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의 문제는 이념과 철학의 빈곤이다. 철학이 전혀 없는건 아니고 눈꼽만큼은 있다. 인수위에서 국정이념을 정하려다 포기했는데 ‘참여정부’라고 이름도 붙였고 국민참여수석도 있으니 굳이 말하자면 『국민참여』가 노무현정부의 국정이념 비슷한거다.
『월드컵 4강도 했는데 정치 4강인들 못할리 없다. 대표팀 감독을 노무현으로 바꿨으면 선수선발 다시하고 체력훈련부터 해야한다.』 |
YS는 『신한국창조』 이런걸 떠들었고, DJ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균형발전』을 내놓았다. 노무현은? 포기했다. 대신 국참운동본부의 연장선상에서 국참수석을 만들긴 했는데, 하는 일은 대통령면담 희망자 명단작성이다.
검사들과 토론한 후 대통령과 토론하자는 집단이 1000곳 쯤 줄을 서 있다. 밑바닥에서의 참여 열기는 높은 것이다. 내친 김에 『토론공화국』이라는 슬로건도 만들었다. 그러나 대통령 1인의 개인플레이로 잠깐동안은 어찌 넘기겠지만 그것이 나라가 돌아가는 시스템은 안된다.
DJ는 그래도 『제 2의 건국운동』도 하고 『금모으기 운동』도 하고 『신지식인 발굴운동』도 하고 뭔가 시도는 했다. 이것이 다 국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이다. 그래서 과연 국민이 참여했나? 금모으기에는 제법 참여했다. ‘제 2의 건국’은 지방유지들 고스톱판 벌이는데 꽁짓돈 대줬고, 신지식인은 심형래가 말아먹었다.
밑바닥 참여열기는 높은데 대통령과 토론만 원하고
노무현도
뭔가 시도는 해봐야 한다. 단 DJ처럼 실패하지 말고 잘해서 성공시켜야 한다. 대통령과
토론하자는 집단이 줄을 선 것으로 봐서 밑바닥의 참여열기는 높다. 대통령이 1천개
단체와 일일이 토론해줄 수는 없고 이 에너지를 어떻게 건설적인 방향으로 풀어내는가이다.
과거 인수위가 나름대로 자기들끼리 토론도 하고 보고서도 써서 올렸다. 그런데 그걸로 끝났다. 오십세주 한잔씩 나눠먹고 인수위 해산했다. 그 다음은? 박주현수석 혼자 이곳저곳 인터뷰나 하고 다니는걸로 때우는 중이다.
청와대 식구는 왕창 늘려놨다는데 다들 뭐하고 있나? 이념과 철학은 실종되고 국참수석실은 민원처리부서로 전락하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박주현수석은 시민단체도 끼워준다는 상징성 목적의 얼굴마담 수석 아닌가? 뭐 하는 일이 있어야 수석이지. 『밑바닥의 열기』라는 자원이 분명히 있는데 그 주어진 자원을 활용 못하면 바보지.
새벽종이 울렸네 잡초 뽑으로 갑세다
국참 좋다. 국민을 참여시켜야
한다. 어떻게? 종교집단들도 그렇다. 그냥 종만 땡땡땡 치면 신도들이 모이는 것이
아니다. 나름대로 다 방법이 있고 노하우가 있는 것이다. 불교엔 5계가 있고 기독교엔
10계가 있다. 강령이 있고 계율이 있다. 간간이 법회도 열고 예배도 열어주니 참여가
되는거다.
노무현정부는 참여하라고 말로만 떠들고 종만 열심히 쳐대는데, 강령이 없고 교리가 없고 10계명이 없고 예배당도 없다. 참여하고 싶어도 어디가서 뭘 해야될지 모르겠다. 근데 느닷없이 잡초를 뽑으란다. 어느 논에 가서 잡초를 뽑으라굽쇼?
뭐 간단한거다. YS와 DJ의 실패는 가신정치의 실패다. 가신 챙기다가 시민단체와 재야 못챙겨서 정치신진세력을 모으지 못했고 개혁주체 형성 못해서 망가진거다. 이종찬, 김중권, 김종필 이런 인간들과 뭐를 하겠는가 말이다.
