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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68 vote 0 2018.09.27 (16:30:29)

      
    아는 것은 분류할 줄 아는 것이다


    꼬맹이 시절에 알아낸 것은 언어 안에 답이 있다는 거였다. 문제와 해답은 대칭을 이루므로 질문하는 사람이 말을 정확하게 하면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질문하는 중에 본인 입으로 답을 말해버리는 것이다. 말을 정확하게 하는 방법은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는 즉 개별적인 사실들을 연결시켜 메커니즘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하늘이 왜 푸르냐고 묻는다면 이상하다. 그전에 푸르다는게 뭐지? 푸른색은 자외선 옆의 파장이 짧아서 작은 알갱이에 반응하는 색인데 하늘이 푸른 것은 하늘의 보이지 않는 작은 알갱이들 때문이고 저녁노을이 붉은 것은 반대로 태양이 기울어 지표 가까운 곳의 수증기나 먼지와 같은 큰 알갱이들에 반응하기 때문인가요?


    하고 물으면 이미 스스로 답을 말해버린 것이라 따로 질문할 필요가 없다. 메커니즘적으로 말한다는 것은 자외선과 적외선을 대칭시켜 곧 작은 알갱이에 반응하는 푸른빛과 큰 알갱이에 반응하는 붉은 빛을 연결시켜 말하는 것이다. 가을하늘이 높고 푸른 것은 물으면서 저녁노을이 낮고 붉은 것은 묻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남자는 왜 저럴까는 물으면서 여자는 왜 이럴까를 묻지 않는다면 이상하다. 항상 대칭되는 둘이 세트로 있는 것이며 함께 질문해야 한다. 이것을 본다면 동시에 저것을 보고 있어야 한다. 항상 반대쪽 입장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게 습관이 되어야만 한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각각 따로 보는 것이었다.


    앞면이 확정되면 뒷면은 이미 결정된 것이다. 앞면을 이미 확인했는데 혹시 뒷면은 모르잖아 이딴 소리를 하는 쓰레기가 99퍼센트다. 억장이 무너진다. 안다는 것은 분류할 줄 안다는 거다. 이것은 어릴 때 생각한 것이고 지금은 이를 발전시켰다. 안다는 것은 정확히 게에 에너지를 투입하여 에너지가 지나가는 경로를 아는 것이다.


    에너지 개념은 나중에 생각한 것이고 당시에는 분류만 생각했다. 린네의 생물분류와 공자의 육예분류와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분류가 있을 뿐 그 외에 분류가 없다. 분류야말로 모든 것의 시작이고 끝인데 분류학이 원시상태에 머물러 있다니 기절할 일이다. 도서관학과에 분류학을 한다고 하나 아무런 근거없이 마구잡이다.


    분류라면 당연히 종횡가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데 서양의 근거없는 4원소설과 동양의 뜬금없는 오행설이 있을 뿐 시간의 종과 공간의 횡을 가로세로 지르는 체계가 없더라. 상생상극 어쩌고 하는데 두서가 없기로 석가의 이것이 일어서면 저것이 일어선다는 연기법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분류라는 것은 프리즘과 같다. 


    프리즘이 빛의 칼라를 분류한다. 분류는 비슷한 것을 딱딱 긁어서 한 가마에 집어넣고 끓여보거나 태워보거나 삶아보고 지지고 볶아서 프리즘이 빛의 칼라를 토해내듯 화학적 혹은 물리적으로 내부의 내용물들을 죄다 쏟아내게 하는 것이다. 생물체는 간단히 해부를 해보면 된다. 오장육부와 근골과 조직과 기관이 분류된다.


    구분지와 구분대상이 존재하며 하나의 구분지로 때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분류학이야말로 모든 학문의 기본전제가 된다.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기 전에 분류학을 먼저 배워야 한다. 대부분의 오류는 구분지를 여러 가지로 두고 마구잡이로 섞어놓은 것이다. 같은 것이 중복되고 이질적인 것이 혼잡된 것이니 합쳐서 복잡이 된다.


    실로폰을 두드리든 피아노를 치든 조선시대 편종과 편경을 두드리든 한 가지 악기는 한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반응을 끌어내야 한다. 예컨대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이 손가락이 아닌 다른 것을 섞어서 연주하면 안 되는 것이다. 장구는 채로 치다가 손가락으로 치다가 하지만 분류는 한 가지 조건에서 한 가지 구분지를 써야 한다.


