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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409 vote 0 2016.08.10 (19:19:08)

    https://is.gd/g2Ot7R <- 한국일보 기사 링크


 

    기가 막혀서 이야기 안 하는 거 뿐, 철학자가 패션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공자는 의관에 꽤나 신경을 썼다. 조선왕조 선비의 옷차림은 공자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한 것이다. 단아한 한복도 마찬가지다. 건축이나 조경에도 유교 이데올로기가 반영되어 있다. 연못도 사각형으로 팠다. 인위적인 장식이나 기교는 최소화 하였다. 


    의상은 심플해야 하며 유목민의 현란한 의상은 곤란하다. 어린이의 때때옷이 유목민의 의상이다. 몽골여성의 뾰족모자나 부인의 한껏 부풀린 가체는 비판되었다. 박근혜 머리 말이다. 문신을 하거나 귀를 뚫는 등의 신체변조 역시 비판되었다. 조선시대 귀걸이는 귀를 뚫지 않는다. 한류의 성공에 유교 이데올로기가 기여했다. 


    도교양식은 장식과 허풍이 찬란한데 이를 수입한 서구가 괴랄한 양식을 만든 것이 귀족들의 과시적인 옷차림이다. 최악이라 하겠다. 하이힐에다 코르셋에다 심지어 대나무로 치마를 부풀리는 등 망국의 경지에 이르렀다. 미국의 어떤 귀부인은 실크햇부터 코르셋까지 무려 30킬로의 옷을 입고 외출했다가 더워서 죽었다 한다.


    일본 여인들의 의상도 괴랄하기 짝이 없는데 특히 궁중여인들은 곰처럼 같은 옷을 수십벌 껴 입는다. 자객이 쳐들어오면 옷을 그 자리에 세워 사람이 있는듯 위장해놓고 알몸으로 도망쳤다고. 옷을 무수히 껴입으면 두꺼워서 세워지는데 일본 옷은 즉시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다. 하여간 이런 망조는 철학자도 입을 다물 밖에. 


    여성의 옷이 인간적인 모습을 띠게 된 것은 이차대전 이후다. 전시에 동원된 여성이 남자일을 하게 되면서 간편함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2차대전 이전까지 유럽여성의 옷은 최악 + 최악 + 최악이었기 때문에 도무지 견적이 안 나와서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알 수 없으니 차라리 입을 다물어 본전을 취할 밖에. 이해가 된다. 


    옷이 멋있어야 한다거나 예뻐야 한다는건 머저리들이 하는 소리다. 옷이 사람을 치면 사람이 죽는다. 결혼식에 들러리가 신부보다 예쁘게 꾸미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옷이 사람보다 돋보이면 안 된다. 연예인들은 눈길을 끌어야 하므로 옷에 집착하지만 글자 배운 사람은 적어도 옷이나 브랜드가 사람보다 강조되면 안 된다.


    좋은 옷을 입을 필요는 없고 단 등신짓만 안 하면 된다. 벌거벗고 돌아다니는 것은 손님을 모독하는 행동이다. 등산복 입고 다니거나 혹은 아줌마 파마를 하는 것은 대중들 속에 숨는 비겁한 행동이다. 박근혜의 올림머리는 손님에 대한 모독이자 콤플렉스를 드러내는 추태다. 양복을 유니폼처럼 입는 것은 퇴행적인 행동이다. 


    깔끔하게 차려입는 것은 손님에게 부담을 주는 행동이다. 혹은 보스에게 복종을 나타내는 조폭의 기표다. 10대 여성이 앞머리 머리카락을 눈위까지 끊는 것은 반항적 태도다. 히잡을 쓰는 것은 타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행동이다. 스킨헤드는 반항이다. 20대 여자가 생머리를 길게 내리는건 남성에게 순종을 나타내는 기표다. 


    40대 여성이 머리를 위로 올리는 것은 가모장적인 권위주의를 나타낸다. 추태다. 하여간 바보짓만 하지 않으면 된다. 10대는 빡빡머리나 자객머리를 하지 말 것, 20대는 긴 생머리를 하지 말 것, 40대는 올림머리를 하지 말 것, 50대는 아줌마파마를 하지 말 것. 이런 기본만 지켜주면 된다. 하여간 무의식적 기표가 있는 거다.


    요즘은 노랗게 염색하고 입술을 빨갛게 칠하는게 유행이라는 설이 있는데 이건 요란한 눈화장에 지친 나머지 젊은티를 내는 걸로 간편하게 승부보려는 전략이다. 노랑머리에 빨간입술은 어려보이기 때문에 그걸로 화장시간을 단축하는 책략이다. 나쁜건 아니지만 그런 의도를 들킨다는 거. 속이 빤히 보이는 짓은 하덜 말자. 


    남자는 군바리옷만 입지 않으면 되고 여자는 짐승무늬 옷만 입지 않으면 된다. 특히 여름에 덥다고 그물옷 입는 짓은 피해야 한다. 튀는 옷으로 남을 이기려는 의도를 들키지 말 것, 무난한 옷으로 군중 속에 숨으려는 의도를 들키지 말 것, 명품백 하나 들어는 것으로 옷 고르는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회피기동을 들키지 말 것. 


    어떻든 의상에는 거의 콤플렉스가 드러난다. 잘 꾸미고 잘 차릴수록 콤플렉스는 두드러진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한 것은 그것을 반대로 찌르는 전략이다. 아줌마들이 콤플렉스를 여러벌 껴입은 옷으로 감추는 것을 포착하고 반대로 몸매를 드러냄으로써 자신감을 과시하여 타인의 시선을 이기는 전략이다. 나쁜 전략은 아니다. 


    하여간 단발을 하면 지적으로 보이고, 사자처럼 옆으로 부풀리면 자신감을 과시하는 것이며 노무현 머리는 이발소에서 시간낭비를 하지 않으려는 전략이고 필자도 같다. 3분 이상 걸리면 이발사는 1분에 한 방씩 맞아야 된다. 남자 아이돌 머리 모양은 여성에게 순종을 나타내는 호빠머리다. 그래야 팔린다면 할 말 없는 거다.


    헌병들은 눈동자를 보여주지 않는데 그것은 이등병이 가짜 병장계급장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휴가나온 군인을 잡으려면 계급이 높아야 하는데 병장이나 상병인척 하지만 사실은 이등병이라 쫄아있는데 그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눈을 감춘다. 10대 소녀가 눈을 최대한 감추는 이유 역시 그러한 자기방어 심리가 있는 것이다. 


[레벨:11]비랑가

2016.08.10 (20:56:54)

얼마전 이대생들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체

시위했던 이유가 쫄아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행동이었다니...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8.10 (21:58:18)

쿠데타때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 박정희나

선글라스광 맥아더나 쫄아있는건 같죠. 다 들킵니다. 

[레벨:10]다원이

2016.08.11 (02:25:25)

까스통 할배의 선글래스, 엄마부대의 색안경. 똑같죠. 당당하지 못하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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