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read 5807 vote 0 2010.08.02 (21:39:49)

time.jpg

저는 어제 지갑을 잃어버렸다가 

찾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걸 잃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찾기도 하고 그랬네요.

팔순이 넘은 저의 노모는 

기억과 능력까지 조금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갑을 잃어버리는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듯이,

기억과 능력을 잃어버리는 일도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로 우리가 아무리 많은 지갑을 가졌어도

그 모든 지갑들을 모두 잃고

게다가 기억과 능력들까지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죠.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는

잃어버린 것이 대체 무엇일까요?

지갑은 다른 누군가에게로 흘러갈 것이고

우리가 남긴 기억과 말과 몸짓은

다른 사람에게로, 그리고 우리의 아이에게로

흘러갈 것입니다.

지갑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기도 할 것이고

우리가 했던 말 가운데 쓸데없는 것은

또 잊혀질 것입니다.

그렇게 버려지고 잊혀질 때에도

끝내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끝내 남길 것은 무엇일까요?

그런 것을 생각해보았나요?

혼자 있는 따뜻한 욕조에서, 혹은

어디 먼 곳을 목적없이 걸어갈 때나

잠들기 전에

이런 생각을 깊이 해본 적이 있나요.

내 삶에서 마지막까지 남길 것과

내가 사라져도 전해질 것에 대해.


시간의 강가에 앉아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의명

2010.08.03 (00:19:01)

강 건너에서

자기별을 바라보는 저 순수한 왕자는

어머니 뱃속에서 그 누군가처럼 60년은 나오지 않고

기다렸을게야!

그런 긴장으로 세상에 튕겨져 나와야만 하는

오기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2882
1847 나이들면 알게 되는 비밀 image 6 김동렬 2014-12-17 5866
1846 자기존중감과 선을 넘기 3 ahmoo 2009-04-15 5850
1845 과거를 생각하면 눈알을 위로 굴리고 뒷머리를 긁적인다? 기준님하 2010-02-02 5847
1844 문답 - 나쁜 글의 예 11 김동렬 2013-07-08 5841
1843 무르팍에 나온 '안철수'를 보고 4 눈내리는 마을 2009-07-08 5836
1842 법륜의 사기극 8 김동렬 2014-04-30 5832
1841 토요일 구조론 토론모임에 초청합니다. image 2 김동렬 2010-03-18 5810
» 시간의 강가에 앉아 image 1 ahmoo 2010-08-02 5807
1839 브라질 땅콩 효과 image 김동렬 2016-06-03 5807
1838 구조의 의미. 1 아제 2010-09-17 5805
1837 선풍기 괴담의 비과학성 1 김동렬 2011-07-04 5797
1836 오자병법 대 손자병법 image 3 김동렬 2016-04-25 5794
1835 구조론 문제 김진태 화백의 경우 image 31 김동렬 2012-12-24 5794
1834 이상적인 정자의 구조는? image 2 김동렬 2014-07-14 5793
1833 트럼프의 미국을 예언한 영화 이디오크러시 image 김동렬 2016-11-10 5786
1832 굿바이 송진우 눈내리는 마을 2009-08-31 5775
1831 감자 보급과 이중의 역설 SimplyRed 2023-05-06 5760
1830 기존의 마음 이론의 한계 오세 2010-11-12 5758
1829 소그드인의 뿌리 3 김동렬 2016-04-01 5736
1828 독립형 엔지니어 image 1 눈내리는 마을 2009-11-21 5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