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191 vote 0 2019.07.22 (11:17:43)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


    우리는 가만히 정지해 있던 것이 어떤 이유로 변화가 일어나서 운동하게 된다고 믿는다. 사실은 그 반대다. 변화하는 것이 어떤 이유로 정지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우주의 근본은 변화다. 원래 우주는 운동으로 가득 차 있고 지금도 운동하고 있다. 


    정지한 것은 없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초끈이론은 그것을 초끈의 진동으로 표현한다. 우주는 원래 동動이다. 두 개의 운동이 충돌하여 교착되면 멈춘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멈춘 것은 아니다. 거리를 잃고 대신 속도를 얻었을 뿐이다. 멈춘 게 아니라 제자리걸음이다.


    두 별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공전하면 거리에 따라 하나의 별로 보일 수 있다. 상대적인 정지로 보일 뿐 가만히 멈추어 선 것은 우주 안에 없다. 구조론으로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다. 사실은 모두 운동이다. 감추어진 운동과 드러난 운동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질과 입자와 힘은 운동이 꼬여서 감추어진 것이며 량은 외부의 대상에 침투한 것이다. 우주에는 드러난 운동과 감추어진 운동뿐이다. 운동한다는 것은 어떤 하나가 두 자리의 공간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두 칸을 오가며 점유하고 있다. 방이 둘인데 이 방과 저 방을 오간다.


    이 방을 비우고 저 방으로 옮겨갔을 때 남는 방을 빌려줄 수 없을까? 대개 불가능하지만 사이클이 맞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 동가식 서가숙하는 사람이 동가식 할 동안 서가숙을 게스트하우스로 내놓는다. 더 적은 공간을 차지하므로 더 효율적으로 되어 주변부를 이긴다.


    주변에 대해 상대적인 에너지의 우위를 이르므로 충돌하면 자신을 보존하고 상대를 파괴한다. 우주는 그렇게 이긴 것만 남았다. 엮여서 공간을 공유하는 쪽이 승리하므로 외견상 우주는 멈춘 것처럼 보인다. 충돌하여 상대를 흡수한 것만 남은 것이 우주를 채우는 별이다.


    생물이 몸집을 키우는 이유도 같다. 진화는 일단 몸집을 키운다. 몸집이 클수록 주변과 충돌확률이 높아 불리하다. 집중공격인 타겟이 된다. 보다 효율적인 배치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외력의 작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것이 진화다. 국가와 조직의 발달도 이와 같다.


    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리스크가 증대하므로 재벌은 몰락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일부 살아남은 기업은 강력해진다. 물질은 뭉칠수록 불리해지며 그 약점을 극복하면 강력해진다.  


     우주는 원래 동이다. 이 그림을 머리에 그려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7.23 (03:51:28)

"보다 효율적인 배치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외력의 작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것이 진화다."

http://gujoron.com/xe/1108072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308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2491
1246 하나는 곧 전체다 1 김동렬 2019-08-29 3198
1245 한국인의 집단자살 김동렬 2022-10-09 3195
1244 양자역학과 구조론 김동렬 2021-09-27 3194
1243 명령 김동렬 2023-07-11 3193
1242 본질과 현상 그리고 만남 1 김동렬 2019-12-06 3193
1241 세상은 하나다 3 김동렬 2019-12-08 3192
1240 우주의 제 1 지식 김동렬 2021-09-05 3191
1239 구조론은 사건의 플랫폼이다. 4 김동렬 2018-12-09 3191
1238 X세대는 노무현주의다 김동렬 2020-10-25 3189
1237 인간은 생각하지 않는 동물이다. 1 김동렬 2022-01-19 3188
1236 경제의 근본 image 2 김동렬 2020-01-08 3188
1235 인류원리 2 김동렬 2023-09-24 3186
1234 나쁜 상황이 나쁜 결정을 만든다 김동렬 2021-04-17 3185
1233 노무현과 윤석열 김동렬 2022-09-21 3184
1232 무한의 문제 김동렬 2021-07-10 3183
1231 한국인이 잘해야 한다 김동렬 2022-11-05 3182
1230 서경덕 문화쇄국주의 문화적 집단자살 김동렬 2023-03-26 3181
1229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2 김동렬 2019-12-02 3181
1228 이재명 윤석열 김동렬 2022-01-02 3180
1227 죽음은 없다 1 김동렬 2021-09-07 3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