DJ정권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노무현은 달라야 한다. 낙하산
챙겨줄 가신도 없으니 그 대신으로 시민단체와 운동권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광범위하게 동원해서 개혁주체를 만들어야 한다. 일단 DJ버전이 어떻게 망가졌나부터
살펴보자.
☞ 정치지망 운동권 세력 -≫ DJ 가신들에게 낙하산 한자리씩
돌리기
☞ 지역 유지들 -≫ 제2의 건국운동으로 지역 유지들 고스톱판 꽁짓돈
대주기
☞ 각계 전문가들 -≫ 신지식인 운동으로 심형래 협잡하는거 보조
☞
일반 국민들 -≫ 금모으기 운동으로 약간의 성과
DJ정권이 벌여놓은 인터넷사업이 사기벤처니 해서 탈도 많았지만 요즘은 벤처들이 상당히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 결과적으로 잘한 것이다. DJ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DJ정부가 최소한 바람잡이는 해줬기 때문에 창업의욕을 부추겨서 이정도의 성과가 나온거다.
청와대가 손놓고 있으면 안된다. DJ가 했듯이 뭔가 일을 벌이기는 벌여야 한다. 단 계획을 잘 세워서 국민의 신바람을 유도해내야 한다. 하면 된다. 안해서 안되는 거지.
이념이 길을 열고 철학이 인도해야 한다
딴짓 하다가 뜬금없이 『새벽종이
울렸네 잡초 뽑으러 갑세다』 하고 500만명에게 이메일로 총동원령을 내리고
있으니 농부는 모였는데 어느 밭으로 가야될지를 몰겠다. 반론 쏟아지니 청와대가
변명한 답시고 『그냥 한번 해본 소리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는
식의 해명을 내놓고 있다.
『으이구..! 나가 죽어라 밥통아!』
이념공세를 안하고 있으니 모든 관심이 오직 총선에만 집중되어서 『잡초제거》낙선운동』으로 메시지가 전달된다.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그 원론이 뭔데? 이념과 철학을 제시해야 납득을 하지. 이 경우 국민에게 먹히는건 도덕이다. 확고한 도덕적 우위를 먼저 다지고 그 도덕적 우위에 기초해서 이념공세를 펴는거다.
모택동의 수법이 10억 중국 민중들에게 먹힌건 그 도덕성이 앞서있었기 때문이지 그 이념에 설득되어서가 아니다. 이념이란건 원래 사기성이 농후한거다. 기독교 신자들, 불교 신자들이 그 스님과 목사님들의 높은 도덕성을 보고 따르는 거지 그 교리만 보고 따르는건 아니다.
먼저 도덕에서 앞서 나가고, 거기서 얻은 신뢰를 이용하여 나라의 기강을 세우고, 그 다음에 이념공세를 펴야 먹혀드는 것이다. 지금은 안희정이 꼴통짓으로 도덕이 추락해서 웃음거리가 되어있고, 유인태, 문희상, 김두관 촉새짓으로 기강이 엎어졌고, 이념은 말도 못꺼내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에 시민단체 낙선운동은 기대하지 말라
한가지 장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낙선운동은 없다. 한번 해먹은 수작이 두 번
통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말라. 이미 잡초들도 면역성 생겼다. 이번 총선은 낙선운동이
아니라 낙천운동에서 결판난다. 낙천운동 하려면 민주당을 쪼개야 한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신당 나오면 구조적으로 낙천운동 못하게 된다. 손에쥔 카드가 최소한 2개는 되어야 승부가 나는거다. 시민단체 동원하는 낙선운동은 해도 안되지만 해봤자 지역감정으로 똘똘 뭉친 한나라당만 이득본다.
방법은 당을 쪼개는 것 뿐이다. 당을 쪼개려면 개혁의 이념만 가지고 안된다. 신당의 정신은 곧 죽어도 『신뢰와 도덕성』이어야 한다. 잡초 죽이는 제초제는 도덕성과 신뢰성 뿐이다. 보혁구도 운운은 지역감정 조장해서 JP살리기 밖에 안된다. 민중당 출신 한나라당 떨거지는 잡초 중에 악질이니 제초제를 특별히 독한 것으로 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