과 강형욱 카밍시그널 2 김동렬 2024-05-19 1510
6752 공자 김동렬 2024-04-23 1513
6751 소크라테스 김동렬 2024-02-22 1519
6750 유권자의 갑질 김동렬 2024-02-26 1524
6749 양면전쟁과 예방전쟁 김동렬 2024-03-02 1527
6748 직관 논리 믿음 김동렬 2024-03-29 1533
6747 현대인의 비가역적 뇌손상 김동렬 2024-05-29 1538
6746 동양은 신이 없다. 김동렬 2024-04-11 1539
6745 테크노 낙관주의 비판 1 김동렬 2023-11-24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