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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917 vote 1 2019.08.18 (18:58:32)


    고쳐쓴 글입니다.


    세상은 에너지로 되어 있고, 에너지는 사건을 일으키고, 사건은 구조로 작동한다. 에너지는 본래의 확산방향을 일정한 조건에서 수렴방향으로 틀면서 계를 이루고 사건을 일으킨다. 사건은 균일한 계에 성립하는 대칭 형태의 구조를 작동시켜 단계적인 의사결정의 방법으로 외력의 작용에 따른 계 내부에서의 에너지 모순을 처리한다.


    하나의 사건은 일련의 연속적인 의사결정으로 나타난다. 모순에 의해 야기되어 계 내부에서 구조의 작용에 의해 처리된 에너지는 다음 단계에서 또 다른 모순을 야기하므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게 된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구조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5회에 걸쳐 계 내부의 모순을 처리하여 사건을 종결시킨다. 다섯 차례에 걸쳐 내부에 대칭을 만들고 의사결정하며 다시 비대칭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사건은 계 내부의 에너지의 모순을 처리하면서 일련의 연속적인 의사결정이라는 생명력을 갖고 외력의 작용에 맞서 자기를 유지한다. 우리는 그것을 존재라고 부른다. 계에 외력이 작용했을 때 반작용의 형태로 외력의 작용을 처리하고 자체를 유지하는 것이 존재다.


    우리는 사물을 보고 존재를 인식하지만 양자역학으로 깊이 파고들자면 사물의 집합으로 파악되는 존재는 인간의 착각이고 실제로는 에너지 활동에 따른 사건의 연결이 존재할 뿐이다. 즉 사물은 없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러하다. 정지해 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하며 그 변화가 계에 갇혀 내부에서 일어나므로 외부에서의 관측에 대해 감추어져 있을 때 그것을 사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구조는 우리가 그 감추어진 사건 내부에서의 보이지 않는 변화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있는 것은 사물의 집합이 아니라 에너지의 작용에 따른 사건의 부단한 연결이다. 그냥 가만이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없고 한곳에서 격렬하게 맴도는 것과 드러나게 자리를 바꾸는 것만 있다. 사건이 계를 이루고 제자리에서 맴도는 것을 두고 우리는 사물이 제자리에 정지해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존재는 언제나 변화하며 겉으로 드러나게 변화하는 것과 속에서 은밀히 변화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보이는 운동과 감추어진 운동이 있을 뿐이다. 운동은 구조에 의해 사건 속에 감추어진다. 사건의 구조를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건은 균일한 계 안에서 대칭을 이루고 최소작용의 원리를 따르므로 액션이 최소화되어 외부에서 잘 관측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격렬하게 진동하고 있다. 대칭을 이루고 부단히 상호작용하고 있다. 파동의 형태로 출렁거리고 있다.


    우리는 구조에 의해 내부의 모순이 처리되어 종결된 사건의 결과를 보고 원인을 추론할 수 있고, 또 대칭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사건 내부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일련의 연속적인 의사결정으로 일어나는 사건의 각 단계에 개입하여 적절히 제어하는 방법으로 특정한 결과를 유도할 수도 있다. 단계적인 의사결정의 연결고리를 관찰하여 다음 단계의 진행을 미리 알아낼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사건의 드러난 결과에 주목할 뿐 감추어진 사건의 원인을 모르고 더욱 내부의 구조를 모르며 의심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대개 사건을 포착했을 때는 이미 사건이 끝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트로피에 따른 에너지의 방향성을 추적하는 방법으로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있다. 최소작용의 원리에 따라 자연에서 에너지는 언제나 빠듯한 바닥상태에 머무르므로 알 수 있다. 그만큼 선택지가 제한되는 것이다.


    우리는 비가 오는 것을 보고 그 전에 구름이 모여들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원인에서 촉발된 사건이 결과까지 진행하기 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구름이 모이는 것을 보고 비를 맞기 전에 우산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러려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의 전모를 파악해야 한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고, 머리와 꼬리, 시작과 종결을 알아야 한다. 내부에서 작동하는 일련의 연속적인 의사결정에서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원인과 결과의 중간 단계에서 작동하는 축과 대칭의 구조를 알면 적절히 개입하여 사건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건을 완전히 통제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이미 끝난 사건의 결과에 대응하려는 뒷북치기 태도를 버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의 원인에 대응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선제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송두리째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자연에 실제로 있는 것은 다만 변화이며, 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오직 운동이며,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그 운동의 방향뿐이다. 우리는 에너지의 진행방향을 바꾸는 방법으로만 자연에 개입할 수 있고 사건을 통제할 수 있고 원하는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의 중간단계에 개입하여 사건의 진행방향을 틀 수 있다.


