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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3334 vote 0 2010.11.03 (10:51:29)

날씨가 쌀쌀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 생각이 절로 납니다.

 

두 손바닥으로 스며드는 찻잔의 온기에 생각은 깊어집니다.

친구가 그리운 시간입니다.

 

오랫동안 같이 해 온 친구가 아니라

변함없이 같이 갈 친구가 그립습니다.

 

변함없다는 것은 서로의 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이란 왔다가 사라지고 있다가도 없는 것입니다.

 

변함이 없는 것은 아버지입니다.

변함없는 친구란 아버지가 동일한 친구입니다.

 

근거를 말합니다. 그대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그대 인생을 송두리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대에 있어 가장 진지한 부분, 아무리 양보해도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것.

그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같아야 친구입니다.

베낭과 의복과 신발이 아니라 길이 같아야 인생의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 잘 없습니다.

언제라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 삶의 언덕을 뚜벅뿌벅 가는 자..잘 없습니다.

 

이 공간은 언덕이길 기대합니다.

기댈 언덕이라도 좋고 넘어 가야할 언덕이라도 좋습니다.

 

언덕 아래에 무리들이 있습니다.

일부러 귀 먹은체 눈 먼체 하며 표독과 질시를 감추고 있는 군중이 있습니다.

 

그 무리와 친구할 수가 없습니다. 함부러 친구하려 하다가 서로가 다치고 맙니다.

그들은 나와 같이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아니 자기와 같이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求道입니다.

언덕 아래의 무리들은 애써 그것을 무시합니다.

 

그 무리들 속에 우리의 친구가 있습니다.

무리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를 부르는 것입니다.

 

여기,

진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여기, 이 언덕에..

 

진리가 무엇인지 모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여정인 이 언덕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포기해서도 안되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사람끼리 친구가 됩니다.

그런 사람만이 <변함없는 친구>인 것입니다.

 

나이도 성별도 빈부도 학식도 아닌..

오직..<포기할 수 없는 자>..그가 친구입니다.

 

오늘 이 차가운 날에

따뜻한 차 한 잔 같은 그 친구가 그립습니다.

 

그 친구와는 무얼해도 즐겁겠습니다.

아무것도 안해도 말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0.11.03 (11:15:12)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최호석최호석

2010.11.03 (23:09:44)

친구를 만나면 천 잔의 술도 적고, 
뜻이 통하지 않으면 반 마디 말도 많다.
(酒蓬知己千杯少,话不投机半句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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