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74 vote 0 2023.12.15 (11:28:32)


           이미지 001.jpg


    산맥개념 자체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지하의 광맥을 조사한 것으로 산줄기가 연결된 것이 아니다. 산경표의 신경준은 '산은 물을 건널 수 없고 물은 산을 넘을 수 없다.'고 했는데 무수한 하천이 차령산맥을 넘어가고 있다. 미호천, 성암천, 병천천, 조천 등이 천안과 진천에서 산맥을 넘어 세종시로 흐른다. 


    산맥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차령산맥의 남쪽이라는 말은 성립될 수 없다. 풍수적 관점에서 좁은 지역을 특정한 것이다. 실제로 차령에는 이렇다 할 산성도 없다. 차령은 천안에서 공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에 불과하다. 주변에 우회로가 너무 많아서 산성을 쌓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다. 산들이 남북방향이다. 


   김유신이 태어난 진천, 무열왕이 당나라 사신과 회맹한 보은 삼년산성, 백제 성왕이 전사한 옥천, 계룡산 신도안, 세종시가 모두 그곳에 있다. 충청, 호남, 영남 삼도의 갈림길이다. 왕건은 보은 삼년산성에서 견훤에게 크게 패한 바 있다. 궁예의 잔당이 왕건의 개성세력에 맞서려면 이곳이 풍수적으로 적당하다.   


    방어에 유리한 금강과 소백산맥을 끼고 있고 주변에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어 식량조달이 용이하다. 청주분지와 대전분지의 식량을 거두고 보은 삼년산성에서 버티면서 금강을 따라 이동하고 계룡산과 연결하면 토벌이 불가능하다. 정희량, 이인좌의 난도 청주성에서 버티며 서울 진출을 도모한 것이다. 


    풍수가 막연한 개소리가 아니라 상당한 지정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인좌의 난 이후 영남 남인들을 과거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사실상 조선은 영조 때 망한 것이다. 호남 선비는 정여립의 난으로 끊어지고 영남 선비는 이인좌의 난으로 끊어졌다. 선비의 나라 조선은 영조 때 완전히 사라졌다.


    영조가 이조정랑의 권한을 빼앗고, 정조가 일본과 외교를 중단하고, 청나라가 조선 특유의 공론정치 철폐를 압박하고, 외척에 의한 세도정치가 일어나며 이씨의 조선은 망하고 외척의 나라가 되었다. 드라마 여인천하 실사판이다. 우리가 아는 조선은 영, 정조 때 사라진 것이다. 시스템이 망하면 망한 거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812 헤어질 결심 - 한국 지식인의 저급함 김동렬 2024-05-01 3912
6811 문화혁명의 진실 김동렬 2024-04-30 3987
6810 진리의 문 김동렬 2024-04-29 2726
6809 박찬욱과 헤어지기 김동렬 2024-04-29 3579
6808 대구와 광주의 차이 김동렬 2024-04-29 2695
6807 공자 외에 사람이 없다 김동렬 2024-04-27 3858
6806 방민전쟁. 선수들끼리 왜 이러셔. 1 김동렬 2024-04-26 4735
6805 방시혁과 민희진 3 김동렬 2024-04-25 5004
6804 부끄러운줄 모르는 한겨레 표절칼럼 김동렬 2024-04-25 2700
6803 빡대가리 동훈준석 멸망공식 김동렬 2024-04-24 3338
6802 방시혁 하이브 뉴진스 1 김동렬 2024-04-24 3402
6801 공자 김동렬 2024-04-23 3125
6800 빡대가리 한동훈 1 김동렬 2024-04-23 3616
6799 제갈량이 유비를 따라간 이유 김동렬 2024-04-22 3801
6798 집단사고와 집단지성 1 김동렬 2024-04-22 2596
6797 한깐족과 황깐족 김동렬 2024-04-22 2737
6796 이정후와 야마모토 김동렬 2024-04-21 2674
6795 인간에게 고함 김동렬 2024-04-20 2726
6794 뇌는 왜 부정적 생각을 할까? 김동렬 2024-04-18 3373
6793 삼체와 문혁 image 김동렬 2024-04-18 3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