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실과 같다. 실은 실패에 감겨 있다. 정확히는 공간의 대칭과 시간의 호응으로 꼬여 있다. 그런데 과연 꼬여 있는가? 우리가 에너지를 떠올릴 때는 플라즈마처럼 풀어져 있는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물은 그릇에 가두고 기체는 풍선에 가두고 에너지는 닫힌계 개념에 가둬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둬져 있지 않다면? 에너지를 가두는 그릇이 포착될 때까지 사건을 확장시켜야 한다. 지구라면 중력에 갇힌 것이며 지구의 중력이 닿는 범위까지 계를 확장시켜야 한다. 에너지의 통제가 이 논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지구와 우주를 구분하는 선은 지구 중력의 전달범위 곧 인공위성이 궤도를 잃고 지구로 추락하는 선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너지의 최초상태는 갇힌 상태 즉 실이 꼬인 상태다. 꼬인 것이 일정한 조건에서 외력의 작용이 없이 내부요인에 의해 우연히 풀릴 수는 있어도 저절로 감길 수는 없다는데 에너지의 방향성이 있다. 풀리는 것은 내부요인에 의해 스스로 결정하지만 감기는 것은 외부환경과 각도와 타이밍을 맞춰 잘 감아야 한다. 부부라면 이혼은 내부요인에 의해 일어나지만 결혼은 외부환경과 맞아야 한다. 내가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게 아니고 신부와 의견이 맞아야 하고 법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성년자는 허락이 안 된다. 풀림은 사건이 안에서 일어나고 감김은 사건이 밖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에너지의 방향성이 있는 것이다. 실을 감아보면 안다. 고양이는 실패의 실을 푼다. 두루마리 휴지도 풀어놓는다. 실을 감아놓는 고양이는 없다. 두루마리 휴지를 감아놓는 고양이도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쌀포대를 뚫어놓는 쥐는 있어도 꿰매놓는 쥐는 없다. 그런 쥐는 없다. 마이너스는 있어도 플러스는 없다. 에너지는 동動이다. 동은 움직인다. 움직이다 보면 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움직이다 보면 감길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미 감겨있기 때문이다. 감기려면 그 이전에 풀려야 한다. 여기서 풀기와 감기는 하나의 연속된 사건이다. 그런데 풀기가 먼저다. 먼저 풀리고 다음 감길 수는 있어도 먼저 감기고 다음 풀릴 수는 없다. 감으려면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닭이 먼저고 달걀이 나중이며 창이 먼저고 방패가 나중이며 빛이 먼저고 그림자는 나중이며 진보가 먼저고 보수는 나중인데 우리가 이 점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닫힌계를 지정하는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은 풀렸다가 감겼다가 한다. 순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에너지로 보면 분명히 순서가 있다. 씨줄날줄이 꼬여 베를 직조하려면 순서가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한다. 조합을 맞추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정보를 획득하는 데 비용이 든다. 게다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층위가 있으므로 량이 질로 꼬이려면 중간의 입자, 힘, 운동을 차례로 거쳐와야 하는데 이는 외력의 작용이 없이 불가능하다. 닫힌계를 쳐보면 명확하다. 그러나 저절로 풀어질 수는 있다. 에너지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힘이 있다. 방향이 있으며 그 방향은 확산이다. 확산된다는 것은 풀린다는 것이다. 왜? 균일해지려는 속성 때문이다. 풀어서 균일해질 수는 있어도 꼬여서 균일해지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꼬인다는 것은 층위가 상승한다는 즉 불균일이기 때문이다. 열은 대류와 복사와 전도에 의해 저절로 균일해진다. 그러나 저절로 불균일해지지는 않는다. 다만 국소적으로는 일정한 조건에서 저절로 불균일해질 수 있다. 2층에서 풀어진 것이 1층에서 꼬일 수 있다. 그러나 닫힌계 전체로는 무조건 풀어진다. 혹은 51 대 49로 눈꼽만큼이라도 풀어지는 쪽이 조금이나마 우세해야 한다. 만약 저절로 꼬이는 경우가 있다면 위험하다. 즉 어떤 지점에 외력의 작용이 없는 데도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이다. 그 경우 지구는 파멸한다. 예컨대 무한동력이 가능하다고 치자. 