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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악수둔다는 말도 있고 난산 끝에 옥동자 낳는다는 말도 있다. 이런 옥동자는 안돼!

새 내각 출범 열흘째다. 신혼여행도 가기 전에 판 뒤집어지게 생겼다. 신중한 건지 우유부단한 건지 판단이 안선다. 중요한건 컨셉이다. 네티즌의 여론을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내각을 설계할 당시의 기본 구상을 흔드는건 옳지 않다. 장관자리, 부총리자리가 사람만 좋다고 가는 건 아니다.

궁합이 맞아야 한다. 내년 총선전략과 임기 5년의 집권전략에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이 좋아도 전략과 안맞으면 쓸수 없다. 그런데 그 전략을 통 모르겠다. 오명, 김우식파동이 고건과의 불협화음 때문인지, 물태우식 여론떠보기인지 판단이 안선다.

약체내각 모습 보이지마라 - 『상어들은 피냄새를 맡았다』

초반에 약체내각으로 보여서 안된다. 정치는 정글이다. 한번 약점을 보이면 피냄새를 맡은 상어떼처럼 집요하게 물고 뜯는 것이다. 조중동은 당연히 경계해야 하고 네티즌도 믿어서 안된다. 네티즌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과도하게 개입하는거 좋지 않다.

지금 노무현호는 신호등 앞에서 좌회전인지 우회전인지 판단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이거 좋지 않다. 두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내가 먼저 속도를 내면 상대방이 알아서 피해가게 하는 것이다. 둘은 방어운전을 해서 최소한 추돌사고는 막는 것이다.

각계 원로들과의 대화 좋아하네 - 『뻘짓 하지마라! 사인 읽혔다』

특검거부 결단을 앞두고 각계 원로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이건 아니다. 이거 최규하짓이다. 이거 김영삼짓이다. 물태우의 전성시대가 연상된다. 뻘짓 하지 말아야 한다. 원로들을 청와대에 초청하여 의견을 듣는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사인으로 읽혀진다. 속마음 정해놓고 여론 떠보기다.

원로운운 하면 벌써 조중동한테 속마음 간파당한다. 기선제압 당하는데 그 여론이 좋을리 있나? 약한 모습 보이니까 벌써부터 검찰들이 정권을 물로보고 항명파동 나오는거다.

애초의 컨셉을 지켜가야 한다. 공격형전술인지 수비형전술인지 둘 중에 하나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지금 선수는 준비되어 있는데 감독의 사인이 안나오고 있다. 아니 원로들 초청으로 이미 거부권결단 사인이 나왔는데 전달이 안된건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컨셉으로 정했을 했을 경우 - 『오심은 있어도 판정번복은 없다』

한번 결정한 사항은 어떤 경우에도 뒤집어서 안된다. 진대제로 결정했다면 그대로 가는거다. 결정되지 않은 일은 신중을 기하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상당한 문제가 발견되었다 해도 그대로 가는거다. 오심은 있어도 판정번복은 없다.

검증? 누가 뭐래도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노무현이 선거때 검증받은 것으로 충분하다. 잘해도 노무현책임, 잘못해도 노무현책임이다. 『진대제? 책임은 대통령인 내가 진다. 소신껏 일하라! 욕 먹으면 어때? 공을 세워서 갚으면 되지!』

『씹을려면 대통령인 나를 씹으라! 결정은 내가 하고 장관은 일을 한다. 장관은 국민에게 모범 보이려고 뽑아놓은 사람은 아니다. 』

뭐하고 있나? 양심수 석방! 공무원노조 인정! 남북정상회담 추진! 특검거부 결단! 하루걸러 하나씩 이슈를 터뜨려서 조중동을 융단폭격을 해 버리면 되는거지! 진대제가 어떻고, 김두관이 어떻고, 조중동이 시비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욕먹어도 좋다. 나중에 실적으로 인정받는다.

방어운전으로 컨셉을 정했을 경우 - 일관된 도덕적 우위를 지켜가야 한다.

진대제 짤라야 한다. 특검 당연히 받아야 한다. 걍 법대로 하는 거다. 한치의 약점도 보여서 안된다. 곧 죽어도 도덕적 우위를 지켜가야 한다. 아예 야당이 시비할 구실을 주지 말아야 한다. 대신 조중동 너희들 비리도 빤스까지 털어낼 각오를 해야한다.

교육부총리 인선? 늦어져도 좋다. 국정원장 인선? 서두를 거 없다. 만만디로 가자. 삼고초려로 감동주고 국민을 우리편으로 끌어들이자. 일시적으로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을 믿고 우직하게 가는거다. 큰 업적 못 이뤄도 좋다. 적어도 실패한 정권만은 되지 말자!

길은 두갈래 - 중요한건 일관성이고 예측가능한 정치다.

길은 두갈래다.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공격축구인지 수비축구인지 빨리 결정하라! 머뭇거리면 안된다.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방어운전이란 말인가? 방어운전도 좋다. 천천히 가도 좋다. 일관성을 지켜서 예측가능한 정치만 하면 된다.

방어운전으로 결정했으면, 모든 법을 다 지키고, 모든 원칙을 다 지켜야 한다. 빨간불에 서고, 파란불에 가고, 정지선도 칼같이 지켜조야 한다. 업적에 연연하지 말고 원리원칙대로 흠없는 정권 한번 만들어보자.

아니다! 정치가 애들 장난인가? 권력이다. 권력 무서운거 보여줘야 한다. 검찰간부들 벌써 항명짓거리 하고 있다. 싹 죽여야 한다. 다소간의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내각이 할 일은 해야한다. 경제 살리겠다는데 진대제면 어떠냐? 오른쪽도 맞춰주고 왼쪽도 맞춰주면 되잖아.

시급한 경제는 진대제로 살리고 노동계는 양심수석방, 공무원노조 인정으로 형평을 맞춰주면 되잖아. 리더십이란 그런거 까지 다 감안하고 가는거다.

노무현 당신의 생각을 보여달라! - 『좌회전인가 우회전인가?』

노무현 본인의 생각을 알 수 없다. 오명, 김우식, 진대제의 어디까지가 숨은 노무현이고 어디까지가 숨은 고건인가? 얼굴마담 고건 하나 단속 못해서 이지경이란 말인가?

참! 비판을 해야할지 두둔을 해야할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좌회전인지 우회전인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노무현 당신의 생각을 말해달라!

좌회전도 좋고 우회전도 좋다만 깜박이는 확실히 켜고 가야 한다. 어느 쪽을 택하든지 일관성 하나는 지켜주어야 한다. 그래야 예측가능한 정치가 된다. 조중동에 미련갖지 말고 네티즌들 말에  의존하지 말라. 그러다가 사인 읽히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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