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인간은 원래 자기소개 하는 동물이기 때문

누구나 자기소개를 하는 게 정상.

다만 어떤 사람이 유별나게 자기소개를 하고

다른 사람은 그러지 않는 것은

"자기"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

즉, 자기소개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자기가 작아.


반대로 자기가 커서 인류 단위에 이르면

자기소개를 해도 인류 이야기를 하는 거고.

그리고 타자가 성립되는 지점에서 자기도 성립하는데

인류 단위로 자기가 큰 사람에게 타자가 어딨냐고 묻는다면

인류를 둘로 쪼개면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지.

인간과 비인간이 나뉘니깐.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인식 범위가 좁아진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주로 부모한테 재산을 크게 물려받았거나

운좋게 벼락부자가 된 재용이 같은 사람이

자기소개를 하는 경향이 있더라고.

당연한거지.

팀을 가지고 협업하지 않았는데 구했으니깐

나 말고는 죄다 타자인거.

죄다 내 재산을 강탈하려는 강도처럼 보일거.


자기소개를 안 하려고 할 게 아니라

자기가 작아진 이유를 생각해보라고.

나 같은 경우는 괜히 책 같은 걸 읽는 바람에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고

3대째 거지인 상황이라 가진 게 워낙에 없었고

거지 집안이 늘 그렇듯이

모두가 모두의 적이야.

그럼에도 가지려고 하니깐 협업을 해야했고

협업을 하려니깐

남을 이해해야 했고

내 손으로 노를 젓는 게 아니라

바람의 힘을 이용해야 했고

개인의 힘이 아니라

집단의 힘을 이용해야 하는 게 

내 팔자.

그래서 더 많이 가지고 싶어서 일말의 가진 걸 불질러 버렸고.


이게 바로 나의 소개. 너는 그렇지 않느냐?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4.07.10 (10:02:35)

자기소개를 할 수도 있는데 얼굴이 좀 화끈거려야 합니다.

소설가들의 데뷔작을 보면 아 이게 자기 경험이구나. 자서전을 소설이라고. 흠. 


뽕짝만 그런게 아니라 힙합도 가사가 전부 자기소개거나 자기소개 아니라도 자기소개 형식. 

지하철 시도 보면 전부 자기소개, 자기 느낌을 시라고 쓰고 있어.


누가 니 느낌 궁금하댔냐? 아줌마들은 주로 조선일보 문예반 같은데서 시를 배워서

시는 자기 느낌을 쓰는 걸로 착각하고 있어. 아직 시가 뭔지 모름.


정 쓸 아이디어가 없으면 자기 느낌이라도 쓰게 되는 거지만 그건 쓸게 없어서 그렇고.

자기소개는 지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의 행동입니다. 


최근에 알아낸 사실인데 역사과목은 날로먹는 과목이잖아요. 

교과서 받고 한 번 읽어보면 끝. 그런데 역사과목이 어렵다는 사람이 있어.


그 이유를 마침내 알아냈는데 이유가 뭐냐하면 단어 뜻을 몰라.

아무개가 장인을 죽였다. 장인이 뭐지? 한국어 어휘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일병 이병 삼병.. 이러고 있어. 하루, 이틀, 삼틀, 사틀 하는 수준

지구력은 중력이지. 무료하다면 공짜지, 연세는 연세대지, 금일은 주말이지. 


고지식하면 서울대지, 이러고 있음. 이러니 역사공부가 안 되는걸 이제 알았어.

자기소개 하지마라는 말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음이오.


자기소개를 해야지 왜 하지말라고 할까? 이 부분을 생각하라는 거지요.

뭐냐하면 인간의 언어는 전제와 진술로 되어 있는데 전제 부분을 숨기니까


대화가 겉돌고 진행되지 않아. 예컨대 이런 겁니다.

사죄해(사죄하면 용서해줄께. 그러나 실제로는 녹음해서 고소함)


실제로 용서해줄 생각이 있었는데 진정성이 없어서 고소함. 근데 원래 그렇게 됨.

사죄를 듣고 있으면 열이 뻗혀서 꼭지가 돌아버리거든. 당연히 고소하지.


이런 부분을 말로 할 수 없다는 거지요.

솔직하게 말한다면 나는 네가 사죄하면 용서해줄 의사가 있지만


네 사죄를 듣고 꼭지가 돌아서 너를 고소할 수도 있으니까 

그 부분을 고려해서 진정성 있게 잘 사죄해보세요 라고 친절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어딨어?


유책주의냐 파탄주의냐 하는 것도 그 숨기는 전제를 두고 하는 말인데

인간이 전제를 숨기니까.. 왜냐하면 화자 자신도 전제가 뭔지 몰라..


자기소개 하는 사람은 유책주의로 전제를 깔고 가거든

즉 우리는 다 한 가족이다, 다 한 편이다, 하는 전제를 깔고 가는데 뭐가 한 편이야?


너 나 언제봤다고? 우리 서로 모르는 사이잖아. 너 나 알아?

