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207 vote 0 2010.07.12 (00:06:45)

za.JPG

zb.JPG

 zc.JPG


  수학은 관계다. 관계는 만남이다. 어떻게 만나는가이다. 대수는 자연과 인간의 1 대 1 만남이다. 기하는 1 대 모듈화된 다(多)의 만남이고, 구조는 여기에 시간개념을 더하여 사건이 진행되는 전체과정과의 만남이다.

 

  대수의 1 대 1 만남은 혹은 2 대 2의 만남이 될 수도 있고, 3 대 3의 만남이 될 수도 있다. 각각 자연수 1, 2, 3이 된다. 1이든 2든 3이든 그것은 비례이며, 비례의 기본은 1 대 1이다. 반면 기하는 1 대 다(多)의 만남이다. 다(多)는 그냥 여럿이 아니라 모듈화 된 여럿이라는 점이 각별하다.

 

  큰 산 앞에는 항상 큰 강이 있다. 인간은 산과 강을 동시에 만나야 한다. 산만 별도로 만나거나 혹은 강만 따로 만날 수 없다. 산이 있는 곳에는 항상 강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서 아침만 만나거나 혹은 저녁만 만날 수 없다. 하루 안에 둘 다 동시에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앞과 뒤가 그러하고, 시작과 끝이 그러하다. 앞을 만나면 결국 뒤도 만나게 되고, 시작을 만나면 동시에 끝을 만나야 한다. 빛과 그림자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기하다.

 

  대수에서도 1이 2를 만날 수 있지만 모듈화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만나 삼각관계를 이루는 것이 대수라면,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나되 각각 부부지간이 되고 모자지간이 되는 가족관계가 기하다. 대수에서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만난다 해도 아침과 저녁에 별도로 만나 각각 따로 데이트를 해야 하지만, 기하에서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난다면 남편과 아들 포함 셋이 같은 식탁에서 같은 시간대를 동시에 공유하는 것이다.

 

  구조는 시간적인 만남이다. 대수의 1 대 1 만남과 다르고, 기하의 1 대 다 만남과도 다른 또다른 차원의 만남이다. 농부가 씨앗을 만난다면 그 씨앗이 자라서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1 사이클 전체과정을 만나는 것이다. 농부는 그 씨앗의 삶 전체와 만난다.


zd.JPG   

  대수는 흩어져 있는 각각을 다른 시간대에 별도로 만나고, 기하는 공간적으로 모듈화 된 전체를 동시에 만나며, 구조는 거기에 시간개념을 더하여 일의 전체과정을 모두 만난다. 구조가 가장 모듈화 된 정도가 높다. 가장 높은 레벨에서의 근원적인 만남이 구조의 세계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2220 Re..다음이 진보주의적? 김동렬 2002-10-02 12923
2219 질은 만남이다. image 2 김동렬 2010-09-21 12924
2218 인간은 원래 죄다 또라이다 image 2 김동렬 2017-07-25 12925
2217 구조론은 새로운 진보의 유전인자다 김동렬 2008-03-31 12926
2216 달구벌 성에 봄은 오는가? image 김동렬 2005-02-07 12929
2215 신이 있다면 그를 만나고 싶다 image 1 김동렬 2017-02-22 12931
2214 진보는 오버해야 산다 김동렬 2006-06-03 12932
2213 관측자의 개입 image 1 김동렬 2017-04-07 12933
2212 글쓰기의 전략 김동렬 2007-03-17 12936
2211 델리 섶의 조로증 김동렬 2005-12-03 12937
2210 방폐장 결정 - 노무현 패러다임의 승리 김동렬 2005-11-02 12939
2209 15년 연애 후에 찾아온 것들과 조우하는 법 김동렬 2017-04-30 12939
2208 노사모에 이은 딘사모가 뜬다 image 김동렬 2003-12-12 12940
2207 조광조가 그립다 김동렬 2004-05-11 12943
2206 신과 나 그리고 세계인격 김동렬 2008-09-20 12943
2205 일본,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렬 2005-04-20 12945
2204 연역과 귀납 image 11 김동렬 2013-07-09 12945
2203 구조론의 방법 image 김동렬 2011-12-06 12951
2202 "명계남이 옳소" image 김동렬 2005-01-13 12952
2201 김혁규가 총리? image 김동렬 2004-05-28 12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