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533 vote 0 2019.08.17 (00:03:06)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종이에 쓰인 글자를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의 선택이다. 만약 당신이 실제로 몬티홀 쇼의 무대에 섰다면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물론 몬티홀 딜레마는 어떤 수학자가 책을 내면서 지어낸 이야기고 실제로 몬티홀 쇼에서 사회자는 출연자에게 선택을 바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왜? 인간은 그다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둘기도 정답을 맞춘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람들이 착각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실제로 닥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에 뛰어들면 강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강단에 안주하는 먹물 지식인들이 오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므로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일베충이 오판하는 이유와 같다. 진보 진지충들은 온갖 걱정을 하며 살지만, 보수는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므로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실제로 무대에 서면 1/3의 적은 기회에 낙담하여 데미지를 입는다. 이미 상처입은 채로 무대에 서는 것이다.


    내가 가진 확률은 고작 1/3에 불과하고 2/3를 빼앗겼기 때문에 화가 난다. 어떻게든 액션을 취해야 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당연히 바꾼다. 가만히 있으면 확실히 1/3이고 그것은 손해다. 인간은 손해에 민감하다. 왜 정의당이 망하는가? 이 자들은 정치를 책으로 배워서 관념적으로 접근하므로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당연히 오판을 한다.


    세금을 내고 돈계산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일반인들과 자기 손으로 세금을 내 본 적이 없는 강단 지식인들의 입장은 다른 것이다. 지식인들이 공허한 관념타령에 매몰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붕어도 포식자와 한 공간에 있게 되면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신체를 변형하는데 그 과정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서 바이러스에 취약해진다고 한다. 


    금붕어도 강물에 풀어놓으면 덩치가 잉어만큼 커진다.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미친 듯이 몸집을 키운 것이다. 몸집을 키워서 생존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죽을 때 죽더라도 사는 동안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하게 살 것인가 중에 결정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자기를 변화시키라는 신호다. 변해야 하므로 카드를 바꾸게 된다.


    몬티홀로 돌아가 보자. 멀쩡한 인간들이 왜 오판할까?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짐짓 남의 일로 여긴다. 자신은 제 3자인 관객의 포지션에 선다. 몬티홀 쇼의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출연자는 바보이거나 아니면 똑똑하거나다. 바보라면 바꾸지 않고 똑똑하면 바꿀 것이다. 그러므로 확률은 1/2이 된다. 


    여기서 관객의 입장에 서서 남의 확률을 따지는 것이 빈도주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선수의 입장은? 선거기간에 여론조사 업체들은 객관적인 확률을 알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다른 정보를 쥐고 있다. 국정원은 베이즈주의로 보다 정확한 값을 알고 있다. 그러나 베이즈주의는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공표가 금지된다. 


    베이즈주의는 판별분석을 통해 어떤 유권자가 투표를 할 것인지 어떤 유권자가 기권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공표하면? 호남지역 사람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발표해 버리면? 이것은 선거관여다. 부정선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베이즈주의는 여론조사업체가 사용할 수 없다. 객관적이지 않은 여론조사이기 때문이다.


http://gujoron.com/xe/517401#comment_517433


    여기에 또 하나의 주의를 추가한다면 오세님이 말한 바 있는 구조주의다. 구조주의는 주최측의 관점에서 무조건 돈을 따는 확률을 구한다. 딜러와 게이머를 교착시켜 언제나 이기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결론은 인간이 자기를 배제하고 남의 일인 양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더라는 말이다. 남의 일이 아니라 당신의 일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8.17 (02:52:25)

"구조주의는 주최측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언제나 돈을 따는 확률을 구한다."

http://gujoron.com/xe/1115189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779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만 김동렬 2005-12-19 18206
6778 33살 케빈 카터의 죽음 image 김동렬 2006-01-17 18205
6777 우리당 일각의 내각제설에 대하여 2005-08-31 18204
6776 정몽준 폭탄’이 터졌지만 승리는 우리 것이다 김동렬 2002-12-19 18202
6775 Re..진짜 골 때림 14 2002-12-09 18201
6774 노무현호의 개혁철학 image 김동렬 2003-01-10 18194
6773 태양 image 김동렬 2003-05-31 18184
6772 [서프라이즈펌] 민새의 묘비명.. 놀램 2002-11-23 18182
6771 명품 서울 삼만불 경기도 김동렬 2006-04-03 18168
6770 -인터넷시대의 카이사르 노무현- 김동렬 2002-12-18 18161
6769 서프라이즈 잔치는 끝났다 김동렬 2003-04-16 18142
6768 부시의 엑스파일 김동렬 2002-09-17 18138
6767 비트코인 혁명의 시대 살아남기 image 5 김동렬 2017-12-10 18116
6766 몸 푸는 아시안게임 체조선수들 image 김동렬 2002-09-25 18115
6765 까마귀 날자 몽 돌아왔다. image 김동렬 2003-06-27 18111
6764 성 정체성이 조작될 수 있는가? 김동렬 2002-10-26 18075
6763 사슬과 고리 image 김동렬 2013-06-18 18053
6762 구조의 모형 image 1 김동렬 2011-06-28 18037
6761 수고하셨습니다 동렬박사님 폴라리스 2002-12-19 18036
6760 구조론의 출발점 image 김동렬 2014-04-05 18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