자연에 우연히 무한동력 현상이 발견되어야 한다. 즉 어떤 지점에 갑자기 온도가 1억 도로 올라가 버리는 것이다. 그 열로 발전하면 좋잖아. 그런 기적이 일어나는가? 만약 그런 경우가 있다면 지구는 단박에 파멸이다. 지구 어느 부위에 온도가 10억 도로 올라간다면 바닷물이 모두 증발해버리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우라늄이 매장되어 있을 때다. 우라늄이 우연히 임계에 도달하여 핵분열을 하다가 비가 오면 냉각되어 원위치 된다. 그리고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기를 반복하는 자연 핵발전소가 아프리카 어느 지역에 있다. 이는 우연히 밸런스가 맞아떨어진바 지극히 예외적인 현상이고 일반적인 경우라면 핵분열이 가속적으로 일어나서 터져버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실을 풀어가는 마이너스는 통제될 수 있지만 실을 감는 플레스는 통제될 수가 없다. 그런데 통제되는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지구의 생태계다. 그리고 인류의 문명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생태계는 왜 폭주하여 파멸하지 않고 균형에 이르는 것이며 인류문명은 왜 폭주하여 파멸하지 않고 절묘한 균형에 도달하여 있는가? 아니다. 트럼프와 같은 꼴통들 때문에 인류문명은 파멸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이다.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태계 역시 초기에는 폭주를 거듭하여 산소가 너무 많아져서 생태계가 전멸직전의 위기에 도달하는 등의 위태로운 일이 여러 번 있었다고. 우리는 비교적 운이 좋은 시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6천만 년 전 공룡의 멸종과 같은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 우리들은 기적 곱빼기 기적으로 운이 좋다. 골디락스 존이라는 말이 있지만 지구는 매우 운이 좋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 우주는 넓고 별은 많으므로 지구처럼 운 좋은 별도 하나쯤 있을 수 있고 지구 역사는 수십억 년이므로 그중에 우리시대와 같이 운 좋은 시기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운이 계속된다는 법은 없다. 트럼프 세력이 발호하여 지구의 운을 망치고 있다. 에너지가 실과 같은 이유는 움직이기 때문이다. 움직이면 선이다. 에너지는 내부적인 요인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다만 어떤 이유로 꼬여서 교착되면 움직임을 멈추는데 그것이 우리가 아는 물질이며 그러나 물질도 내부적으로는 맹렬히 움직인다. 모든 물질은 불타고 있다. 단지 꼬여서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을 뿐이다.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물질은 내적인 모순으로 붕괴하고 있고 비교적 안정된 물질이라도 전자기력에 의해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다. 중력이 공간을 흔들어대고 있으므로 모두 커다란 움직임의 장 안에 있다. 물질은 점 선 각 입체 밀도의 형태를 가지며 이는 움직임을 가두는 장치다. 겉으로는 망부석처럼 우두커니 서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심장이 뛰고 있다. 완전히 정지하면 완전히 상호작용을 멈추게 되며 그 경우는 존재가 부정된다. 즉 완전히 멈춘 것은 완전히 풀린 것이며 그러므로 상호작용하지 않는 것이며 그러므로 그것은 존재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꼬여서 정지한 것을 물질로 보지만 겉보기 등급일 뿐 내부적으로는 활동한다. 모든 움직이는 것은 균일할 때 멈춘다. 긴 밧줄의 한쪽 끝을 잡고 탁 치면 파동이 만들어진다. 그 파동은 꼬인 형태다. 그런데 머무르지 않고 파동이 계속 전달되어 간다. 가면서 지속적으로 파동은 풀린다. 그리고 풀리면서 그만큼 꼬인다. 파동의 전달이란 꼬임과 풀림의 무한반복이다. 그런데 풀림이 먼저고 꼬임이 나중이다. 닭이 먼저고 달걀은 나중이다. 창이 먼저고 방패는 나중이다. 반드시 순서가 있다. 밧줄의 한쪽 끝을 잡고 내려칠 때 팔을 굽힌다. 닫힌계로 꼬임을 만드는 것이다. 팔을 풀면서 밧줄을 꼬아 파동을 일으킨다. 풀림이 먼저고 풀림에 통제권이 있다. 꼬임은 저절로 일어나며 통제권이 없다. 수동적으로 파동을 받아들여야 한다. |
두 나라가 지속가능한 문명을 포기하지 않는 데 치뤄야 할 의사결정의 비용이 최소화되는 지점에 우리가 서 있는 바, 다가 올 새로운 문명의 골디락스 존이 한국이 되지 못하란 법은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