    이런 것은 소년시절에 생각한 것이고 구조론은 그 분류의 구분지를 에너지 하나로 통일한 것이다. 에너지로 분류하면 매개변수의 집적도에 따라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얻어진다. 수학은 단순화시켜서 알기 쉽게 한 것이다. 구조론도 이것저것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분류내용을 에너지라는 하나의 구분지로 단순화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구조론은 쉬운 것이며 어렵다고 말하면 안 된다. 구조론이 어려울 때도 있는데 그 경우는 구조론이 쉽기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간 것이다. 예컨대 육안으로 보면 어렵지만 현미경으로 보면 쉽다. 현미경으로 보면 쉬우니까 배율을 더 높인다. 현미경의 배율을 계속 높이면 조작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보기는 쉬운 것이다.


    구조론은 쉬운 것이며 어렵게 된 경우는 현미경의 배율을 높인 것이다. 육안으로 볼 때는 표면만 보지만 구조론은 에너지를 투입하여 에너지라는 악기로 때려서 반응을 보는 것인데 에너지는 무한히 깊이 때릴 수 있으므로 무한정 깊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구조론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애초에 번지수가 틀렸다.


    현미경 배율을 높여 어려운 것이 아니고 소리를 듣는 것인데 색깔을 찾는 격으로 애초에 잘못된 것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구조론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략 이런 기초가 안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구조론이 본래 분류를 위한 이론이라는 것도 모르고 에너지로 때린다는 것도 모른다.


    구조론은 에너지로 때려서 반응을 보는 것이다. 에너지는 둘의 연결부위에서 각이 꺾이므로 에너지로 때려보면 어디가 고장인지 알 수가 있다. 기차를 점검하는 기술자는 플랫폼에 서 있는 기차의 바퀴를 작은 망치로 때려본다. 되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기차의 어느 부분이 고장났는지 알아낸다. 바퀴만 때려보고 다른 곳을 안다.


    기차는 쇠붙이가 두루 연결되어 있으므로 소리의 차이로 안다. 의사는 청진기를 들이대고 심장소리를 듣는다. 한의사는 맥을 짚는데 이건 꼼수다. 사실은 맥박을 보는게 아니라 체온을 재고 안색을 살피고 냄새를 맡고 기색을 보는 것이다. 맥박을 보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거의 전설이고 요즘 한의사는 진맥을 하지도 않는다.


    맥박으로 아는 것보다 체온으로 알고 안색으로 알고 냄새로 알고 기색으로 아는게 얻는 정보가 더 많다. 기색은 기운을 가늠하여 보는 것이다. 냄새, 맥박, 체온, 안색, 기색이라는 다섯 가지 구분지가 동시에 들어가면 안 된다. 메커니즘은 하나의 구분지로 봐야 한다. 그래서 의사는 한의사와 달리 진료과목이 각각 다른 것이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광원이 있고 광자가 있고 피사체가 있고 스크린이 있고 영상이 있다. 구분지는 피사체에 해당한다. 어떤 피사체를 투입하는가에 따라 스크린에 어떤 영상이 펼쳐질 것인지가 결정된다. 이것이 메커니즘이다. 이건 고딩 때 생각한 것이고 사실은 광원이 가장 중요하다. 광원 하나로 해결하는 것이 구조론이다.


    맛을 보고 냄새로 보고 소리로 보고 색깔로 보는 것은 피사체를 바꾸는 것이다. 이건 하부구조의 소식이다. 근본은 광원으로 때려봐야 한다. 에너지원을 잠갔다가 열었다가 해봐야 진실을 알 수 있다. 그것이 구조론이다. 그전에 일단 인간의 지식은 곧 앎은 피사체를 맛, 소리, 냄새, 색깔, 촉감으로 다양하게 바꿔 반응을 본다.


    그것이 분류다. 안다는 것은 일단 대상을 분류할 줄 안다는 것이다. 하나의 가마에 몰아넣고 한 가지 도구로 때려서 반응을 끌어내되 하나의 기준선 위에 줄줄이 늘어놓고 편차를 비교하는 것이다. 제대로 아는 것은 에너지로 때려 에너지의 경로를 알아내는 것이다. 곧 결을 아는 것이다. 분류개념이 없으니 구조론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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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8.11.01 (13:56:50)

"제대로 아는 것은 에너지로 때려 에너지의 경로를 알아내는 것이다. 곧 결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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