    자연에서 에너지는 오로지 확산방향과 수렴방향이 있을 뿐이다. 확산하면 흩어지고 수렴하면 모인다. 에너지가 흩어지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경우는 논외다. 에너지가 수렴방향으로 모이면 균일한 계가 만들어지고 사건은 균일한 계에서만 일어나며, 균일하면 대칭되고, 대칭은 둘이 하나의 토대를 공유하므로 보다 효율적이다. 그 효율성이 자연의 엔진이다. 대칭의 축과 날개가 성립하며 축을 공유한다. 자연은 그 축을 지배하여 상대적인 효율성을 도출하여 비대칭으로 넘어가며 의사결정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그리고 다음 단계의 대칭에 직면하게 된다. 사건의 종결까지 진행하며 이 패턴을 5회 반복한다.


    효율성은 최소작용의 원리를 따르며 엔트로피의 원리로 나타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원리를 이용하여 에너지의 가는 길을 추적할 수 있다. 자연에서 그것은 결이다. 에너지는 결따라 간다. 에너지는 단지 갈 수 있는 길을 가는 것이며 그 길은 효율성의 차이에 따른 최소작용, 최단거리, 최소저항, 최소시간, 최적화의 길이다.


    배고픈 동물은 어디에 가 있을까? 보나마나 먹이가 있는 곳에 가 있다. 졸린 사람은 보나마나 침대에 가 있고, 아픈 사람은 보나마나 병원에 가 있고, 죽은 사람은 보나마나 묘지에 가 있다. 최소작용의 결을 따르는 자연은 어디로 가 있을까? 보나마나 가장 에너지 낙차가 큰 곳에 가 있다.


    자연은 뉴턴역학의 결정론으로 정해진 길을 가는 것도 아니고 해밀턴역학의 목적론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자연에 결정된 것은 없으며 이상적인 목적도 없고 자연은 오직 방향따라 간다. 그 방향은 에너지의 수렴방향이다. 자연은 언제나 균일한 계로 이루어지는 사건 안에서 대칭의 작용을 따라 구조의 결정에 의해 수렴되어 있다.


    사건은 중첩되어 복잡성을 띠기 마련이지만 퓨리에 변환을 적용하여 잘 분별하면 얽혀있는 실타래를 낱낱이 풀어 감추어진 사건의 전모를 볼 수 있고 현 단계의 진행방향을 판단할 수 있다. 사건의 시작점에서 도착점을 알 수 있다. 사건은 에너지의 균일에서 계를 이루며 촉발되어 구조적인 효율성이 고갈되는 지점에서 끝난다.


    문제는 단기적으로는 최소시간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최대시간이 되는 수가 있다는 점이다. 사건은 언제나 중첩된다. 큰 사건 속에 작은 사건이 포개져 있다. 부분으로는 최소작용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최대작용이 된다. 그 경우 망한다. 사건은 진행하다가 중간에 엎어진다. 자동차는 가다가 퍼지고 빛은 가다가 흡수되고 영화는 제작하다가 엎어진다. 극장에 영화를 걸어보지도 못하고 영화사는 문을 닫는다.


    우리는 퓨리에 변환을 적용하여 닫힌계를 잘 살펴보는 방법으로 사건이 진행하는 경로를 명석하게 알아낼 수 있다. 사건이 중간에 엎어지지 않게 유도할 수 있다. 빛이 중간에 흡수되지 않고 최소시간을 가도록, 물질이 쪼개지지 않고 그 형태를 유지하도록, 과실이 떨어지지 않고 열매를 맺도록 관리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성으로 통제할 수 있다.


    세상은 원자의 집합이 아니고, 사물의 존재도 아니고, 사건의 연결이다. 결정론도 틀렸고 목적론도 틀렸고 구조론이 정답이다. 구조론은 사건의 과학이다. 하나의 사건은 일련의 연속적인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진다. 사건은 균일한 계 안에서 에너지의 방향전환에 따른 5단계의 연쇄적인 의사결정으로 있다. 사건을 진행시키는 힘은 대칭된 둘이 하나의 축을 공유하는데 따른 구조의 효율성에서 얻어진다. 구조는 대칭의 축을 틀어쥐고 1로 2를 결정하는데 따른 효율성을 가지므로 힘이 있어 만유의 근본이 된다.


    역사이래 인류의 학문하는 자세는 이미 종결된 사건의 결과측에 서서 원인측을 되짚어보는 것이었다. 진행중인 사건 내부에 뛰어들지는 못한다. 과녁에 꽂힌 화살을 보고 그 화살을 쏜 범인을 잡으려 하지만 범인은 이미 달아나고 없다. 선제대응하여 날아가는 화살을 붙잡아 올라타고 화살의 진행방향을 바꾸려고 한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사건에 뛰어들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버스의 핸들을 잡고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이에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조가 아니면 안 된다. 구조가 만유의 엔진이다. 그 엔진을 획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달리는 버스의 운전석에 뛰어들어 진행중인 사건 내부를 통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용맹한 자세가 아니면 안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8.20 (03:38:53)

"이에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조가 아니면 안 된다. 구조가 만유의 엔진이다. 그 엔진을 획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달리는 버스의 운전석에 뛰어들어 진행중인 사건 내부를 통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http://gujoron.com/xe/111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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