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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500 vote 0 2018.08.14 (20:25:16)

      
    의리는 계통에서 나온다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우승했지만 주역은 음바페를 위시한 외인부대의 흑인선수들이었다. 반면 그 흑인을 배출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선전하지 못했다. 왜 프랑스팀에 소속된 흑인선수는 잘만 하는데 본토박이 아프리카 팀들은 16강행에 실패하는가? 의리가 없어서 그렇다. 여기서 의리라는 말을 심오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인지의신예를 갖추어야 의리가 조직된다. 포지셔닝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리더가 있어야 하고 스쿼드가 강해야 한다. 계통을 이루어야 한다. 사건이 일어나면 모두의 사유는 사건을 성공시키는 한 방향으로 모아져야 한다. 그것이 의리다. 도둑이 은행을 털든, 정당이 집권을 꾀하든 마찬가지다. 의리는 개인에 없고 그 사건에 있다.


    집단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충돌하면서 배신은 시작된다. 집단의 목표를 따르는 것이 의리다. 모두가 팀을 위해 헌신한다고 해서 팀이 잘되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인 교통정리가 되어줘야 한다. 지단이 활약할 때 프랑스팀은 강했다. 지단이 없어서 나이지리아 팀은 안 된다. 광탈한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 세네갈도 마찬가지다.


    음바페가 잘하지만 상대팀이 걸어잠그면 갑자기 힘을 못 쓰곤 한다. 기복이 있는 것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한국팀의 한계도 같다. 손흥민과 기성용의 경기 스타일이 안 맞으면 의리는 깨져 있다. 의리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리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사업이 3대를 가야 의리가 생긴다.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밭에서 맹세한다고 하루아침에 의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거함이 나아가는 방향이 맞아야 한다. 역주행하면 망한다. 거함이 항구를 떠나 대양에서 탄력을 받으면 자체 관성력을 얻는다. 의리는 관성력에서 얻어진다. 여당은 부패로 망하고 야당은 분열로 망한다고 했다.


    지금은 여야가 바뀌었지만 말이다. 왜 야당은 전통적으로 늘 분열했는가? 관성력이 없어서 그렇다. 여당은 박정희가 키운 재벌세력이 중간허리가 되어 분열을 막아주었다. 야당은 김대중과 김영삼의 분열을 막을 그 무엇이 없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그것이 관성력이 되어 진보정권 20년 토양이 된다. 외부 에너지의 유입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사건의 다음 단계를 제시해야 의리가 엮어지는 것이다. 부부든 정당이든 회사든 마찬가지다. 과거의 맹세가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이 부부간의 의리를 만든다. 각자 다르게 가면서도 크게는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의리는 장기전을 하는 능력이다. 이명박근혜는 단기전에 집착했기 때문에 의리를 만들지 못한 거다.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통일비전이 워낙 100년짜리 대형 프로젝트라서 장기전을 할 수 있었다. 단기전에 이기는 방법은 적을 제거하는 것이고 장기전을 이기는 방법은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박정희가 자본시장을 키웠기 때문에 이명박근혜까지 명맥이 이어진 것이다. 천하인의 관점을 얻어서 판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김어준의 지적도 있지만 이래저래 판도가 졸아들었다. 어떻게든 판을 키우고 세를 불려야 한다. 전략 없이 인상비평에 열중하며 개인에 매몰되어 있는 소인배의 무리를 소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통일로 가는 배에 승선한 사람은 모두 우리편이다. 판을 짜는 사람이 없어서 아프리카 팀은 재능있는 선수가 있어도 16강은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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