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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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5]오세
read 6878 vote 0 2010.08.26 (22:54:00)

지금, 사람무늬라는 어린이 인문학 모임을 이끌고 있소.
초등학생 3학년 아이들 네 명과 함께 하고 있는데, 구조론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아이들이 세상과 닿는 촉을 조금이라도 넓혀 교감지능을 높이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 소통하면서 소통지능을 높이고, 마지막으로 독서와 글쓰기라는 정보의 입출력을 통해 정보처리지능을 높일 수 있는 장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소. 

아이들과 여러 가지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소. 그림을 미친듯이 사랑한 고흐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어린이의 인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그린피스의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전략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굿윌헌팅 같은 영화도 좀 보고, 암튼 이것저것 함께 하면서 아이들도, 나도 조금씩 커가는 중이오. 

모임을 이끌다보니, 아이들의 성격이 제각각이고 각자의 개성이 있으면서도 나름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소. 아직 아이들의 어휘력이 딸려 글이 술술 나오진 않지만, 아이들의 촉수만큼은 아직 살아있다오. 
한 아이는 한 시간, 두 시간이고 레고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자기 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 정도의 집중력이 있고
한 아이는 인셉션, 매트릭스 같은 영화들에 꽂혀 현실에 대해 제법 의문을 던질 줄도 알고
한 아이는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전쟁같은 참사 앞에서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알고
한 아이는 매번 친구들을 위해 맛있는 것을 싸들고 와 나눠 먹으면서 충만한 기쁨을 누릴 줄 알고. 

암튼, 아이들을 보면 아직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좋다오. 내 아직 총각이지만 아이들을 보면 얼른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오. 

사실 아이들의 어머님들에겐 인문학이라 했지만, 내 머리속엔 인문학이라 쓰고 사실은 구조론을 가르치고 싶은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라오. 
어린이 구조론. 사실은 그게 나의 진정한 컨셉이라오. 근데 아직 머리 속에 대강 줄기만 잡혀있지 구체적으론 풀어내고 있지 못하고 있소. 
일단 아이들의 환경에 대한 민감성을 끌어낸답시고 이런 저런 주제들을 다루면서 아이들을 관찰하고 있는데, 그 시도가 체계적이진 못하고
아직도 아이들에 대한 관찰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오. 
아이들의 상호 소통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감, 피드백, 알아차림 같은 이런 저런 상담적 접근 방식들도 알려주려 하고 있으나 그것들을 아이들에게 맞게 옮기는 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라오.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시간 프로그램을 나름 스토리가 있게, 놀이를 곁들여 재미나게, 무언가 나중에 할 이야기가 있게 만들려 하고 있으나 매주 그렇게 하기가 쉬운 일이 아님을 절감하고 있다오. 

아무튼, 내 목표는 아이들에게도 구조론을 가르치는 것이라오. 어린이 버전으로 말이오. 
그러기 위해선 나부터 구조론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데,, ㅎ 이거 소경이 애먼 길잡이 노릇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오. ㅋ

구조론을 적용한 여러가지 시도 중, 이처럼 어린이 구조론을 해보겠다는 사람도 있다우. ㅎㅎ 

아, 그리고 부모님들께 구조론에서 얻어들은 교육, 지능, 지성 뭐 이런 것들과 관련된 썰을 풀면 다들 껌뻑 한다우. 
구조론을 배우면 말빨이 늘어난다고 누가 그랬던가? 내가 바로 그렇소. 원래 말빨이 약한 사람도 아닌데다가 구조론까지 만났으니, 그야말로 말이 걍 청산유수로 나오더이다. 이건 뭐 벙어리가 말문을 튼 거나 다름없을 정도요. 구조론 스타일로 이야기하면 일단 먹어주는게, 기존의 관점보다 위의, 근본적인, 상부구조의 관점에서 이야기함으로써 듣는 사람으로하여금 무언가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는 점이 있소. 거기다 구조론 나름의 미래 예측까지 더하니 어머님들이 고개를 끄덕끄덕 하시더이다. 

아뭏든, 구조론을 요즘 잘 쓰고 있소. 구조론 발전소에서 전기를 조금식 타다 쓰고 있는 형국이오. 이참에 소형 발전기를 하나 만들어야하는데, 열심히 하나 만들어볼 생각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8.26 (23:51:23)

좋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0.08.26 (23:56:37)

굿이오.
기대가 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8.27 (01:42:23)

어린 김동렬님을 만날 수도 있겠소^^
[레벨:6]바라

2010.08.27 (19:01:42)

같이 화이팅 하고 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8.29 (17:56:44)


인문학이 힘을 못쓰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점차로 조금씩 인문학의 중요성에 다시 눈을 돌리는 추세인것 같습니다.
꼬마 친구들이 새로운 또 하나의 구조론 세력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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