근데 이런 부분을 학교에서도 안 알랴줌. 


예컨대 군부대 위병소에서는 자기 신분을 밝혀야 보초가 문을 열어준다고.

그러나 실제로는 얼굴 익혔다가 아는 얼굴이면 문을 열어줌.


별 달고 있는 사람이 와서 너 내 얼굴 몰라? 이래버리면 보초가 쫄아서

왜냐하면 안면인식 장애거든.. 얼굴을 모른다는 사실을 숨겨라.. 아는 척 하고 간첩한테 문 열어줌


이러다가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 뚫려서 비상걸린 적이 있다고.

사회가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고. 겉으로 하는 척 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게 달라.


행정병은 전화받을 때 상대방 목소리 톤을 듣고 누구 전화구나 하고 알아내야 하거든.

목소리 칼라를 기억해야 한다. 왜 이걸 진작 말해주지 않았어?


이런 식으로 사회생활에 중요한건 하나도 안 알려줌.

굳이 말하면 이게 사회적 기술이라는 거지.


굉장히 중요한 지식인데 어디에도 가르치지 않고 각자 눈치껏 알아서 하는 거.

무슨 말이냐 하면 그냥 사회생활은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눈치껏 하면 되는데


시를 어떻게 써야 하냐?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냐? 자기 의견을 어떻게 발표해야 하냐?

이런 것도 눈치껏 해야 하는 걸로 되어버렸다는 거지. 그러다보니 자기소개가 되어버리는 것.


1. 세상은 전제와 진술인데 전제를 숨기거나 모른다.

2. 전제 부분의 상당수는 사회적 기술이 되어 눈치껏 적당히 알아서 한다.

3. 시, 소설, 음악, 예술, 회의 같은 중요한 부분도 사회적 기술로 되어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4. 한국인들이 회의 석상에서 절대 말하지 않고 굥이 혼자 떠드는 이유는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 몰라서.


이런 것을 안가르치다보니

성격이 이상한 사람 중에는 꼭 시비하는 형태로만 말 거는 사람 있음


굳모닝 하고 인사하면 날이 흐린데 어떻게 굳모닝이냐.. 이건 외국 소설에 나온 이야기.

오늘은 배드모닝이 정상적인 인사라고. 이 양반도 아스퍼거인거. 


회의석상에서 이런 식으로 시비하는 형태로만 의견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상당수

근데 굥이 말하는데 장관이 이런 식으로 시비하면 너 해고.. 결국 아무도 말을 안함. 멸망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chow

2024.07.10 (10:31:22)

하지말라고 하면 인간은 못 알아듣는다고 하더군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행동에 대한 교정은 불가능. 그 인간 자체에 대한 부정만 가능. 가령 나한테 누군가가 행동을 교정하라고 말해봤자 그는 나를 부정하는 걸로 들리는 식.

실제로 인공지능 연구에서도 인공지능이 부정문을 못 알아들어서 고민 중. 하지말라고 하면 오히려 그걸 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지피티한테 테스트해보면 바로 알 수 있음. 의미의 성립은 주체'간'이고 언어는 화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 사이를 표현하는 것일뿐이니깐. 그리고 지피티는 그걸 모방했고.

근데 사실 이게 그럴듯한데, 집단의 원리로 보자면 말이죠. 어떤 사람을 타겟으로 개선시키기보단 집단에서 경쟁을 통해 천재가 나오길 기대하는 게 게임의 원리니깐. 내가 상대에게 말하는즉 이미 적대적. 타자를 전제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는 게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뭐라고 말해봤자 상대는 게임의 구도로만 알아들을 수 있는 겁니다. 즉, ~하지 말라고 해봤자, 진실은 '너 아웃'인 거죠. 너는 우리의 적이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소개만 가능하다고 말한 이유는 그게 언어의 원리이기 때문. 타자가 있고 주어가 있어야 말을 할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체성이 전제됩니다. 제가 ”자기“라는 표현을 제맘대로 해석한 감이 있지만 인간이 말하기 할 때 유의미한 차이를 만드는 것은 세계관의 범위입니다.

세계관은 누구를 적으로 둘 것이냐인데 저는 그것을 자아의 크기라고 표현해봤습니다. 자아의 크기가 작다 > 초딩입니다. 자아의 크기가 커진다는 것은? 노인마저도 아군으로 돌리는 방법은? 더 큰 적을 만들어내어 자아를 키워라. 로컬리티를 말해봤자 상대는 무관심. 대화의 전제는 공유인데, 내 신변잡기는 공유가 안 돼. 나는 되던데? 그건 신변잡기로 공유하기 때문인 거. 근데 그걸로는 제3자를 끌어들일 수 없지. 


이래갖고는 이야기가 3합을 넘지 않잖아. 그저 웃을뿐. 그런 건 재미가 없지.

[레벨:12]가랑비가 내리는 날엔

2024.07.15 (22:34:40)

자기소개는 언제나 부끄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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