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잡이냐, 왼손잡이냐는 상황이나 하는 일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다. 사실 오른손잡이, 왼손잡이를 굳이 구분하는 것은 좀 이상한 것이다. 일에 따라 오른손우선이냐 왼손우선이냐가 있다.
필자만 하더라도 운전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왼손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필자의 생계가 그러니 불법으로 신고는 하지 말아달라. 경찰도 안 잡는다. 그런데 이 직업을 갖기 전에는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는 것이 상당히 어색했다. 수동변속기 자동차를 많이 운전했었기 때문이다. (운전대를 두 손으로 잡아도 어색하다.) 그럼 이렇게 된 상황에서 필자가 다시 수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하면 어색할까? 그렇지 않다. 오른손으로 변속기 스틱을 잡는 순간 다시 자연스러워진다. 즉 인간은 상황에 따라 주로 사용하는 손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동물이다. 일이나 상황이 두뇌를 조각하는 맥락이지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가 맥락이 아니란 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느손잡이냐가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훈련이 되는 능력이 유전된다는 것이다. 가령 낙지는 상황에 따라 색을 바꾸는 능력이 유전되는 것이지, 바뀐 색이 유전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 아기의 경우에도 4세 이전에는 어느 손을 쓸지 몰라 그냥 물체에 가까운 손을 뻗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어떤 학자는 태아 때 주로 빨던 손이 나중에 주손이 된다고도 하는데, 이런 연구들이 대개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니 백퍼센트 믿기는 어렵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애가 엄마 뱃속에서 손가락을 빨아봐야 얼마나 빨겠냐고.
공학에서 자주 쓰는 말 중에 파인튜닝(미세조정)이라는 말이 있다. 공장에서 만들 때 설계를 백퍼센트 할 수 없으므로 현장의 상황에 맞추어 조금씩 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파인튜닝이다. 중요하고 다른 것과 연계된 것이 많은 기능은 파인튜닝할 수 없다. 하나를 바꾸면 모조리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건 그냥 고정시켜 버린다. 그러나 어느 손을 축으로 삼고 다른 손을 휘두를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바꾸는 게 더 적절하다. 바지춤은 왼손으로 잡고 고추는 오른손으로 잡아서 오줌을 싼다.
그것을 나는 훈련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유전은 신체의 필수기능에 관련된 것이 주로 유전된다. 어쨌든 인간의 유전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져 있다. 그런데 손잡이라는 것은 그 환경의 크기가 작다. 환경의 크기가 작다는 것은 자주 바뀔 수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덜 중요하다는 말도 된다. 그런 건 그냥 파인튜닝하는 게 낫지 않겠나? 왼손 쓴다고 생존의 위협을 받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협력할 때 좀 문제가 되어서 그렇지.
손잡이가 고정되어 보이는 경향은 인간이 가장 심한 것으로 보이는데, 고양이는 암수의 손잡이가 달라서 중성화수술을 하면 손잡이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원숭이나 캥거루는 상황에 따라 주로 사용하는 손이 다르다고 하는데, 섬세한 작업을 할 때는 왼손을, 힘쓰는 작업을 할 때는 오른 손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유독 인간의 경우 오른손잡이가 많아 보이는 것은 인간이 다른 인간과 손발을 맞출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른 동물에 비해 더 조직화된 것이다. 특히나 이족보행이 이런 경향을 더욱 가속화시킨다고 본다. 4족보행하면 굳이 어느 발이 먼저냐가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 일단 발이 네개니깐.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축구선수들이 양발잡이가 많은 것을 보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아야 한다. 공 좀 차보면 알겠지만, 오른발잡이가 왼발로 공을 잘 차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훈련을 하면 그것도 잘 된다. 근데 왜 유럽 선수와 한국 선수는 다르냐고. 내가 봤을 때 그냥 암묵적으로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유전자가 졸라 특이해서 양발잡이로 정해졌을 리가 없잖은가.
결론적으로 오른손잡이, 왼손잡이는 유전되지 않는다. 그건 그냥 상황에 맞춰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 말이 있음으로 해서 그것이 부각된 것일 뿐이다. 언어의 문제란 말이다. 오래된 차별의 역사에 따라 이런 인식이 강화된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괜히 right(바른), left(남은)이 아닐 것이다. 인간은 원래 차별의 동물이잖은가.
https://youtu.be/5v5eBf2KwF8
전 이게 표현의 문제라고 보는데
오른손잡이냐, 왼손잡이냐라는 결과가 있다면
그 원인이 유전이냐 환경이냐 하는 것은
위 동영상의 메트로놈 동조화를 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고 보는데
위 동영상에서 메트로놈이 흔들리는 방향(순서)의 원인이..
유전에 의한 것이라 하면, 태초에 메트로놈이 움직였던 방향이라고 할 수 있고.. 이전 세대가 원인/ 동조화
환경에 의한 것이라 하면, 나중에 주변의 메트로놈 및 바닥판과 동조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세대가 원인/ 동조화
문제는 이 현상을 두고 우리가 이걸 유전자나 환경에 의한 것 중 어느 하나라고 딱잘라 말할 수 있느냐는 거지요.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대강은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만.
오컴의 면도날로 보면 가장 단순한 해석이 맞는게 보통입니다.
유전자로 보는게 가장 단순한 해석이지요.
다른 부분도 영향이 있지만 유전자가 핵심입니다.
그냥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자가 호르몬을 거치고
호르몬은 환경의 영향을 받으므로 헷갈리는 거지요.
제가 이 부분에 주목하는 이유는
오른손 왼손 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우주 안의 모든 것은 방향이 있습니다.
골뱅이도 나선이 만들어지는 방향이 있습니다.
지구도 자전하는 방향이 있고.
왼손으로 겨냥하고 오른손으로 때리는게 보통이므로 방향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왼손 오른손 둘로 보면 차별로 보이지만
하나의 동작으로 보면 차별이 아닌 거지요.
고양이가 왼손잡이라고 하는것도 이상한게
권투선수도 잽은 왼손으로 넣습니다.
왼손잽을 넣는게 왼손잡이는 아니지요.
근데 냥펀치는 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