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을 증원할 것인가 말 것인가? 교도소에 에어컨을 설치할 것인가 말 것인 것인가? 예멘 난민을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 성매매 여성의 자립을 지원할 것인가 말 것인가? 괴력난신을 추구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음모론을 추종할 것인가 말 것인가? 괴담과 유언비어를 퍼뜨릴 것인가 말 것인가? 유사과학과 사이비 종교를 전파할 것인가 말 것인가? 집단 안에서 자기 포지션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의 문제다. 엘리트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우매한 군중으로 만족할 것인가? 깨어 있는 천하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소인배의 권력의지를 탐할 것인가? 이것은 피부색을 바꾸는 문제 만큼 중요한 일이다. 당신이 재일교포라면 일본에 귀화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한국인도 많은 중국인이 귀화해서 만들어진 거다. 중국을 찬양하는 그 중국인의 조상들은 모두 중국에 짓밟혀 나라를 잃은 사람들이다. 4천여 개의 작은 나라들이 멸망하여 지금의 중국이 탄생했다. 그 중국인들의 조상들은 자기네를 짓밟은 중국을 저주하면서 죽어갔다. 그리고 그 후손들은 자기네 조상을 짓밟은 중국을 찬양하기 바쁘다. 이것이 역사의 아이러니다.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가끔 구조론의 논리를 가지고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가 하고 묻는 일이 있는데 설득하지 말라는 것이 구조론의 입장이다. 바보들은 바보 짓을 하는게 맞다. 바보들이 갑자기 똑똑한 척 행세하는게 더 위험하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국민은 일단 반대하고 보는게 맞다. 세상을 움직이는 균형의 원리다. 그러나 엘리트는 깨어 있어야 한다. 엘리트가 될 것인가 대중이 될 것인가는 본인의 결정에 달린 것이다. 대중은 원래 설득되지 않는다. 조만간 국민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은 공무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시스템을 건설하여 부패 공무원을 추방하고 양심적인 공무원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은 엘리트의 입장이고 ‘공무원을 내가 어떻게 믿나?’ ‘나부터 설득해봐.’ 하는건 대중의 입장이다. ‘나는 못 믿네.’ ‘난 반댈세.’ 하며 나를 앞장세우는건 소인배의 자기소개다. 누가 니 입장 물어봤냐고? '나'를 앞세우면 안 된다. 나의 권력의지가 방해자다. 무엇이 옳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옳은 길로 갈 역량이 되고 타이밍이 맞고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 길이 옳아도 준비가 안 되면 못 가는 거다. 누가 미리 가서 살펴보고 와서 말해주어야 한다. 길은 이 길이 맞다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그 길이 옳다고 해서 대중이 그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옳으니까 가는게 아니라 때가 되어야 가는 것이며 실력으로 갈 수 있어야 가는 것이다. 옳으므로 무조건 간다고 우기면 정의당 무뇌진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옳다고 다 가는 것은 아니다. 구조론은 진실을 말한다. 구조론의 진실이 대중이 원하는 목소리는 아니다. 대중이 좋아하는 말을 해줘야 권세를 얻는다. 나는 대중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대중을 설득하지 않는다. 나는 알고 있다. 이 길이 옳다는 사실을. 그러나 대중은 그 길을 갈 준비가 안 되어 있다. 그러면 못 간다. 그래도 미리 말해두어야 한다. 지금 못 가면 나중에가면 된다. 나중을 대비하여 지금 말해두어야 한다. 이 길이 옳다는 사실을. 어차피 역사는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의 법칙에 의해 작동하기 때문이다. 정의당 무뇌진보는 이 길이 옳으므로 간다는 것이고 구조론은 이 길이 옳지만 대중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므로 일단 저 길을 가서 '이 길이 아닌게벼' 하고 되돌아와서 다시 갈 때를 대비하여 미리 말해두는 것이다.
선지자는 먼저 와서 말해두는 사람이다. 대중은 결코 선지자의 길을 가지 않는다. 엉뚱한 길로 가다가 된통 깨지고 와서 다시 간다. 그 과정에 지도부가 건설된다. 옳다고 그냥 가면 지도부가 없어서 자빠진다. 역사에 반복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어쩔 수 없다. 옳다고 가는게 아니고 역량을 만들어 간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역량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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