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했지만 팔리지 않았다. 운전 기술도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비행기를 어디에 써먹지? 전쟁에 써먹을 수 있잖아. 우리 미국은 전쟁할 이웃 나라가 없는데?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미국 육군에 팔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전쟁에 관심 있는 프랑스가 환영했다. 라이트 형제는 미국의 반응에 실망해서 홧김에 플라이어 1호를 영국에 줘버렸다. 나중에 미국이 되찾아 갔지만. 스티브 잡스도 비슷하다. PC를 발명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가전제품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했다.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도 공급해줘야 했다.
스티브 잡스는 PC와 사용법과 사용목적까지 발명해야 했다. 물론 그 과정에 빌 게이츠가 끼어들어 큰 것을 먹어치웠지만 말이다. 차만 있다고 운전할 수 있는게 아니다.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운전면허가 있어도 충분하지 않다.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카메라만 있다고 사진이 되나? 촬영기술이 있어야 한다. 촬영기술이 있어도 충분하지 않다. 필름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위에 하나가 더 있고 또 하나가 더 있다. 구조론은 수학이다. 문제는 너무 새로운 지식이라는 점이다. 이미 있는 것을 개량한 것이 아니라 무에서 낳아낸 것이다. 떠먹여 줘야 한다. 이기는 힘이다. 역시 충분하지 않다. 구조론을 정리하다가 보니 이기는 힘을 설명할 필요가 생겼고 이기는 힘을 쓰다가 보니 더 높은 단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더 이상은 없다. 도구를 얻었으면 관점을 바꿔야 한다. 기병 전쟁은 엘리트들의 전쟁이다. 봉건시대는 엘리트주의가 득세하는 것이 당연하다. 소총은 누구나 쏠 수 있다. 대중주의가 득세할 수밖에. 컴퓨터는 누구나 쓸 수 있다. 너무 대중화되어 이제 일베충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말이다. 인터넷은 세계를 하나로 통합했다. 소총은 누구나 쏠 수 있지만 백만대군은 아무나 지휘하는게 아니다. 장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누구나 총을 쏠 수 있으므로 게릴라전을 해야 한다는 모택동 생각도 있지만 누구나 총을 쏠 수 있으므로 강력한 정규군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가능하다. 인공지능 세상이다. 누구나 총을 쏠 수 있게 되면 진정한 엘리트가 필요해진다. 공은 누구나 찰 수 있다. 메시가 등장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상위 5퍼센트가 대학을 진학했다. 엘리트와 대중 사이의 간극은 컸다. 그때 엘리트는 대중에게 사명감을 느꼈고 대중은 엘리트를 존경했다. 지금은 누구나 대학을 간다. 이제는 엘리트의 사명감도 없고 대중의 존경심도 없어졌다. 일베충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세계가 있잖아. 인공지능에 의해 언어의 장벽이 사라지면? 아무나 말을 탈 수 없다. 말값이 50억인데. 그럴 때는 정유라도 말을 탈 수 있다. 누구나 공을 찰 수 있다. 그럴 때는 손흥민만 공을 찰 수 있다. 실력 차가 극명하게 드러나 버린다. 인터넷을 넘어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진정한 지식이 등장하게 된다. 시장이 80억 단위로 커졌기 때문이다. 소총이 대중화될수록 장군 한 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폴레옹이 성공한 이유다. 량이 늘면 창발성이 일어난다. 수년 안에 구조론 콘텐츠가 실시간 번역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 시대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